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청춘

청년실업률 vs 신입퇴직률

김부현(김중순) 2010. 2. 8. 10:36

경제지표는 분명 나아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것 같다.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취업전쟁'은 끝나기는 커녕 차원이 다른 제2라운드에 접어든 것 같다. 우리 경제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다르면, 2010년 8월 현재 전체 실업자 수는 90만 5,000명이다. 이 중 15∼29세의 청년층이 35만 1,000명으로 전체의 38.8%에 달했다. 전체 실업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청년층이라는 이야기다. 3.7%였던 전체 실업률에 비해 청년 실업률은 무려 8.2%에 달했다. 수치로만 봐도 청년들의 실업고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대부분이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라는 점이다.  결국 실업자도 문제지만 국가적,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더 큰 문제는 어렵게 입사한 직장 새내기들이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1월 <리크루트>에서 입사 1년차 신입 직장인 720명을 대상으로,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은 26.7%에 불과한 반면, '불만족 한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달한다. 불만족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81%가 6개월 내에 퇴사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결국 직장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수 없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채용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이나 업무순환 배치 등을 통해 이들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럼 새내기 직장인들이 퇴사를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업무량이나 문화의 차이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직장내 세대차이 때문일 것이다. 소위 'G세대-푸른색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의 영어 첫문자에서따온 것으로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젊은 세대' 불리는 요즘 세대들의 문화와 사고를 보듬지 못한다면 인재들의 이직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 직장내 세대 차이는 '콘크리트 장벽'일까, 아니면 '회수권 한 장 차이'일까? 말 안 통하는 상사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부하 직원간의 벽은 조직의 탄생만큼이나 오래된 영원한 숙제다. 휴대폰 문자로 업무보고를 하는 박주임과 10년째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르고 있는 김부장이 세대차이를 뛰어넘기 위해선 자주 어울리며 대화하는 소통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2010년 2월 삼성 사보편집실에서 통합사보 <삼성&U>에 게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18명 중 '자주 느낀다', '매우 자주 느낀다'가 41.07%로 나타나 직장내에서 세대 차이를 피부로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46.76%까지 포함하면 세대 차이를 느끼는 임직원이 무려 87.83%에 달했다. 세대차이 해법에 대해서는 36.05%의 응답자가 세대와 나이를 초월해 자주 어울리는 것이 최고라고 답했고 모르는 것은 그때 그때 물어보는 것이 32.22%, 또 서로간의 차이를 이해하려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16.70%로 나타났다.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34.38%가 '세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다'고 답했고 33.10%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많이 대화하고 상대방의 문화를 체험한다"고 밝혔다.

 

또한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남녀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세대차이 체감 정도’를 조사한 결과, 세대차이로 인해 심적 갈등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응답자 86.1%가 ‘사내에 10살 이상 나이차가 나는 선후배와 업무를 진행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정도는 사원급 84.8%보다 부장급에서 97.1%로 더 높았다. 직장 내에서 느끼는 세대차이 원인 1위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란 응답이 50.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업무 스타일’과 ‘복장 및 출퇴근 시간 등 직장생활 방식’이 46.1%, 43.6% 순으로 많았다. 결국 부장급 간부와 젊은 신입사원 간에 업무상 세대 차이를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의 세대차이>에서 소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각 세대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너무 다르다. 1953년 이전에 출생한 '전쟁세대'는 실용적이고, 1953~1970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는 낙관적이다. 그리고 1971~1985년에 태어난 'X세대'는 회의적인 반면, 1986년 이후에 태어난 'N세대(G세대)'는 희망적이다. 따라서 직장내 의사결정이나 업무태도를 보면 전쟁세대는 서열을 중요시하고 헌신적이며, 베이비붐 세대는 대세를 중시하며 통솔형, 그리고 X세대와 N세대는 군형을 중시하는 경쟁형, 가치를 중시하는 섬김형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회사의 단합을 위한 회식을 할 때, 전쟁세대나 베이비붐 세대는 만사를 제쳐놓고 회식에 참여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불참은 곧 조직에 해를 입히는 자로 낙인찍힌다. X세대는 갈까, 말까하고 고민을 한다. 이해타산을 따져 본다는 말이다. 그러나 N세대는 "죄송합니다. 저는 선약이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조직보다는 자신을 앞세운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이 참이고 어느 쪽이 거짓일 수는 없다. 따라서 높은 실업률도 문제지만 어렵게 입사한 직장에서 구성원 상호간 공통분모를 찾지 못해 퇴사를 하고 전직을 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나큰 낭비다. 그러므로 자기의 주장에 앞서 상호 배려하고 공통분모를 넓혀가려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절실해 보인다. 또한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들을 더 이상 능력이 부족하다느니 자신감이 없다느니 하는 개인적인 사유로 몰아세워서는 곤란하다. 구태여 그 원인을 따지자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 국가와 우리 모두의 책임이 더 클 것이 때문이다.

 

최근 일본 히토쓰바시대 후카오 교지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한국경제>라는 국제 포럼에서 "일본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는데만 집중하고, 국제적인 변화에는 둔감했다. 기업들이 강력한 정규직 보호 문화 아래 있어 내부개혁에도 실패하여 일본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동시에 그는 "임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의 유연성 확보라는 미명하에 일자리를 임시직으로 채워가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임시직이 늘어날수록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여러 사례들을 눈감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온정주의와 서열주의에 익숙한 우리의 지나친 정규직 보호 문화 역시 재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