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식품, 인류의 오래된 역사
곤충 식품, 인류의 오래된 역사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매미 맛 찬사… 성경·코란에도 메뚜기 등 먹거리 언급
곤충을 식품으로 즐겨 먹은 것은 고대 원시인만이 아니었다. 옛 학자들이 앞장서 '맛'을 인정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는 매미를 치켜세웠다. 저서 <동물의 역사>(Historia animalium)에서 '땅속에서 마지막 껍질이 벗겨지기 전의 매미 유충과 알이 찬 암컷이 가장 맛이 좋다'고 썼다.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인 에라스뮈스 다윈(1731~1802)은 왕풍뎅이를 추천하며 '메뚜기나 흰개미처럼 제대로 요리하면 맛 좋은 음식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왕풍뎅이는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 바닷가재 수프와 비슷한 맛을 내는 별미로 식탁에 올랐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종교 문헌에는 메뚜기에 대한 언급이 많다. 성경 레위기 11장 22절에는 '곤충 가운데서 너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메뚜기, 방아깨비, 귀뚜라미'라고 기록돼 있으며, 코란에는 '비황(飛蝗·메뚜기떼)은 알라의 군대이니 먹어도 되느니라'고 가르쳤다. 배고픈 하층민만 먹던 것도 아니다.
1987년 와병 중이던 히로히토 일왕(1901~1989)이 대부분의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면서도 즐겨 먹었던 것이 하치노코, 즉 노란 재킷 말벌의 애벌레였다.
글로벌 커피 기업 스타벅스는 2012년 곤충에서 추출한 성분을 음료에 썼다가 소비자 항의에 성분을 변경했다. 문제의 음료는 딸기 프라푸치노. 먹음직스러운 분홍색을 내는 염료로 인공 첨가제를 쓰다가 '천연' 성분으로 교체하고자 선택한 것이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 성분이었다. 그러자 네 다리 동물은 물론이고 계란과 곤충까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들(비건·vegan)이 들고 일어났다. 논란은 '분홍' 성분이 연지벌레에서 토마토로 바뀌면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