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양평 추읍산
추읍산 정상 표지석이다.
중앙선 전철로 갈 수 있는 산,
아직은 잘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접근의 편리성으로 인해 앞으로 많은 이들이
찾을 듯한 산,
바로 추읍산....
* 추읍산 산행 : 원덕역-원덕1리-두레마을-추읍산-원덕역(5.9km)
* 소요시간 : 3시간 30분
중앙선 원덕역(추읍산역)에 있는 추읍산은
주읍산이라고도 불린다.
원덕역을 나오면 자세하게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산행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역사 앞에 있는 추읍산 이정표를 따라
원덕1리 마을을 지나 신내천을 따라
두레마을까지 약 1.5km를 워밍업 삼아 평지길을 걷는다.
신내천이다.
마치 강처럼 그 폭이 아주 넓다.
원덕역을 출발하는 희망볼랫길 안내판이다.
다리를 건너면 두레마을이다.
바로 추읍산 산행기점이다.
거리상으로 두레마을은
추읍산 정상과 원덕역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두레마을에서 정상까지는 1.45km.... 2시간여...
하얀 눈밭에 앞서간 발자국 하나...
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너무 반가웠다.
첫 산행에 눈덮힌 등산로는 곤란함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화 속 탐정처럼 발자국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1시간여를 오르면 원덕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좋은 쉼터가 나온다.
그리고 첫 이정표도 나온다.
이정표없는 산행길은 발걸음을 더 무디게 한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 800미터...
만만치 않다.
가파른 수직오름이다.
등산로 주변에는 등산로를 만들기 위해 잘려진 나무들이 널부러져 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등산로다.
정상 800미터를 둔 이곳부터
앞서간 발자국의 흔적이 사라졌다.
이정표상 약수터로 향한게 틀림없었다.
이젠 첫 발자국의 주인공은 내가 되어야.....
쉼터에서 가쁜 숨을 40여분 몰아치면
정상 옆구리쯤에 도착한다.
170미터 남은 정상....
정상 푯말이다.
추읍산은 용문산을 보고 읍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에 있는 평상쉼터다.
눈 내린 후
그 누구의 발자국도 닿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발자국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정상에 있는 무선기지국...
황당한 건 CCTV가 4대나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
원거리 3대, 근거리 1대의 CCTV...
나름의 사정은 있겠지만... 어째 쫌 찝찝...
하산 길에 본 추읍산 원경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썰매장을 지나
다시 원덕역에 닿는다.
우린 참 간사하다.
내가 행복할 땐 칙칙했던 과거마저도
아름답게 보이고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분이 들다가도...
조금만 불행해지면
아름답던 과거마저도 원망스럽고
지워버릴 수 있다면 지워버리고 싶고
세상 모든 것이
나를 배신하는 기분이 드는 법이니까.
그러나 산은 배신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큰 산을 위해 절(읍)을 하는 추읍산...
그건 아부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