스토리가 있는 산행기/강원지역

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설악산 설경

김부현(김중순) 2013. 2. 4. 23:53

 

 

-중청대피소에서 소청 가는 길에서,

-소청에서 희운각대피소로 가는 길에서 본 공룡능선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중청대피소(1박)~소청~희운각대피소~양폭산장~비선대~설악동 소공원

-거리 : 16km

-소요시간 : 10시간(1박 2일)

-일시 : 2013.02.02~03

 

 

 

'얼굴없는 시인'으로 불리는 박노해, 그의 본명은 박기평이다.

그러나 해받는 동자들의 방을 위한 의미에서 박노해라는 필명을 가진 노동운동가다.

그의 시를 읽으며 좁은 마음을 넓히기도 하고 꿉꿉한 마음을 말리기도 했다. 박노해의 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기억하며 설악산을 오른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설악산 다녀오기---------------------

-갈 때 : 동서울터미널에서 양양행 버스를 타고 오색에서 하차(me 08:30 출발~10:50 오색도착), 2시간 20분 소요

-올 때 : 설악동 소공원~7번 시내버스~속초고속버스터미널 하차,서울(강남 혹은 동서울)행 버스 이용, 2시간 20분 소요

 

 

바퀴 달린 차들이 가장 힘들게 오르는 마의 도로 한계령 고갯길, 거친 숨을 토해낸 버스는 좌우로 오가기를 수십 번 한 후 한계령을 넘는다.

오색에 내려 매표소 정류장에서 라면에 밥을 말아 이른 점심을 먹고 배낭을 고쳐 멨다.

11:30분 어그적 어그적 산행을 시작한다.

바쁠게 없다. 중청까지는 널널하게 잡아도 5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낯익은 오색탐방지원센터다. 한계령~중청은 출입금지다. 인터넷에서 수시로 확인한 후 출발해야 한다.

햇살은 포근하기까지한 푹한 날씨다.

대피소에 예약했느냐고 묻는다. 예약하지 않으면 오후에는 입산이 통제될 수 있다.

 

 

하늘의 해는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땅위의 흰눈은 겨울에 머물러 있다.

입춘이다. 봄과 겨울의 혼란속에 있다. 머리는 봄, 다리는 겨울인 폼세다. 

한 하루에 두 계절이 뒤섞인듯한 날씨다.

쉼터에서 부자 산객을 만났다.

초등학교 때는 잘 따라 다니더니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공부도 공부지만 좀체 따라나서지 않는다고 아버지는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오색~대청봉은 정말 갑갑한 코스다. 대청봉 가는 코스 중 가장 밋밋한 구간이고 지루하다.

가장 빨리 정상을 갈 수 있다는 것 말고는 내세울게 없는 오색코스다.

한 시간 30분쯤 오르면 나뭇가지 사이로 점봉산 방면 시루떡같은 산들이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난 자주 이런 의문을 가진다.

보이는 건 산 뿐이다. 국토의 70%가 산이라는데 90%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산악회원들의 하산길은 요란하다.

새벽에 올라 일출을 보고 하산하는 것이다.

 

 

 

 

 

 

 

 

 

개울을 건너고 수직 가파른 제2갈딱고개 같은 오르막을 올라서면 나타나는 이정표...

대청봉을 2km 남겨둔 지점이다.

무장 해제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여름 설악산엔 다람쥐 떼로 산객들이 몸살을 앓는데 겨울엔 다람쥐 대신 새들이 나타난다.

먹을 것 좀 내놔라는 이야기다.

 

 

 

 

 

 

아예 손바닥 위에 앉을 테세다. 이것 저것 안 먹는게 없다. 쵸콜릿을 가루로 만들어 줬더니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새들도 맛을 안다. 새우깡을 주면 욕하고 담콤한 초콜릿을 주면 180도로 절을 한다.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자주 대하다보니 지들도 사람인 줄로 착각하는 듯하다.

아무튼 야성을 잃어서는 안되는데....도도새도 천적이 사라지자 날지 않게 되었고 결국 인간에 의해 멸종된 새다.

자연이나 인간이나 경쟁상대가 없다면 파멸한다. 하지만 경쟁을 피하고픈게 인간이다.

"가장 강한 경쟁상대는 자신이다."라는 말, 진실이지만 좀 진부하다.

 

 

 

 

 

 

설악은 눈이 생명이다.

눈덮힌 등산로를 생각했는데 엊그제 내린 비로  눈이 많이 녹았다.

나이가 들수록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사회 생활을 잘 하려면 도덕책을 빨리 버려라던 선배의 말이 크게 다가온다.

 

모든 진실은 세 단계를 거친다.

1. 조롱 받는다

2. 격한 반대에 부딪친다.

3. 자명한 진리로 인정 받는다.

- 쇼펜하우어

 

 

 

 

 

 

대청봉 1km 남은 지점....

비로소 눈앞이 탁 트인다.

산 뿐이다. 산 너머 산 또 산 그 너머 산 또 산 산산산....

일기예보상에는 오늘 저녁부터 폭설이 내린다고 했는데...먼 산 너머로 먹구름이 서서히 다가온다.

눈으로만 봐서는 지리산 못지 않은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태백산 못지 않은 장엄함을 보여준다.

 

"아빠, 국가보안법이 뭐야?"

"빨갱이 때려 잡는 법."

"지금 우리나라에 빨갱이 있어?"

......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우익단체들이 저자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은 무려 120쪽...군대서는 금서로 지정... 태백산맥을 위해 조정래는 4년간 지리산에 들어가 빨치산 자료를 수집...

원고지 매수는 1만 6,500매. 1989년 6년 만에 10권 완간.....짧은 당시의 편린들이 옷깃을 파고 든다.

 

세상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종종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데 희망이 있다.

인간사는 신이 사는 곳이 아니라 인간들이 사는 곳이니까.

 

 

 

 

 

 

 

 

 

박노해의 시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누군가 성공하면 우리는 혜성처럼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건드리면 툭 떨어지는 유성같은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시처럼 하루 아침에 정상에 선 사람은 없다. 조금씩 천천히...... 걸작은 그렇게 만들어지는거다.

다섯 개의 축구공 모양의 오른쪽 움푹 패인 곳에  기적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이 '중청대피소'다.

기적이라고 부른 이유는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디기 때문이다.

대피소 근처는 벌거숭이 산이다. 바람탓이다. 나무도 견딜 재간이 없는 것이다. 

 

 

 

 

 

 

우뚝 선 산이 점봉산이다. 현재 출입금지다.

자연휴식년이 실시되고 있음이다. 해서 여름철 밤에 몰래 다니는 산객들이 많은 산 중 하나다. 다니지 말라는 곳을 가는 사람이나 갈 수 있는 곳을 가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나 똑같다. 무조건 틀어막는 것이 자연보호는 아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이 '출입금지'라는 단어다. 산밖에 없는 나라에서 산에도 맘대로 못가니...참...

유럽 아이들은 유치원을 다녀도 산을 그리지 못한다고 한다. 산을 구경해 본 턱이 없어서다. 독일은 세계 1등 국가다. 산 빼고...산은 우리보다도 적다. 1시간을 달려도 10미터 되는 낮디 낮은 산도 발견할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산 대신 보리와 옥수수가 산을 대신한다.

환경보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량이다.

 

 

 

 

 

 

대청봉 500미터 남겨둔 지점....

나무들은 바람으로 인해 한 곳만 바라보고 있다.

한 시인은 사랑이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했지만,. 진짜 사랑은 마주봄과 바라봄을 적절하게 할 때 가능할게다. 

배낭를 벗고 벗었던 윗도리 2개를 다시 입는다. 정상의 찬바람을 견디기 위해서 미리 9부 능선에서 준비를 한다.

 

"몸이 기진했을 때, 풍경은 기갈처럼 몸 속으로 파고 든다."

-김훈의 <자전거여행>중

 

이 말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는 데 오래 걸렸다. 피곤할수록  풍경은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고단한 몸을 쉬면 이 말에 박수를 보낸다. 힘든 과정이 풍경 한 장면에 눈 녹듯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시벌로마" 라는 재미있는 고사성어를 배워보자.

 

고대 중국의 당나라 때 일이다.

한 나그네가 어느 더운 여름 날 길을 가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 하였다.

한 농부가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자꾸만 가혹한 채찍질을 가하는 광경을 본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나그네는 말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농부에게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왜 자꾸만 채찍질을 가하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농부는 자고로 말이란 가혹하게 부려야 다른 생각을 먹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남의 말을 놓고 가타부타 언급할 수가 없어 이내 자리를 뜬 나그네는 열심히 일하는 말이 불쌍하여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간 탄식과 함께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한다.

" 아! 施罰勞馬 (시벌로마) "

 

훗날 이 말은 후세 사람들에게 이어져 주마가편(走馬加鞭)과 뉘앙스는 약간 다르지만 상당히 유사한 의미로 쓰였다 한다.

-인터넷 펌 글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의 시 <담쟁이> 중에서,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 대청봉(1708m) 15:30분 도착.

오색을 출발한지 4시간 만이다. 그렇게 뭉그적 대면서 올랐는데도 4시간이면 충분했다. 출발할 땐 봄처럼 포근했지만 정상은 한겨울에 세찬 바람....1분을 서있기 어려울만큼 춥다.

 

 

 

 

 

 

대청봉에서 본 설악의 자태다.

먼저 정면 바위무더기는 울산바위다. "왜 울산바위가 울산에 있지 않고 설악산에 있냐는!" 철지난 질문은 네이버에 물어보는 것이 좋다.

우측은 바위들이 천개의 불상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천불동계곡이다. 설악산에서 가장 많은 산객들이 다니는 코스다. 

 

 

 

 

다음 오른쪽 능선은 화채능선이다. 이곳도 출입금지 구간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는데....공룡능선의 조망을 가장 잘 볼 수 있고 만경대도 있고....툭하면 자연보호라는 명목으로 출입을 금지시킨다. 출입하면 벌금을 10만원 물리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여름에는  살금살금 밤에 다닌다는 명품 코스다.

화채능선 끝자락에 케이블카로 타고 오를 수 있는 권금성과 연결된다. 정말 아름다운 구간이다.

 

 

 

 

 

 

설악의 백미, 공룡능선이다.

이곳은 또 폭설로 겨울의 대부분은 출입금지다. 가지 말라는 곳도 많고 가라고 해도 못 가는 구간도 많은 설악이다.

공룡하면 으레히 우리는 바퀴벌레를 연상한다.

 

결론적으로 공룡은 바퀴벌레에게 졌다. 공룡과 바퀴벌레는 애인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은 시대를 산 동기동창생이다. 하지만 공룡과 바퀴벌레의 현재 모습은 전혀 다르다. 공룡은 6천 5백만년전에 멸종한 된 것으로 운석충돌설, 기후변화설, 화산설, 지진설, 홍수설 등 설만 무성하다. 토인비(A.Toynbee) 박사의 [역사의 연구]에 의하면 지구 나이 20억년, 지구상에 식물이 서식한지 5억-8억년, 인류탄생은 60만-100만년, 문명탄생은 5천-6천년전이라고 하니 공룡은 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다 사라져버렸다.
근데 바퀴벌레는 아직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놈은 저녁만 되면 나와서 운동회를 하고 들어간다. 잡아도 잡아도 소용이 없다. 습윤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 해서 난방이 잘된 부잣집에 많이 살았다. 그래서인지 옛날에는 돈벌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 약 3500종이나 되며, 3억5천만년 동안 지구 위를 기어다니면서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속초앞바다도 한뼘거리다.

 

 

 

 

“태어난 곳을 묻지 말고 마땅히 행하는 바를 물어야 하네. 작은 나무에서도 불꽃이 일어나듯 신분이 미천한 사람 가운데서 현명한 사람이 나오네.”

-<별역잡아함경>. ~탓하지 말고 스스로 불리함을 극복하라는 의미다. 세상은 본래 불공평한 거랍니다. 화이팅...

 

 

 

 

 

 

 

 

누구나 한 번쯤 머물러 봄직한 중청대피소다.

 

 

 

 

 

 

 

 

 

설악산을 오를 때마다 수없이 지나쳤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1박하게 된 중청이다.

대피소는 인터넷 국립공원사이트에 들어가 사전에 예약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

요금 7,000원, 담요 1장 1000냥....

 

 

 

 

 

 

대피소에서 파는 물품 목록입니다. 수시로 품절이 잦다.

삼겹살을 구워먹는 일부 산객들로 인해 대피소 안은 고기냄새로 역겹다. 할 수 있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겨울에는 버너나 코펠, 가열해야 하는 음식 반입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침낭도 필요없다. 담요 두 장이면 족하다.

그냥 김밥이나 간단한 먹거리로도 충분하다. 겨울에는 음식이 상하지 않고 하루는 간다.

 

 

 

 

 

 

대피소는 휴대폰 충전도 가능하다.

내부는 2층으로 된 원목침상이다. 예전 군대 내무반과 비슷하다. 9시면 소등하고 취침이다. 아침 6시 기상....

취사는 가능하지만 양치와 세면은 불가하다.

밤이 깊어지자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대피소를 집어삼킬듯한 바람이 밤새 불어댔다. 이런 모진 바람을 견디는 중청은 기적이다.

 

 

 

아침 7시 대피소에서 찍은 모습...

대청봉 정상엔 옅은 안개가 빠르게 오르내리고 있다. 밤새 중청에도 눈이 제법 내렸다.

서울에는 16cm가 내렸는데 2월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린거란다.

 

 

 

 

 

 

07:00 중청대피소에서 본 풍광

 

 

 

 

 

 

 

 

 

 

07시 30분 중청대피소를 출발...

소청~희운각대피소~양폭산장~비선대를 거쳐 최종적으로 소공원 도착 하는 코스...

중청~소청~희운각대피소 구간은 밤새 내린 눈으로 상고대가 제대로다.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는데도 봐 줄 만한 정도......

백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말한다.

 

 

 

 

 

 

 

 

2012.02.03. 07:30~09:15 중청~소청~희운각대피소 구간의 눈꽃 모습들

 

 

 

 

 

 

 

 

 

 

 

 

 

 

 

 

 

 

 

 

공룡능선은 구름을 뒤집어쓰고 아직 잠들어 있다.

 

 

 

 

 

 

 

 

 

 

 

 

 

 

 

 

 

 

 

 

 

 

 

 

 

 

 

 

 

 

 

 

 

대청봉에 해가 오르고 있다.

삶도 그렇다. 내일은 해가 뜰게다. 송대관의 노래처럼 내일은 쨍하고 해가 뜬다.

 

인생이란 흐느낌과 훌쩍거림 그리고 미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 훌쩍거릴 때가 제일 많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中

 

 

 

 

 

 

 

 

 

 

 

 

 

 

당신의 믿음이 현실의 현실이 된다.

당신은 당신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된다고 믿으면 정말로 된다.

오늘 하루를 나에게 '선물'하는 기분으로 살아라.

-전옥표의 <이기는 습관> 中

 

 

 

 

 

 

 

왼쪽으로 펼쳐진 경관은 용아장성과 봉정암...귀떼기청봉까지 이어진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삶도 그럴 것이다. 먹구름과 안개 그리고 햇살이 교차할 것이다. 그러니 먹구름 끼더라도 연탄재를 걷어차지 말자.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아침해가 설악산 능선 곳곳을 비춘다.

 

 

 

 

 

 

 

 

 

 

 

 

조금전까지도 구름으로 자욱했는데, 이제 사방이 드러난다.

귀떼기청봉에도 구름이 덮고 있다. 왼쪽 주능선이 서북주능이다.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코스다.

 

 

 

 

 

 

 

 

 

 

 

 

 

 

 

 

 

 

 

 

 

 

 

 

 

 

 

 

 

 

소청이다.

봉정암, 백담로 가는 코스와 희운각, 설악동 소공원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소청갈림길에서 희운각대피소 가는 급경사길의 상고대도 아름답다.

 

 

 

 

 

 

 

 

 

 

 

 

 

 

 

 

 

 

 

 

 

 

아침 햇살에 비친 상고대...

소청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공룡능선이 손에 잡힐 정도다.

 

 

 

 

 

 

 

 

 

흰눈을 뒤집어 쓴 희운각대피소....

 

 

 

 

 

희운각喜雲閣은 글자 그대로 보면, '구름이 기뻐하는 곳'이란 뜻이다.
그러나 희운각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바로 대피소를 지은 사람의 호를 딴 것이다.
1969년 2월 천불동계곡의 최상류인 이른바 '죽음의 계곡'에서 해외원정등반훈련도중 젊은 산악인 10명이 눈사태로 사망한 사건(설악산 10동지 조난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최태묵씨가 사재 100여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당시 자신의 호 희운(喜雲)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때부터 설악산 대청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상류 계곡은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고 있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본 오른쪽 소청능선과 왼쪽 대청봉이 그리고 중간이 중청대피소다.

 

 

 

 

 

 

희운각대피소를 지나면 공룡능선(마등령)과 소공원 방면의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보는것처럼 출입금지다.

겨울 공룡능선은 폭설로 산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야 한다.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 서면 기묘한 바위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라

 

슬픈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것

모든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것 그리움이 되리니

 

-푸시킨

 

 

 

 

 

 

 

 

 

 

 

 

 

비선대...

여기서 소공원까지는 평평한 찻길이다. 고즈넉한 산책로다.

 

 

 

 

 

 

 

 

 

 

 

 

 

 

 

 

2012년 한 해, 우리나라 절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는 신흥사 입구 청동불상... 절은 화엄의 대명사다.

김훈은 <자전거여행>에서 화엄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화엄은 사람들이 이 세계 위에 저질러 놓은 온갖 헛된 희망의 뿌리를 뽑는다.

화엄은 사람들이 이 세계 속에서의 삶과 시간과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설정한 온갖 개념의 가건물을 철거한다.

화엄은 이 세계를 언어로 치환해놓은 결과물을 인식이라고 말하려는 인간의 분별을 향하여, 그것은 인식이 아니라 세계와의 단절과 차단일 뿐이며 폐쇄된 존재의 미망이라고 가르친다."

 

 

 

 

 

 

 

 

 

 

설악동 탐방지원센터... 13시 도착... 산행 끝...

 

장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랜디포시 <마지막 강의>중에서, 

신은 우리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만 주신다고 한다.

 

 

 

 

 

지쳐버린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자기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들의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모든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무시했던 그대의 영혼이  다시 그대를 만나게 하라.

그것은 그대의 잊혀진 꿈과 다시 가까워지는 멋진 일이다.

-켈트인의 속담

 

 

 

 

기타 설악산 소공원, 비선대 사진(20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