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큐레이터의 <헐렁한 군주론>-군주론 핵심 내용 읽기
군주론 핵심 내용 정리
영토를 획득하는 방법에는 타인의 무력을 이용하는 경우와 자신의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운명(fortuna)에 의한 경우와 역량(virtu)에 의한 경우가 있다. <군주론>1장
세습군주국은 신생국가보다 훨씬 더 용이하게 보존될 수 있다. 왜냐하면 세습군주국의 경우에는 선조의 기존 질서를 바꾸지 않으면서 불의의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습 군주는 어지간히 근면하기만 하면, 어떤 의외의 아주 강력한 세력이 출현하여 그에게서 나라를 빼앗지 않는 한, 그의 통치는 항상 안정될 것이다. <군주론>2장
세습군주는 신생군주에 비해 사람들을 괴롭힐 이유나 필요가 많지 않다. 따라서 군주가 상식 밖의 사악한 비행-재산을 뺏거나 여인들을 빼앗는 것-을 하지 않는 한 신민들이 그를 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군주 가문의 통치가 오래 지속될수록 급진적인 변화에 대한 기억과 그 원인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군주론>2장
군주국이 전적으로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니지만, 종래에 있던 군주국에 수족처럼 병합된 경우를 복합군주국이라 부르는데, 이럴 경우 국가의 변화가능성은 모든 신생 군주국이 겪는 공통사항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으면 기꺼이 지배자를 갈아치우려고 하며, 이런 믿음으로 인해서 지배자에게 무기를 들고 봉기하게 된다....... 신생군주는 강력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더라도, 새로운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주민들의 호의(favore, goodwill)가 항상 필수적이다. <군주론>3장
정복한 땅을 확보하는 방법에 있어, 우선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복자가 새로 얻어 본국에 병합한 영토가 본국과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동일 지역에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러나 언어, 관습 및 제도가 다른 지역, 즉 본국과 다른 영토를 정복한 경우, 정복한 영토를 병합하게 되면 상당한 문제가 야기되며, 이를 유지하는 데에는 대단히 커다란 행운과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군주론>3장
인간을 다정하게 대해주기보다는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때는 그들이 복수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크게 주어야 한다. <군주론>3장
영토 확장의 욕구는 매우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욕구이며, 유능한 자들이 이를 수행할 때 그들은 항상 칭송받으며, 칭송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비난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취할 역량이 없는 자들이 경우를 가리지 않고 이를 추구하려고 할 경우, 그것은 비난받을 수 있는 실책이 된다. <군주론>3장
타인이 강력해지도록 도움을 준 자는 자멸을 자초한다. 타인의 세력은 도움을 주는 자의 술책이나 힘을 통해서 커지는데, 이 두 가지는 도움을 받아 강력해진 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군주론>3장
자신의 국가와 다른 나라를 통치하려는 군주는 작은 이웃 세력들의 수장이자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그는 그중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자의 힘을 약화시키고, 자신과 권력이 대등한 외부 세력이 그 지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계해야 한다. 불필요한 야망이나 두려움으로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외부인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3장
현명한 군주란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일만이 아니고 먼 장래에 있을 분쟁까지도 배려해야 하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에 대처해야 한다. 위험이란 소모성 열병처럼 미리 알면 쉽게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코앞에 닥쳐올 때까지 그냥 보고만 있으면 그 병은 악화되어 불치병이 된다. 따라서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여 병의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군주론>3장
우리들이 역사적으로 모든 공국들은 두 가지 상이한 방법으로 통치되어 왔다는 점을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군주가 자신의 뜻에 따라 임명한 가신들의 보좌를 받아 통치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군주의 임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세습된 권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후들과 함께 통치하는 경우이다. <군주론>4장
자신들의 고유한 법에 의해 자유롭게 살아온 국가를 병합했을 경우, 그들을 다스리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그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고, 둘째, 그 나라에 직접 살면서 통치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그들의 고유한 법에 따라 살도록 허용하면서 공물을 바치게 하고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과두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군주론>5장
가장 훌륭한 군주는 앞서 살았던 이들의 행적을 따르며 그들의 업적을 모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인들의 행적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이나 모방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역량에 필적하는 일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항상 탁월한 인물들의 방법을 따르거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모방하려고 하는 이유는, 비록 그들의 역량에 필적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와 비슷한 업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6장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부닥친 어려움들은 부분적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와 법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더욱 커지게 된다.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는 것이 정책을 집행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들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도 어렵다. <군주론>6장
일개 평민에서 다만 운(fortuna)이 좋아서 군주가 된 자는 그 자리에 오르기는 쉽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자들은 쉽게 성공했기 때문에 군주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지만 그 자리에 오른 후부터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게 된다. <군주론>7장
시민을 죽이고, 친구를 배신하고, 신의가 없이 처신하고, 무자비하고, 반종교적인 것을 덕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러한 행동을 통해 권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권력 유지가 어려운 동시에 영광을 얻을 수도 없다. <군주론>8장
한 국가를 정복한 군주는 필요한 가해 행위들은 단번에 실행하고 은혜는 조금씩 천천히 베풀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는 백성들로 하여금 불안에 떨게 하고 반감과 분노를 일으킬 수 있지만, 은혜는 천천히 베풀어야 오랫동안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8장
귀족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은 인민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타인을 해치지 않고 명예롭게 행동하여 귀족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인민들을 만족시킬 수는 있다. 인민들의 목표는 귀족들의 목표보다 더 명예롭기 때문이다. 즉 귀족들은 단지 억압하고자 하는데 비해 인민들은 억압당하는 데서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이다. <군주론>9장
군주는 평화의 시기에 백성들이 보여주었던 호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평화의 시기에는 모든 사람들이 몰려들며, 누구나 충성을 약속하고, 실제로 죽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막상 역경에 처해 군주가 백성들의 힘을 필요로 할 경우가 닥치면 그런 백성들을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백성들이 정부와 군주를 믿고 따르도
록 조치를 해야 한다. <군주론>9장
만약 주변국에게 포위당했을 경우 강력하고 용기를 가진 군주는 백성들에게 이 고난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도록 설득하고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적의 잔혹함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자들을 교묘하게 처리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군주국>10장
자신의 능력이나 운명을 통해 획득한 교회형 군주는 국가를 통치하고 있지만 방어할 필요가 없으며,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이런 국가는 종교적 제도라는 초월적 권능에 의해 유지되므로 비록 군주가 국가를 방어하지 않고 내버려둔다고 해도 국가를 빼앗길 염려가 없다. <군주론>11장
오래된 국가든 신생국이든 복합 국가이든, 모든 국가의 주된 토대는 훌륭한 법률과 훌륭한 군대이다. 훌륭한 군대가 없다면 훌륭한 법률을 가질 수 없으며, 훌륭한 군대가 있는 곳에는 훌륭한 법률이 있기 마련이다. 훌륭한 군사란 용병이나 원군이 아닌 자국군이다. 용병은 보수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기강도 해이하고 충성심도 없으며 쉽게 배신한다. 따라서 용병을 고용하면 평상시에는 그들에게 시달리고, 전시에는 적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당시 이탈리아가 프랑스에 쉽게 점령당한 것도 용병에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군주론>12장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데 사용하는 군대는 자신의 군대이거나 용병, 외국 지원부대 또는 혼성군이 있다. 용병과 외국 지원부대는 아무런 쓸모도 없고 위험하다. 자신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용병에 의존한다면 국가를 방어할 수 없다. <군주론>12장
로마와 스파르타는 몇 백 년 동안 군비가 잘 갖추어진 덕분에 독립을 유지했다. 스위스 역시 충분한 무력을 지니고 있었으므로 완전한 독립을 유지했다. <군주론>12장
어떤 군주든 용병이나 지원군에 의지한 채 자신의 군대를 가지지 못하면 국가를 방어할 수 없다. 자신의 군대란 자국의 백성 아니면 자신의 부하들로 구성된 군대를 말한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군대는 용병이나 원군이다. 따라서 자신의 군대가 없는 군주는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한 국가는 위기에 자신을 방어할 힘이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운에 의존해야 할 뿐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무력에 근거하지 않는 권력의 명성처럼 취약하고 불안한 것은 없다’라는 격언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군주론>13장
군주는 전쟁과 관련된 전략 수립 및 군사훈련 외에는 그 어떤 일이든 목표로 삼거나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되며 또 연구해서도 안 된다. 군주가 군대와 관련된 일보다 개인적으로 사치스러운 일에 더 몰두하게 되면 그 지위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군대를 갖추지 못하는 군주는 경멸을 당한다. <군주론>14장
군대를 갖추지 않으면 경멸하고 얕보이게 된다. 군주로서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다. 군대를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군사에 정통하지 않는 군주는 부하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며, 군주도 부하를 신뢰할 수 없다. <군주론>14장
군주는 항상 군무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평화 시에도 전시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실천하는 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훈련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이다. 훈련은 군대의 기강을 잡고 병사를 잘 훈련시키는 일 외에도 자연지형을 익혀야 한다. <군주론>14장
나라의 힘을 키우는 것보다 자신의 욕심을 챙기는 군주는 결국 나라를 잃게 된다. 동시에 전술을 소홀히 하는 것은 나라를 잃는 주된 원인이 되는 반면, 효율적인 전술은 다른 나라를 정복할 수 있게 해 준다. <군주론>14장
군주는 역사서를 읽고 그를 통해 위인들의 행적을 연구해야 한다. 전쟁에서 위인들이 어떻게 지휘했는지를 분석하고, 그들의 승패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검토하여 하나의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위대한 인물이 밟아온 길을 뒤따라야 한다. 그 위대한 인물 역시 그들 이전에, 세상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고 영광을 누렸던 위대한 인물을 모범삼아 그 행동과 업적을 항상 좌우명으로 삼았다. 알렉산드 대왕은 아킬레우스를, 카이사르는 알렉산더를, 스키피오는 키루스를 모델로 삼았다. <군주론>14장
‘군주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하지만 논의의 대부분은 너무 이상적인 윤리와 의무의 틀에 갇혀 현실을 도외시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가 쉽다. <군주론>15장
군주가 여러 훌륭한 성품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인간인 이상 모든 성품을 갖추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악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 악덕조차 피할 수 없다면 나쁜 평판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례를 보면 미덕으로 보이는 일을 해도 파멸하는 경우도 있고, 악덕으로 보이는 일을 해도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사에 도덕을 내세우는 사람은 악인들에게 당한다. 그래서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는 선하기만 해서도 안 되며 악인이 되는 법도 알아야 한다. <군주론>15장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관대함이라는 미덕을 정직하게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현명한 군주라면 인색하다는 평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 시대에 위대한 업적을 성취한 사람들은 모두 인색하다는 평판을 들었으며 그렇지 않은 군주들은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이다. <군주론>16장
관대함만큼 순식간에 재산을 소모시키는 것은 없다. 관대함을 실천하는 동안 그것을 실행할 권력마저도 잃게 될 것이다. 관대함을 실천하게 되면 군주는 가난해지거나 경멸당하게 될 것이며, 혹은 가난을 피하기 위해 탐욕을 부리게 되거나 미움을 받게 될 것이다. 군주는 다른 그 무엇보다 경멸이나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데, 관대함은 군주를 이 두 가지 길로 이끌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미움이 섞인 비난을 불러일으키는 탐욕스럽다는 평판보다, 비난은 받겠지만 미움이 섞이지 않은 인색하다는 평판을 얻는 것이 더욱 현명한 처신이라 할 것이다. <군주론>16장
현명한 군주는 자신의 백성들의 결속과 충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잔인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너무 자비로워 무질서를 방치해서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보다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함으로써 기강을 바로잡는 군주가 실제로는 훨씬 더 자비로운 셈이기 때문이다. 체사레 보르자는 잔인한 인간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잔인함은 로마냐의 질서를 회복하고 그 지방을 통일시켜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군주론>17장
군주가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사랑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동시에 둘 다 얻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굳이 둘 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군주론>17장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해야 한다. 미움을 받지 않고도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군주가 백성과 신하들의 재산과 부녀자들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그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의 재산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인간이란 아버지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상의 손실은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주론>17장
군주는 자신의 군대를 통솔하고 많은 병력을 지휘할 때, 잔인하다는 평판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잔혹하다는 평판이 없는 군주는 군대를 통합할 수도 없으며 전투 준비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론>17장
현명한 군주라면 신의를 지키는 일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그리고 약속한 이유가 사라졌을 때,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다. 모든 인간이 정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간은 태생적으로 신의가 없고 약속을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그들과의 약속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군주에게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합법적 핑계를 내세울 것은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군주의 약속불이행으로 얼마나 많은 국제간 평화협정이나 서약이 깨지고 효력이 상실했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능숙하게 변장할 줄 알아야 하며, 감쪽같이 위장술도 써야 하고 때로는 뻔뻔스러워져야 한다. <군주론>18장
위대한 업적을 이룬 군주들은 신의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기만책을 써서 사람들의 혼을 빼놓는데 능숙한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신의를 지키는 자들과 맞서 늘 승리를 거두었다. <군주론>18장
군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싸워야 한다. 그 하나는 법에 의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에 의존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인간에게 어울리는 것이며 두 번째 방법은 짐승에게 어울리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만으로는 많은 경우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종종 후자에 의지해야 한다. 현명한 군주라면 모름지기 짐승의 방법과 인간의 방법을 모두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군주론>18장
군주는 짐승의 방법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여우와 사자를 모방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을 피할 수 없고 여우는 늑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하나의 방법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군주론>18장
군주는 자비롭고 신의가 있으며 인간적이고 정직하며 근엄하게 보이는 것이 좋지만 군주라고 해서 이러한 모든 성품을 실제 갖추기는 어렵지만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군주가 모든 성품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은 해로우며,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용하다. <군주론>18장
군주는 자신이 하는 말들이 모든 성품을 갖춘 것처럼 해야 한다. 백성들에게 자비롭고 신의가 있으며 정직하고 인간적인 것처럼 보여야 한다. 백성들은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모든 백성들이 군주를 볼 수는 있지만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성들은 군주가 밖으로 드러낸 외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군주론>18장
오랫동안 대외적인 환경변화가 없거나 군주가 미움을 받을 때 백성들이 음모를 꾸밀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군주는 백성들로부터 미움과 경멸을 받지 않아야 군주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따라서 군주가 음모에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책들 중 하나는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군주론>19장
질서가 잡힌 국가와 현명한 군주는 귀족들이 분노하지 않도록 또 인민이 만족하도록 항상 세심하게 관리해왔다. 이것이야말로 군주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가 가장 질서가 잡히고 통치가 잘 되는 왕국들 중 하나였다. 프랑스에는 왕의 자유 및 안전의 기초가 되는 수많은 좋은 제도가 있었다. 그중 으뜸가는 제도가 엄청난 권위를 누리고 있는 고등법원이었다. 그 무렵 프랑스에서는 귀족들이 민중에게 횡포를 부리는 일이 만연했다. 이 때문에 민중들이 피해를 입자 군주는 귀족들을 통제하기 귀족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 중립적인 고등법원이었다. 이를 통해 군주는 귀족에게 미움을 사지 않고도 귀족들의 횡포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미움 받는 역할은 타인에게 맡기고, 은혜를 베풀 때는 자신을 내세워야 한다. <군주론>19장
군주는 미움을 받는 일은 신하에게 맡기고 자비를 보일 수 있는 일은 자신이 친히 해야 한다. 동시에 귀족을 존중해야 하지만 백성들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 <군주론>19장
군주는 미움을 완전하게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수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일만큼은 피해야 한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가장 강력한 집단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군주론>19장
로마 황제인 페르티낙스는 정의를 사랑하고 군인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선량한 군주였다. 하지만 부패를 저지른 일부 군인들에게 벌을 주려고 하다가 군인들의 증오를 사서 암살당하고 말았다. 원한은 악행뿐 아니라 선행에서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가 나라를 보전하려면 도덕만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종종 부도덕하게 행동하도록 강요받는다. 따라서 당신이 필요로 하는 집단이 도의에 어긋난다고 해도 결코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군주론>19장
한에 사무친 인간이 암살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세우면 제아무리 권력을 가진 군주라 하더라도 당할 수밖에 없다. 죽음을 무릅쓴 용감한 자는 군주를 살해하는 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군주는 자신의 측근이나 가까운 부하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거나 모욕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군주론>19장
신생군주는 신민들의 무장을 결코 해제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신민들이 부장을 갖추지 않았으면, 그들은 항상 신민들에게 무기를 제공했다. 왜냐하면 군주가 신민들을 무장시킬 때, 신민들의 무기는 사실상 군주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군주를 불신하던 자들은 충성을 약속하고 신민들은 열정적인 지지자로 바뀌게 된다. 모든 신민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우선 무장시킨 자들을 후대하면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군주 자신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다. <군주론>20장
군주는 진정한 동맹인지 아니면 철두철미한 적인지를 밝힐 때 존경받는다. 즉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편을 주저 없이 밝혀야 한다. 이런 정책은 중립을 지키는 것보다 항상 유용하다. 인접한 두 강대국이 전쟁을 하게 됐을 경우, 어느 한 쪽이 이기게 되면 군주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상황 모두 군주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당당히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언제나 더 유리하다. <군주론>21장
서로 전쟁 중인 두 나라의 세력이 미약하여 누가 이기든지 위협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전쟁에 개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당신이 한 군주의 도움을 받아 다른 한 군주를 몰락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군주가 현명한 인물이라면 다른 한 군주를 그대로 두었을 것이다. 어떻든 당신이 힘을 합쳐 이김으로써, 당신의 도움을 받은 군주는 당신의 처분에 따를 것이다. <군주론>21장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군주는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자기보다 더 강한 군주와 동맹을 맺어서는 안 된다. 설령 그 군주와 힘을 합쳐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당신은 그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란 모든 노력을 다해 다른 군주의 처분에 자신이 맡겨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군주론>21장
군주는 능력이 있는 자들을 보호하고 후원하며 모든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자를 우대한다는 점을 보여 재능을 대우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더 나아가 백성과 신하들이 상업과 농업 및 그 외의 분야에서 평화롭게 안정적으로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빼앗길 것을 두려워해 재산 늘리는 것을 주저하거나, 세금이 두려워 상업에 종사하지 않으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군주론>21장
조언을 해줄 측근의 선택은 군주는 중차대한 문제다. 측근들이 지적 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변의 인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측근들이 유능하고 충성스럽다면 현명한 군주다. 왜냐하면 군주가 그들의 능력을 파악하고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22장
인간은 지적 능력에 따라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첫 번째는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이해하는 자이며, 두 번째는 남들이 이해한 것을 듣고 이해하는 자이며, 세 번째는 스스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이다. 첫째 부류가 가장 탁월하며, 둘째는 뛰어나고, 셋째는 무용지물이다. <군주론>22장
군주가 측근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만약 측근이 군주보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면, 그는 결코 좋은 측근이 될 수 없으며 군주는 그러한 측근을 절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군주론>22장
군주는 신하들에게 충성심을 갖게 하기 위해 우대하고, 생활을 풍족하게 해주고, 은혜를 베풀어 명예와 관직을 함께 안겨주는 등 잘 보살펴야 한다. <군주론>22장
인간이란 너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아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다 경멸당하는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군주 자신을 아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군주에 대한 험담을 하더라도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군주론>23장
군주가 현명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은 군주가 현명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의 조언자들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사려 깊은 군주는 현명한 조언자를 선출하여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명하지 못한 군주는 좋은 조언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주론>23장
신생 군주가 영광을 누린 경우는 누리기 위해서는 훌륭한 법, 강력한 군대 그리고 모범적인 행동을 통해 그 나라를 잘 정비하고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한 군주들은 모두 군사적으로 취약했으며, 백성들은 군주에게 적대적이었고, 또 다른 경우는 백성들은 호의적이었지만 귀족들이 적대적이었다. <군주론>24장
자신이 오랫동안 통치하던 나라를 잃은 군주들은 운명을 탓하기보다는 무능함을 탓해야 한다. 평화의 시대에는 장차 어려움이 닥칠 것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햇볕이 쨍쨍할 때 폭풍우를 대비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다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구주는 나라를 지킬 생각은 하지 않고 도망갈 궁리만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군주론>24장
가끔 세상일이란 운명과 신의 뜻에 따라 진행되므로 한 인간의 신중함으로 이를 통제하기는 어렵다. 이럴 경우에는 그 어떤 해결책도 강구할 수 없다. 따라서 매사에 열심히 땀을 흘리며 애써 노력해봤자 소용이 없으며, 차라리 운명이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운명이 인간의 행동 중 반을 관장한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유 의지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나머지 반만큼은 우리 인간들에게 맡겨져 있다. <군주론>25장
운명은 격렬하게 넘실대는 강물에 비유할 수 있다. 거친 물결이 넘치게 되면 평원을 뒤덮고 나무와 건물들을 파괴해 버리며, 땅을 휩쓸어 다른 곳으로 옮겨 놓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은 그 격류 앞에서는 도망가기 일쑤다. 따라서 운명은 운명과 맞서 싸울 역량이 없을 경우 그 위력을 드러내며, 운명을 막기 위한 제방이나 둑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힘을 집중시킨다. <군주론>25장
재능이나 성품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에도 번성하다 이내 몰락해버리는 군주를 볼 수 있다. 운명에 의지한 군주는 그 운명이 변하는 순간 몰락해버린다. 군주는 시대와 상황에 대응할 때는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군주론>25장
다르게 행동하는 두 사람이 같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반면 같은 행동을 했는데도 한 사람은 성공하고 다른 사람은 실패하기도 한다. 신중하고 참을성 있게 행동하고 시대와 상황에 맞게 처신한다면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시대 상황이 변하는데도 자신의 여전히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패한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적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의 타고난 천성과 기질이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성공방식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군주론>25장
운명은 변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대응방식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다. 또한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좋다. 운명은 여성이고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녀는 차분하게 접근하는 사람보다는 과감한 사람에게 더욱 끌린다. <군주론>25장
활기를 잃은 이탈리아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롬바르디아에서 자행되는 약탈 및 나폴리 왕국과 토스카나 왕국에서 일어나는 수탈에 종지부를 찍고, 그토록 오랫동안 당한 고통을 치유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고 있다. <군주론>26장
이탈리아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재들은 많은데 지도자들은 이러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결투나 백병전에서 보여주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힘과 기술 그리고 섬세함은 대단하다. 그러나 군대라는 형태가 되면 적군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이 모든 것들은 지도자들의 나약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불가피하게 수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한 것이다. <군주론>26장
군주가 나라를 잘 통치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먼저 모든 군사 행동의 탄탄한 기반이 될 자국 군대를 조직해야 한다. 자국 군대보다 더 신뢰할 수 있고 충성스러우며 훌륭한 군대는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개별적인 병사들로서도 용감하지만 군주가 직접 지휘하고, 존중해주고 우대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군주론>2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