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종착역은 자유역이다
12월 어느 일요일,
아침 8시 30분, "아빠, 저 지금 도서관 가는 중"
저녁 10시 30분, "아빠, 저 지금 집에 가는 중"
이것은 고1인 딸과 아침 저녁 두 번 통화할 때 딸에게 들은 첫 멘트입니다.
일요일인데도 집과 도서관을 오가는 딸은 벌써 공부와 대학진학으로 고민이 많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저는 한 발짝 비켜나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잘 이겨낼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저 역시 답을 모르기 때문에 답을 알려줄 수도 없지요.
지금껏 고1, 중2인 두 딸의 성적표를 본 적이 없고,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쯤되자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얘들한테 너무 무관심하다", "얘들의 장래를 포기한 거냐", 그리고 "너 나중에 후회할거야"와 같은 말로 저에게 창피를 주곤 합니다.
하지만 간혹 어떤 친구는 "부럽다"고도 합니다. 애들 교육 문제에 마음을 놓고 있는 그 마음이 부럽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닌데 아무튼 그렇게 보였나봅니다. 사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 관심이 집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쓴 <오체불만족>에 나오는 글을 인용해 저의 생각을 대신해 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아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저마다 다르게 살아도 좋은 거야'라는 메시지다.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는 분명히 다른 내 몸,
그리고 내 삶이 그 무엇과 비교가 안 되는 귀중한 교재가 되리라 확신한다.
(......)
요즘 아이들은 '왜 나만 성적이 나쁠까', '왜 나만 못생겼을까'라며 '왜 나만'을 자주 입에 올린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자신은 하나 밖에 없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왜 나만'이라며 인생을 보잘것없게 만드는 말 따위는 입에 담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가 어디 있는지, 노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일찍부터 세상을 배우고 철이 드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이러다간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과 순수한 동심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요? 어려서부터 너무 바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만 바쁜게 아닌 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하루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집니다.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늘 바쁘게, 시간대 별로 빼곡하게 짜여진 업무일지를 마무리해야만 하루를 제대로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게다가 하루 일과도 모자라 저녁엔 오늘 끝내지 못한 일을 집으로 가져가거나, 오늘 마무리한 일을 복습하고 내일 할 일을 미리 예습하기 위해 또 밤시간까지 투자합니다. 예습과 복습은 학교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이지요.
수첩에 스케줄이 단 몇 시간만 비워 있고 1시간만 휴대폰 벨이 울리지 않아도 연신 휴대폰을 쳐다보면서 마치 자신이 무능한 것처럼 자책을 합니다.
"이대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먼 훗날 분명히 후회할거야.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빨리 다른 약속을 만들자."
하고 말입니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삶의 가치와 방향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입니다. 사람에 따라 삶의 목표는 다르겠지만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그의 묘비명이 우리에게 하나의 답을 제시해 주는 것 같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누구나 궁극적인 삶의 목표는 결국 자유일 것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가공되지 않은 영혼, 자유분방한 영혼을 지녀, 이른바 '조르바식 삶'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지요. 그렇다면 조르바식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책 속에서 답을 찾아봅니다.
-‘확대경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면 벌레가 우글거려요.
자, 흉측한 벌레 때문에 갈증을 참을 거요,
아니면 확대경을 확 부숴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혹은 ‘새끼손가락 하나가 왜 없느냐고요?
질그릇을 만들자면 물레를 돌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왼쪽 손가락이 자꾸 거치적거리지 않겠어요?
그래서 도끼를 내리쳐 잘라버렸어요.’
자신의 욕망에 걸림돌이 된다면, 설령 소중한 손가락이라 할지라도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사람, 즉 본능에 채워진 족쇄를 자유롭게 풀어버린 사람이 곧 조르바형 인간인 것이지요.
그럼 도대체 왜 우리는 '조르바식 삶'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바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꿈 맹(盲)'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은 없어지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신문 1면 정치기사나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는 TV 9시 경제뉴스 그리고 어젯밤 <개그콘서트 애정남>에서 제시한 '노처녀와 노총각 구별법' 같은 이야기에 대해서는 열심히 보고 또 듣고 배웁니다.
누구를 만나도 이른바 '말 발'에서 지지 않으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좀처럼 공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부모님이나 가족, 그리고 친구가 바라는 삶이 진짜 인생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허깨비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요.
꿈과 자유를 갈망하는 우리에게 조르바는 아런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당신에게 부족한 하나,
광기가 없는 사람은 절대 자유를 찾을 수 없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미치지 않고서는 정점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당신은 무엇에 미쳐있는지요? 두 가지만 적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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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아이들의 꿈을 찾는데 도움이 될 책,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이라는 책에서 말하는
꿈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7가지 방법
이 책에는 어린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들려주는 ‘꿈을 이루어주는 7가지 힘’이 등장합니다. 모두 오바마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으로 그 속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교훈과 조언들을 뽑아 낸 것이지요.
1.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마음
2. 긍정적인 생활 태도
3. 계획을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4.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
5.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성
6. 본보기가 되어 줄 나만의 선생님을 만드는 것
7. 더 큰 목표를 향한 도전 정신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떤 어려운 점들을 극복해야 하는지,
밝고 긍정적인 마음이 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지,
말이나 생각보다는 하루하루의 실천이 왜 중요한지,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의 꿈을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드는지,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어떤 행운이 찾아오는지,
나만의 선생님을 만드는 게 왜 중요한지,
더 큰 꿈을 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