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현(김중순) 2010. 2. 10. 12:43

한 사람이 헐레벌떡 달려와 노인에게 말했다.

"큰일났습니다! 오늘 아침에 남산이 무너졌어요."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래된 산이니 그 동안의 비바람 때문에 부너질 만도 하지."

이 말에 옆에 있던 다른 노인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했다.

"그럴 리가 있나.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에 남아 있을 산이 어디 있겠나?"

"자네 말도 옳아. 산은 아랫부분이 넓으니 무너질 염려야 없겠지."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이 뛰어와 말했다.

"집채만한 황소가 쥐구멍으로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노인은 이번에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래 소란 놈은 끈기가 있으니 쥐구멍에도 들어가고 남을 거야."

이에 다시 옆에 있던 노인이 답답하다는 듯 참견했다.

"아무리 끈기가 있더라도 어떻게 소가 쥐구멍에 들어간단 말인가?"

"하긴 자네 말도 옳아. 소는 불이 두 개나 있고 몸집도 엄청 크니 그 몸으로 쥐구멍에 들어간다는 건 좀 무리일 거야."

그러자 옆에 있던 사내가 물었다.

"왜 할아버지는 모든 사람의 말이 다 옳다고 하시는 겁니까?"

노인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말을 굳이 틀렸다고 반박해서 뭐 하겠나. 말다툼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니 하루하루가 이렇게 행복한걸."

 

행복이란 개인이나 개성에 따라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하므로,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의해 만족감이 성취된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가 지적한 것처럼, 사람의 욕구는, 어느 단계를 달성하게 되면, 계속하여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늘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들이 있다.

여기 저기 참견하고 간섭하다보면 바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게을러지라는 말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바쁜 일상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작 중요하거나 하고 싶은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행복은 쫓아가 구할 물건이 아니다.

다만 즐거운 표정과 웃음을 늘 띄우고 있음으로써 복이 들어오는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불행은 언제 어디서 닥쳐올지 모르는 것이다.

또한 불행을 막을 길도 없다.

다만 평소에 남을 해치고자 하는 감정을 없애고 마음을 평온하게 갖는 것으로써 불행을 막는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채근담

 

행복을 자신의 두 손안에 꽉 잡고 있을 때는 그 행복이 항상 작아 보이지만 그것을 풀어준 후에야 비로소 그 행복이 얼마나 크고 귀중했던지 알 수 있다.

-막심 고리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