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가는 길
겨울의 초입 휴일, 지하철 3호선 옥수역 한강공원 출구 앞입니다.
강바람이 꽤 쌀쌀했습니다.
두 발로 걷는 사람보다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옥수역에서 서울숲 가는 길에서 만난 풍경들을 담아봤습니다.
잔뜩 흐렸지만 간간이 햇살이 비치는 정도의 날씨 + 약간의 바람...
우리 인생, 어쩌면 화살표와 참 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방통행식 화살표는 우리를 나아가게도, 때로는 독불장군처럼 직선으로만 가려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직선은 결코 곡선을 이길 수 없는 법이지요.
자전거 길과 도보길이 선명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겨울인데도 억새풀의 잔영이 계절을 더디 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봐도 한강은 참 한강답습니다.
한강을 '한길로 흐르는 강'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해 보고 싶습니다.
아침이건 밤이건 겨울이건 비오는 날이건 늘 그 모습 그대로 변치않고 유유히 흐르니까요.
이 잔잔한 강을 따라가면 결국 비바람 몰아치는 바다와 만나겠지요.
자전거를 내려놓고 잠깐의 휴식...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더욱... 말입니다.
응봉산 정상 팔각정도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성수대교 밑, 서울숲 이정표입니다.
직선과 곡선의 화살표가 하나가 됩니다.
성수대교 밑 지하터널입구에서 본 한강입니다.
서울타워도 가물가물 보입니다.
강이 아니라 잠자는 바다같습니다.
서울숲엔 여러가지 특성화된 생태숲과 공원들이 있습니다.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화살표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하루에도 자주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삶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철사로 만든 투명인간 조각작품입니다.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는 자세입니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담아봣습니다.
같은 모형인데도 방향에 따라 마노이 다르게 보입니다.
가슴에 왜 바람개비를 달았을까요?
바람불면 돌아가라고 있는 바람개비겠죠.
먼 곳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여행은 어디로 가는 것이라고 해도 좋지만
사실은 어디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된다.
여행은 나로부터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무수한 삶을 찾아 헤매는 절실함으로
내 안으로 들어가면서 사색하는 행위일 터이다.
여행의 목적지가 다르다고 해도
되돌아오는 곳은 같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여행은 자기 자신을 기억하는 행위이다.
- 안치운의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