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인 토요일 아침,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고 바람은 거세게 불었지만 비는 그쳐 있었다.
가까운 곳,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는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우면산은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에서 3412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렸다.
종점은 형촌마을이다.
마을은 우면산을 뒤로한 아주 조용한 전원마을 같았다.
이정표를 보고 마을길을 따라 오르자 등산복 차림의 한 분이 뒤따라오더니 나를 불러 세웠다.
대뜸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저도 초행인데 여긴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청계산을 가려던 참이었다고 했다.
버스를 잘못 탔던 모양이다.
다시 양재역으로 가서 버스를 타야 한다고 말해주고, 마을길을 올라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 있는 방명록에 기재를 하고 입장을 했다.
형촌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이정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오늘은 프랑스 소설가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을 실천해 보고 싶었다.
"진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라는 말을....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지킴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부부가 방문객들을 반긴다.
2004.6월 개장한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에 대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이곳은 야생두꺼비보호구역이다.
공원입구다.
앞서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두꺼비가 V자를 그리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입구에 있는 인공폭포다.
야생동물, 특히 두꺼비를 보호하라는 이런식의 안내문은 곳곳에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안내문은 없어도 될 것 같다.
쉬운 말로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 그렇지 않으면 벌금이나 징역에 처한다"는 말이다. 섬찟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후퇴니 공안정국이니" 같은 말이 화두다.
공원의 안내문에까지 공안정국을 느끼게 하는 것만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에 이게 무슨 협박이란 말인가?
우리 국민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바보가 아닌데 말이다. 바보는 노무현으로 충분하다.
아무튼 방문객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습지생태공원 저수지다.
청계산 정상이 멀리 보인다.
버스종점인 형촌마을의 모습이다.
오른쪽에 이색적인 집이 눈에 띈다.
이곳의 특산물이 두꺼비였는데, 공원을 산책하는 내내 나는 단 한마리의 두꺼비도 발견하지 못했다.
산책하는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
특히 명상의 숲길이 인상적이었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비 그친 하늘이 더욱 차분해 보였다.
햇살도 없고, 바람도 불어 걷기에는 제격인 날씨였다.
근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를 왕창 맞았다.
지금은 비가 그쳤다.
"내일 뭐 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