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꿈이냐고?
"책이 없다면 신은 침묵을 지키고, 정의는 잠자며, 자연과학은 정지되고, 철학과 문학은 말이 없을 것이다."
-토마스 바트린
가끔씩 꺼내보는 재미있는 우화집이 있다.
<아직 거기에 있는거야?>라는 책이다. 게으름의 천재, 작은 개미 '노티스'가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우화다. 노티스는 매일 필요한 양의 꿀만 가져와 그것을 다 먹을 때까지는 집에서 빈둥거리며 방바닥을 뒹군다. 그러다가 우연히 더 많은 꿀을 가져가는 개미를 만나고 나서 무언가를 깨닫는다. 지금까지 더 많은 꿀을 가지고 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빈둥거린 자신을 발견한 후 노티스의 변화는 시작된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더 열심히 꿀을 모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남들이 가지 않는 곳까지 꿀을 찾아 나서고, 꿀이 어느 곳에서 어느 시간대에 많이 나는지도 알아내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많은 비가 내려 더 이상 나무에서 꿀을 찾을 수 없게 된 곤충 집단에 일대 혼란이 찾아온다. 바로 이때 노티스의 진가를 발휘된다. 노티스는 새로운 꿀을 찾아 먼 길을 떠난다. 그리고 결국 꽃밭을 찾아낸다.
이 책은 이처럼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왔을 때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그 변화는 자신 앞에 놓인 어쩌면 엄청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 기회를 붙잡느냐 놓치느냐의 선택은 바로 자신이 하는 것이다. 방바닥에 뒹굴다 우연히 개미를 만나 변화의 계기를 맞은 노티스처럼 우리에게도 변화란 우연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변화가 찾아와도 변화인지, 언제 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디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하게 되는 우를 범하곤 한다. 하지만 변화는 떠밀려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하는 것이다. 억지로 밀려서 하는 변화는 진정한 변화가 아닐뿐더러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개미를 만나 변화를 받아들이는 노티스처럼 우리의 변화를 함께할 이른바 '변화 멘토'를 만나야 한다. 변화 멘토는 그저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변화로 이끌 스승 즉 변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변화 멘토는 성공한 사람일수도 있고 직장 상사일수도 있고 한 권의 책일 수도 있고 어린 아이의 눈동자일수도 있다.
어느 귀족의 아들이 수영을 하려고 호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만 발에 쥐가 나서 수영은커녕 당장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았다. 귀족의 아들은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그 소리를 들은 농부의 아들이 그를 구해 주었다. 귀족의 아들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시골 소년과 친구가 되었다. 둘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키웠다. 어느덧 열세 살이 된 시골 소년이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귀족의 아들이 물었다.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의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 집은 가난하고 아이들도 아홉 명이나 있어서 집안일을 도와야 해. 둘째 형이 런던에서 안과의사로 일하지만 아직은 내 학비를 대줄 형편이 못돼." 귀족 아들은 시골 소년을 돕기로 하고 아버지를 졸라 그를 런던으로 데려왔다. 결국 그 시골 소년은 런던의 의과대학에 다니게 되었고 나중에 '포도상구균'이라는 세균을 연구하여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약을 발명했다. 바로 1845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알렉산더 플레밍이다.
플레밍이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귀족 소년은 정치가로 입문하여 26세의 어린 나이에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런데 이 젊은 정치가는 전쟁 중에 폐렴이 걸려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다. 그 무렵 폐렴은 불치병에 가까운 무서운 질병이었다. 그러나 알렉산더 플레밍이 만들어낸 페니실린이 급송되어 젊은 정치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골 소년이 두 번이나 생명을 구해준 이 귀족 소년은 다름 아닌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다.
이 역시 우연처럼 다가온 기회가 삶을 바꾸게 한 것이다. 하지만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의사가 되겠다는 간절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확고한 꿈이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러나 꿈이 없다면 기회가 찾아와도 기회인지조차 알 수 없다. 하는 일마다 잘 안 된다고, 왜 가난하냐고 불평하기 전에 삶의 의미와 가치관, 꿈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자. 흔히 꿈이야기를 하면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꿈이냐고!' 라는 말을 한다.
먹고 살기 바쁜 것은 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꿈을 이룬 사람들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먹고 살기가 어려울수록 꿈이 있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꿈이 있어야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먹고 사는 것이 꿈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 여유는 꿈꾸는 자의 특권이 아니다. 만약 시간이 지나 먹고 사는 것이 나아지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먹고 사는 것 그 다음에는 말이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니지 않는가? 쌀은 육체를 배부르게 해주지만 꿈은 정신을 배부르게 한다. 글램(The Glam)이 부른 <꿈(Believe your dream)>이라는 노랫말이다. 자신의 꿈을 믿자. 그 누가 기를 죽이더라도, 그 누가 허황된 것이라고 무시하더라도 자신만은 믿자.
난 누군가 되고 싶어 외면할 수 없는 바램들로 감싸져 있는
뒤돌아보기도 싫어 손 흔들면 비웃는 시선이 날 괴롭히잖아
하루를 헤메이다가 멈춰선 곳엔 행복한 내 모습이
눈을 감고 저 하늘을 봐 너는 결국 해낼 수 있어
Believe your dream
가슴 속의 꿈을 잃지마 너는 더욱 강해질거야
Believe your dream
난 누군가 되고 싶어 모두에게 기억될 수 있는 멋진 모습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어 향기 가득 잘난 세상 속에 널 가둬두지마 잃어가지마
헤매이다가 멈춰선 곳엔 행복한 내 모습이 입가에 웃음만
눈을 감고 저 하늘을 봐 너는 결국 해낼 수 있어
Believe your dream
가슴 속의 꿈을 잃지마 너는 더욱 강해질거야
I believe your dream
Believe your dream
Believe your dream
All be your dream
딸에게 말했다.
"요즘 아빠가 너무 힘들어."
그러자 딸,
"그럼. 아빠 하지 말고 엄마 해."
하지만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음이 때론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