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꿈이 막연한가? 책에게 물어보라

김부현(김중순) 2009. 2. 23. 23:42

우리는 모두 책을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무감이 지나친 부담감으로 느껴질 경우에는 책을 잘 읽지도 않고 심지어 기피하기까지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행위이고 생각의 차원을 넓혀가는 치열한 행동이다. 또한 책을 읽으면 기존에 당연하다고 인정해 왔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사고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른바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를 그렇게 즐겨 읽지는 않는다.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러한 책들은 기존에 인정해왔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보다는, 기존에 인정해 왔던 것을 아우르는데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책들은 소위 안전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현실을 잘 반영해주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모두에게 좋은 책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지듯 우리가 책을 읽을 때도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자신을 만들어가고 자신의 책을 세상에 다시 뿌리며 살고 있다.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시대의 시인 김득신은 사마천의 <<사기>> 중 <백이전>을 무려 1억 13,000번을 읽었다고 한다. 또 중국의 명나라 주대소는 <후한서>의 송판본을 얻기 위해 책과 첩을 바꾼 어처구니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미친짓이었다. 그만큼 책을 사랑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동양에는 이른바 '삼치'라는 것이 있다. 남에게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 것이 첫 번째 바보이고, 남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은 두 번째 바보이며, 남에게 빌린 책을 돌려주는 것이 세 번째 바보라는 말이다. 그래서 옛 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정민 교수의 저서 <미쳐야 미친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함부로 몸을 굴리고,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청춘을 탕진한다. 무엇이 좀 잘된다 싶으면 너나없이 물밀 듯 우르르 몰려갔다가, 아닌 듯싶으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간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싫은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어하고 칭찬만 원한다. 그 뜻은 물러 터져 중심을 잡지 못하고, 지킴은 확고하지 못해 우왕좌왕한다.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려 하지 않고 일확천금만 꿈꾼다. 여기에 무슨 성취를 기약하겠는가?"

 

당신은 무엇에 미쳐 있는가? 평생 무엇에 미쳐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큰 불행이다. 이리 저리 기웃거리지 말고 하나에 미쳐 보라. 바로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당신의 꿈에...  

이것저것 들쑤시지 말고 '하나라도 똑부러지게 하라'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자의 우화가 있다.

"길을 가던 사자가 참이 든 토끼를 발견했다. 배가 고팠던 사자는 웬 떡이냐며 토끼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문득 그 옆으로 사슴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토끼보다 몇 배는 더 좋은 먹잇간을 보자 사자는 이제 토끼를 놔두고 사슴을 뒤쫓기 시작했다. 사자가 맹렬히 추격했지만 목숨을 걸고 달리는 사슴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결국 추격을 멈추고 토끼나 잡아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되돌아왔다. 그러나 토끼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북새통에 잠이 깬 토끼가 벌써 달아나버린 것이었다. 사자는 주린 배를 붙잡고 땅을 치며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을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많이 읽기보다는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어보라.

 

우리는 흔히 바빠서, 게을러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안상헌은 그의 저서 <책력>에서, "생활에 지치거나 게을러질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게을러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게을러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백지상태로 태어난다. 하지만 무엇을 보고 배우며,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선한 사람이 되거나 악한 사람이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선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데 너무 부족하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배우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경쟁자로 여긴 나머지 그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많다. 따라서 선한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을 읽되 어떤 책을 읽고 배우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이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경험하고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각자만의 '사고의 틀'을 가지고 있다. 이 틀을 바꾸기 위해서 역시 책을 읽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책은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개인적으로 다독도 좋지만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어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책읽기라 생각한다.

 

숲 속에 사는 동물들이 모여 어느 동물이 가장 식구가 많은지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새끼를 많이 낳은 동물들이 암사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한 번에 몇 마리의 새끼를 낳습니까?"

암사자가 대답했다.

"한 마리 낳습니다."

"우리들 중에는 한 번에 열 마리를 낳는 동물들도 있으니 당신은 비교가 안 되겠습니다."

동물들이 시큰둥해하며 등을 돌려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하지 암사자가 근엄한 목소리로 한 마디 했다.

"그런데 그 한 마리가 바로 사자랍니다."

 

이 우화 역시 우리에게 책을 많이 읽기보다는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도 결국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꿈은 당신의 삶의 이유이자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꿈은 없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과 생각과 행동들이 그 꿈을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도 꿈을 이루기 위한 일이 되어야 하고 일상의 활동들도 꿈과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 만나는 사람들이나 생각 역시 모두 꿈과 깊이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우리의 내면에 있는 잠재의식이 자연스럽게 모든 활동의 중심에 꿈을 두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꿈은 실현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읽는 것, 보는 것, 생각하는 것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꿈으로 연결되어져야 한다. 올바른 꿈을 찾고, 그 꿈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다양한 삶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과 가치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책읽기이다. 그러한 토대 위에서 세워진 꿈만이 자기만의 진정한 꿈이다. 진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은 남들이 무슨 말을 하던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최영미 시인은 책과 꿈과 관련하여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들은 만큼만 꿈꿀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책을 읽어야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당장 책을 들고 새로운 길로 나서 보라.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은 건성으로 대충 읽지 말고, 집중하고 몰입해서 읽어야 한다. 만약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힘들다면 그것은 바로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단 역시 어려운 것이다. 무엇이 나에게 진정 중요한 일인가를 아는 사람은 그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 일상의 일들을 잘 통제할 수 있다. 한꺼번에 눈부신 발전을 꾀하거나 일거에 무엇을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단번에 해치우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몰입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는 방법은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는 것이다. 몰입의 상태는 고통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자신도 세상도 잊어버리는 그 순간이 몰입이다. 따라서 몰입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즐겁기 때문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몰입하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다. 흔한 말로 '웃으면 복이 와요'이지 '복이 오면 웃어요'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웃고, 즐기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혹시 비밀처럼 책에 빠져 키득거리며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한 경험이 있는가? 혼자만의 비밀이야기에 빠져 미쳐본 적은 없는가?

 

어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행복한 삶의 비밀을 알고 계신지요?"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럼 저에게 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저는 스승님 밑에서 이미 30년을 수도하였습니다. 이제는 저에게도 무엇인가 중요한 가르침을 나누어주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정말 너무 하십니다."

"야, 이놈아! 삶의 비밀은 비밀인데 어떻게 너에게 알려주겠느냐. 비밀을 말하면 비밀이 아니지 않느냐!"

 

우리는 복잡하고 고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머책이 많이 팔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웃을 일이 없어도 그냥 먼저 웃어 보라. 그러면 웃을 일이 생길 것이다. IMF를 지나 현재 처해진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책이요 꿈이다. 책과 꿈을 통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왔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 조직 구성원들은 조직에 충성해서 평생직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적당히(?) 충성하는 척하면서 개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개인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긴 것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일상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일어날 세상의 모습도 예상할 수 있다. 동시에 책은 우리에게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으며, 과연 잘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끔 해 준다.

 

만약 아직도 꿈이 없다면 우선 책에 미쳐볼 일이다.

답은 바로 책안에 있다.

이 밤, 소주로 세상을 탓하기보다는 책속에 파묻혀 밤을 꼬박 지새우고 아침에 두 눈 발갛게 충혈된 눈으로, 출근하는 산뜻함을 맛보면 어떨까?

그 하루는 결코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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