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ISE WAY/기업문화-기업이념

경영은 예술이다-파라다이스

김부현(김중순) 2014. 3. 19. 10:36

경영은 예술이다

 

'경영은 종합예술이다'라는 말은 경영학원론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산업사회에서는 경영을 예술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전략과 구조, 통제와 관리로 대별되는 산업사회에서 예술은 뜬구름 잡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성과주의와 외형성장에 집중했던 산업시대의 전략들이 정보화 사회를 넘어 창조사회에 접어들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전략과 변화창조와 혁신으로 바뀌고 있다. 어제의 성공전략이 발목을 잡아 몰락으로 이어지고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던 기업들이 기사회생하는 그야말로 경영 혼돈의 시대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전략과 수익성 추구와 같은 산업시대의 전통적 경영기법들이 한계에 부딪히자 그 대안으로 창조, 가치예술, 문화와 같은 내면적 전략, 즉 예술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과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던 예술과 문화가 선택과 집중을 넘어 통섭과 융합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무장하여 핵심 경영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 들어서면 빌게이츠의 사진이나 컴퓨터 사진이 아닌 거대한 벽화가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미니멀리즘의 거장 솔 르윗(Sol Lewitt)무제(Untitled)'라는 작품이다. 시애틀 본사는 물론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80여 개의 사무실 곳곳에도 미술품으로 가득하여 흡사 미술관을 방불케 한다. MS20년 전부터 미술품 구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을 위해서다. MS의 최고연구전략책임자(CRSO) 크레이그 먼디가 "소프트웨어 개발은 과학기술은 물론 예술의 지원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AP통신에 따르면 MS는 한마디로 현대미술 시장의 '큰손'이다. 1987년부터 사 모은 것이 4500점을 넘는다. 과천 현대미술관의 소장 작품은 5900여 점이다.

 

서구에서 대기업들이 미술품을 사 모으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도이체방크는 피카소와 생존하는 최고의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 컬렉터로 유명하다.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 캐주얼티는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 수집에 열을 올린다. 다르게 생각하라의 애플은 더 파격적이다. 아예 피카소의 얼굴을 회사 외부 벽면에 덮어 씌웠을 뿐만 아니라 광고에도 활용했다. 창조와 혁신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 ‘창조경영은 예술을 만날 때 가능하다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매킨토시를 개발한 헤르츠펠트는 예술적 가치야말로 애플의 본질이라고 했고, 경영 혁신의 대가 게리 헤멀은 애플은 머리에는 기술이, 가슴에는 예술 혼이 담겨져 있는 기업이라고 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선두에서 선 기업들은 미래경영은 창조라는 확신으로 예술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 역사를 돌이켜보고, 곱씹어 보고, 분석해 봐도 인류 역사는 예술과 함께 발전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은 편안한 시기에는 끛을 피우지 않았다. 예술이 융성했던 시기는 평화로운 시대가 아니라 극도의 혼란기였다. 공자, 맹자, 순자와 같은 성인들이 대거 출현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그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로 대별되는 르네상스가 그랬다. 극한 상황일수록 예술은 더 번성했다. 경영에서 예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그만큼 작금의 기업 환경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세상은 늘 그랬듯이 스스로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길을 여는 것은 결국 소외된 자들의 용기였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배경은

그들이 처한 극한 상황이었다.

-스티브 잡스

 

 

 

예술은 창조적 상상력의 원천이자 혼란과 변혁의 산물이다.

예술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구한 인류 역사와 동고동락 해 온 오랜 친구다.

그런데 왜 최근 들어서야 경영학이 예술을 짝사랑하기 시작한 것일까?

"필요" 때문이다.

산업사회에서 유용했던 이런 저런 전략들, 신통방통하다는 기법들을 총동원해도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이 곧 창조, 예술, 문화, 가치로 대별되는무형자산이다.

 

20099월 삼성경제연구소가 회원 CEO 436명을 대상으로 예술과 경영 간 연관성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응답자 중 96.1%는 예술적 감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즉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섬세함,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내는 유연한 사고력 등이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전체의 86%가 인재 채용 시 예술적 감각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했는데, 이 조사 결과는 국내 CEO도 경영에서 문화와 예술의 중요성을 그만큼 실감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장 전무는 기술의 고도화가 거의 극단으로 치달아 기업 간의 기술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이테크로는 더 이상 차별화에 성공할 수 없다이제는 섬세한 감성으로 사람들의 아픔과 필요를 간파해 내고, 이를 전복(顚覆)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주는 하이터치로 승부해야 하는데 이는 예술을 접할 때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기에 경영자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사회에 접어든 지금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 하더라도 제품의 질은 대체로 평준화되었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서비스 역시 고만고만하다. 고품질과 감동서비스가 한계에 온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정말 까탈스럽고 변덕을 부리기 일쑤다. 이제는 가치를 찾아 소비한다. 경영에 예술을 더하려는 노력은 서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유수의 대기업 3세 경영자들도 미술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아예 크라운해태제과는 예술지수(AQ, Artistic Quotient)를 중요한 경영지표로 삼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경영에 예술의 옷을 입히는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은 파라다이스다

미술에는 문외한인 사람이 봐도 그룹홈페이지(paradisegroup.co.kr)는 예술적이다. 일반 기업이 아니라 디자인이나 예술 관련 기업으로 착각할 정도다. 창조적 상상력으로 무장된 예술경영지수를 높이는 것, 즉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살 길이라는 파라다이스그룹의 경영철학은 제품은 물론 서비스까지 예술을 입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요란하지 않다. TV광고도 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수익의 가장 많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표적인 그룹이다. 경영예술을 추구하는 선도기업이자 숨은 챔피언이라 불릴만하다. 호텔과 카지노, 건설과 제조, 레져 및 복지재단과 교육사업에 이르기까지 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2002년 등록된 파라다이스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3위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국내 카지노 매출액의 50%를 넘는 독보적인 선두주자다. 파라다이스가 경영에 예술을 입히는 노력은 창업주 전락원 회장 타계 후 2005년 그룹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등장한 전필립 회장의 남다른 예술적 감각 때문이다. 국제디자인대학원,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그는 경영이 예술을 만나기 위해서는 점진적 변화가 아닌 창조적 파괴여야 하고 감성의 영혼을 일깨워 또 다른 세계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베스트셀러였던 <생각의 탄생>의 저자 루트번스타인 역시 창조경영의 출발점은 바로 예술이다. 시와 음악, 미술, 공연 등 예술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창의성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말했다. 서비스업계의 애플’, ‘카지노 업계의 삼성전자라 부를 만한 파라다이스그룹, 그들의 DNA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집약된다. 파라다이스는 경영에 예술을 더하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룹이다.

 

 

예술이 경영자에게 말한다. 

계산기를 부수고 손익계산서를 던져버려라.

세종문화회관에서 음악회를 감상하고 대학로에 가서 뮤지컬 공연을 보라.

경영학 교과서를 덮고 거리로 나가라.

사람들의 땀 냄새를 맡고 햄버그를 먹어라.

감성을 일깨우고 욕망이 시키는 대로 가라.

경영은 현장 그 너머의 가슴이다.

결국 기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이다.

창조도 예술도 사람에게서 나온다.

경영학과 인문학의 공존, 기업과 예술의 조화가 경영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