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헐렁한 군주론

좌(坐),립(立),궤(跪)-도덕의 가치가 커질수록 권력은 더 강화된다

김부현(김중순) 2014. 9. 20. 10:48

도덕의 가치가 커질수록 권력은 더 비도덕적이다-좌 립 궤

 

중국에서는 흔히 황제와 신하 사이의 지위 관계를 (), (), ()’의 세 가지 말로 표현한다.

즉 당대(唐代)까지는 황제와 신하가 똑같이 탁자에 앉아() 정치를 논했는데, 송대(宋代)에 들어서는 신하가 를 허락받지 못하여 선() 채로 황제의 하문에 답했고, 나아가 명대(明代)에 들어서는 는커녕 도 인정되지 않아 꿇어앉아() 나랏일을 보고해야 했다. 시대가 갈수록 황제의 권력은 더 강해졌다는 반증이다.

 

세계는 자유와 평등, 도덕과 민주라는 가치를 내세우지만 시대가 발전할수록 권력은 더 비민주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마키아벨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군주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500년 전에 군주가 백성들을 잘 통치하려면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라.”고 했던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마키아벨리즘 사상의 강조점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나쁜 수단들을 마구 써도 무방하다에 놓여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수단을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수단을 통해서나마 좋은 목적을 이루었느냐를 따지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데 있지만 결국 목적을 이루면 비도덕적인 수단을 동원했다하더라도 그다지 추궁당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상이 정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도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자는 왜 악인인가 보다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 경영자가 되었는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