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김부현(김중순) 2010. 3. 12. 14:24

얼마 전, 일에 지친 우리에게 던진 모 카드사의 광고 문구다.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내가 이 광고에 유독 열광했던 이유는 죽기 살기로 일했는데도 떠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억울함,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늘 '혹시나'는 '역시나'가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하지만 난 이 말을 고쳐보고 싶다. "결과를 만들어낸 당신 떠나라."고 말이다.

 

아무튼 웬걸 세상은 늘 나에게 '열심히 일한 너, 더 열심히 일해! 감히 떠나긴 어딜 떠나! 겁 대가리 없이! 니가 떠나면 책상 뺀다!.'라며 꼼짝달싹 못하게 나를 옥죄고 있었다. 열심히 일한 결과로 직급이 올라가고, 지금 이 급한 보고서만 끝나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떠날 수 있겠거니 했는데. 얼씨구, 더 급한 일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네. 그것도 한 줄도 아니고 두 줄로 말이다.

 

애꿎은 넥타이에게 목졸린다고 화풀이를 하며 퇴근길에 오르지만 구두만 퇴근할 뿐, 정신은 회사에 남겨두고 퇴근한다. 여러분! 퇴근 할 때는 정신까지 함께 퇴근시켜야 합니다. 몸은 'off' 였지만, 걸어가면서도, 지하철에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늘 정신은 'on' 이었다. 정신과 몸을 함께 퇴근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즉 회사에서의 나와 퇴근 후의 나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업무시간에는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회사와 일에서 무관심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걸 누가 모르냐!'고 물을 텐가? 답하기보다는 되묻고 싶다. '알면서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때론 무관심이 최대의 관심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가히 큰소리칠 만하다. OECD국가 중 최고수준이니까. 하지만 업무집중도와 시간 대비 효율성을 따져보면 금방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결론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도 일을 시키는 사람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바로 산업화 과정의 업무스타일이 지식정보화사회인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근무시간이 어느 정도인가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결과물을 내 놓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따라서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결과물을 대신할 순 없다.

-<꿈을 디자인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