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의 꿈
서울광장은 3.1운동, 6월 민주화운동 등 한국현대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다.
2002년 월드컵 기간에는 시민들의 축제의 마당이었다.
서울광장의 역사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했다가 월산대군 개인집인 덕수궁으로 돌아온 1897년부터 시작된다.
황제의 자리에 오른 고종은 나라의 기틀을 새로이 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 앞을 중심으로 하는 방사선형 도로를 닦고, 앞쪽에는 광장과 원구단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대한문 앞 광장은 고종보호 시위, 3.1운동, 4.19혁명, 한일회담 반대시위, 6월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주요무대가 되었다.
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곳이요, 민주주의의 성지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민주주의와 자유, 소통의 장이라는 숭고한 뜻을 가지고 만든 광장이었다.
안타깝게도 서울광장을 만든 서울시장이, 대통령이 되고부터 서울광장은 전혀 다른 통제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광장을 통한 민주주의의 싹이 죽어가고 있다.
서울광장은 단순한 휴식공간이 아니다.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소통은 사라지고 불통의 상징이 되었다.
시민들의 행사를 정부가 대부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 중 추모집회조차도 정부는 불허했다.
불법,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던 서울광장이 다시 시민의 품을 떠나고 있다.
경찰버스 32대의 차벽으로 광장을 빼곡히 막은 광경은 해외토픽 감이 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민들은 모두 불법, 폭력을 일삼는 폭도들로 호도 되었다.
요즘 서울시민들에게 유행하는 퀴즈가 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뭐라고 한 마디만 하면 당선은 떼어놓은 당상인데, 그게 무엇인가?"하는 퀴즈이다.
답은 바로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광장을 시민여러분에게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란다.
그럴듯한 말이다.
현재 서울 시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싸고, 계속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소통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광장은 호흡곤란증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광장의 꿈은 서울시민들을 만나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하루 빨리 소박한 서울광장의 꿈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시민들은 결코 폭도가 아니다.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을 믿고 정부는 하루 빨리 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서울광장은 서울시가 아닌 서울시민들의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