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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55편 요약

김부현(김중순) 2014. 3. 11. 13:47

 

 

<한비자> 55편 요약

 

 

1. 5520책으로 원래 <한자(韓子)>라 불리던 것을 한유(韓愈)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한비자(韓非子)>로 불리게 되었다.

2. 한비(?~BC 233 출생연도는 분명치 않음)가 죽은 다음 전한(前漢) 중기 이전에 지금의 형태로 정리된 것이다

3. 내용은 대부분 법치를 강조하는데, 55편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한비의 자저(自著)로 추정되는 <오두(五蠹)><현학(顯學)><고분(孤憤)> 등이다.

한비 일파의 강학(講學) ·토론으로 추정되는 편()으로,

<()><난일(難一)난사(難四)><난세(難勢)><문변(問辨)> <문전(問田)><정법(定法)> 등이 있다.

한비 학파가 전한 설화집 <설림(說林)><내외저설(內外儲說)><십과(十過)> 등이다.

전국시대 말기부터 한대(漢代)까지의 한비 후학(後學)들의 정론(政論)으로 추정되는 제편(諸編)편수(編數)는 가장 많으며,

그 중 <유도(有度)><이병(二柄)><팔간(八姦)> 등은 오래된 것이고, <심도(心度)><제분(制分)> 등은 새로운 설이다.

도가(道家)의 영향을 받은 후학들의 논저인 주도(主道)><양각(揚搉)> <해로(解老)><유로(喩老)> 등의 4편이다.

한비 학파 이외의 논저인 <초견진(初見秦)><존한(存韓)> 2편이다 

4. 법을 독립된 고찰대상으로 삼고 일종의 유물론과 실증주의에 의하여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수립함으로써 진 ·한의 법형제도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5. 감상(感傷)을 떠나 간결한 산문이나 인간의 이면을 그린 설화가 고대문학의 한 전형을 이룬 점에 있어 문화적 업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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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初見秦(초견진)

이 글은 初見秦王, '처음 진나라 왕을 알현하다' 라는 말을 줄인 것이다. 진왕 정 14(기원전 233), 한비자가 한()나라 왕의 사신으로 진나라에 가 진시황에게 올린 글이다. 그러나 사가들은 내용이 실제와 맞지 않아 한비가 직접 지은 것이라고 보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存韓(존한)

한비자가 진나라 왕 정에게 한나라를 치는 것이 진나라에 유리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글과 이를 반박한 이사(李斯)의 글, 그리고 이사가 다시 한나라 왕에게 올린 글 등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비자는 한나라가 진나라에 공물을 바쳐 진나라의 고을이나 다름없는데도 이를 멸망시킨다면 조나라의 합종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한나라를 존속시킬 것을 주장한다. 이것 역시 후세 사가들은 한비가 직접 쓴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3.難言(난언)

한비자가 자신을 이라고 칭하며 군주에게 올린 글로 진나라 왕 정을 만났을 때 올린 글이다. 군주의 권력이 자기장을 형성하는 궁정사회에서 군주 앞에 유세할 때는, 형식과 본뜻이 모두 왜곡될 수 있음을 논한 글이다. 한비자는 권력의 자기장에 의해 굴절당하는 신하들의 발언의 본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현명한 군주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4.愛臣(애신)

한비자는 군주가 첩이나 측근을 너무 아끼고 사랑할 때 위기가 발생한다고 본다. 한비자는 아무리 가까운 신하나 애첩일지라도 이들과 너무 친밀하면 결국 군주의 몸과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아무리 공이 큰 大臣이라 하더라도 국가의 도읍 요지를 차지하게 해서는 안 되고, 부하는 거느리게 할 수 있어도 私兵을 거느리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 글은 "권력을 신하와 나눠 가져서는 안 된다"라는 한비자 자신의 주제를 '신하에 대한 사랑의 절제'라는 측면에서 논한 것이다.

 

5.主道(주도)

 

군주의 갈 길에 대해 논한 것. 한비자가 老子의 개념을 빌려 와 어떤 식으로 제왕학에 응용했는지 보여준다. 군주에게 得道의 경지라 할 만한 자기 통제력을 요구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6.有度(유도)

'법도가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다. 여기서 한비자는 법치 지상주의를 제시한다. 한비자의 법치주의는 귀족이나 군주의 측근이라고 해서 법률이 달리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강력한 평등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한비자는 법치의 확립을 위해 군주부터 법에 따라 통치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7.二柄(이병)

'두 자루의 손잡이'라는 뜻이다. 이는 군주가 신하와 백성을 다스리는 두 가지 손잡이를 말한다. 이 두 가지 손잡이는 포상과 처벌이다. 공을 세운 이에게 포상을 내릴 것을 약속하고 이를 반드시 실행에 옮김으로써 신하와 백성들에게 바른 행동을 권장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처벌을 내릴 것을 약속하고 이를 반드시 실행에 옮김으로써 신하와 백성들에게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다. 포상과 처벌은 한비자 정치공학의 가강 중요한 두 가지 수단이었다. 

 

8.揚權(양권)

'권력을 들어올린다'는 뜻이다. [주도] 편처럼 군주의 기본 원칙과 태도를 밝히고 있따. 한비자는 군주가 지엽말단의 갈림길에서 혼란에 빠지지 말고, 뼈대와 줄기를 이루는 그물코를 잡아내는 게 통치술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군주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신하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부릴 수 있으며, 나라 또한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비자는 군주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심지어 신령스러워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9.八姦(팔간)

신하가 군주에게 부릴 수 있는 여덜가지 간계의 방법을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신하의 이런 간사한 행동들을 방어하고 그에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여덟가지 간계는 군주와 잠자리를 함께하는 이, 군주의 최측근, 군주의 손윗사람, 향락을 즐기려는 군주의 마음,, 무지한 백성, 유창한 말, 백성에 대한 위협, 이웃 나라 등을 수단으로 삼아 군주를 위협하는 것을 말한다.

 

10.十過(십과)

'군주가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열 가지 잘못'을 말한다. 작은 충성에 빠지는 것, 작은 이익에 빠지는 것, 치우친 행동을 하는 것, 음악에 빠지는 것,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 여색의 즐거움에 탐닉하는 것, 도음을 떠나 멀리 여행을 즐기는 것, 충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안으로 자신의 역량을 헤아릴 줄 모르는 것, 나라가 작으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취하는 것 등이다.

   

11.孤憤(고분)

고분이란 한비가 혼자서 비분강개함을 말한다. 위장된 충성맹세를 일삼는 군주를 에워싼 측근이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중신들의 횡포 때문에 법치가 온전히 작동하지 못하는 데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한 정치비판론이다. 이 편은 한비의 글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으며, 진시황제도 읽고 감탄했다.

 

12.說難(세난)

란 군주에게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여 깨닫게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진언하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혼란한 정치상황하에서 신하가 과연 어떻게 발언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세상의 평판과 한비 자신의 체험을 통해 그 방법을 집요하게 모색하고 있다. 난언 편과 유사한 내용이다.

 

13.和氏(화씨)

이 글은 [고분]편에 이어 한비자가 개혁가의 울분을 다시 터뜨린 글이다. 유명한 화씨의 옥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화씨헌벽의 이야기는 앞서서 쓴 적이 있습니다.) 옥돌은 '개혁 정책'의 은유다. 개혁 정책을 개혁 대상이 심의하는 현실에 대한 울분이 묻어나오는 절창이다. 

 

14. 간겁시신 (姦劫弑臣)

 

'군주를 협밥하거나 죽이는 간신'이란 뜻이다. 한비자는 어떻게 해서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군주가 신하에게 협박을 당하고 결국에는 죽임을 당하는지를 옛날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한비자는 군주의 자식이나 아내 등 지척의 친지조차 자신의 권력욕을 이루기 위해 군주를 살해한 사례를 든 뒤, 자식이나 나애만큼 가깝지도 않은 존재인 신하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는 논리를 편다. 간겁시신을 방지하는 길은 군주가 법술을 장악하는 것밖에 없다.

   

15. 망징 (亡徵)

 

'나라가 망할 조짐'이라는 뜻이다. 한비자는 이 글에서 나라가 망할 징조 47가지를 들고 있따. 군주가 오만하거나 공정하지 못해 나라가 균열되거나 백성들의 분노가 쌓일 때, 나라가 작으면서 이웃 나라에 겸손하지 않고 적을 가볍게 여길 때, 합리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점 따위의 미신에 의존할 떄, 군주가 독선적이어서 신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아니할 때, 결단을 내려야 함에도 과감히 실행에 옮기지 못할 때, 나라는 망해가는 길로 가고 있다고 한비자는 경고한다.

   

16. 삼수 (三守)

 

'나라를 다스릴 대 군주가 지켜야 할 세 가지'라는 뜻. 말과 위엄과 손잡이를 이른다. 말을 지키지 못할 때 기밀이 새어 나가 군주는 위험에 빠질 수 있따. 군주의 권력이 신하의 손에 들어가면 군주는 유명무실해진다. 권력의 두 가지 손잡이인 포상과 처벌이 신하에게 넘어가면 군주의 실권도 따라 넘어간다. 한비자는 군주가 세 가지를 지키지 못할 때, 신하자 군주를 대놓고 협박하는 明劫, 신하가 국사를 농단하는 事劫, 신하가 나라의 형벌권을 멋대로 휘두르는 形劫 등의 현상이 벌어진다고 분석한다.

   

17. 비내 (備內)

 

'권력의 내부를 잘 단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비자는 외부의 적도 무섭지만, 군주가 경계를 덜 하는 내부의 인사들이 더 큰 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군주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자가 많을수록 군주는 위태롭다."라고 말한다.

 

18. 남면 (南面)

 

'중국의 군주가 북쪽을 등지고 정사를 편다는 데서 나온다'라는 말로 군주 노릇을 한다는 뜻이다. '南面之術'이라고 하면 통치술, 곧 제왕학을 뜻했다. 한비자는 이 글에서 군주가 신하에 군림하는 통치술을 논하고 있다. 여기서도 한비자는 법치주의, 포상권과 형벌권의 장악, 권력의 장악 등 자신의 기본 사상을 되풀이해 논하고 있다.

   

19. 식사 (飾邪)

 

'사람들이 내면의 사악한 마음을 안 그런 척 꾸민다'는 뜻이다. 한비자는 군주가 신하들의 이런 '식사' 행위를 간파해야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비자는 신하들에겐 사심도 있지만 공의로운 마음도 있다"라며, 군주가 먼저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公儀를 앞세우면, 신하들도 감히 사사로운 마음을 내새우지 못하게 된다고 보았다.

   

20. 해로 (解老)

 

[노자]를 풀이한다는 뜻이다. 해로와 유로는 노장사상의 최고 경전인 노자에 대한 가장 오래된 주석이라 할 수 있다. 노자 가운데 12편에 대한 한비자의 해석을 실었다. 오늘날 전하는 현행본 노자는 도경이 먼저 나오고 덕경이 뒤에 나오는데 한비자의 해로는 덕경이 먼저 나온다.

  

21. 유로 (喩老)

 

'노자의 뜻을 일깨워준다'는 뜻이다. 해로 편보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노자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모두 13편의 글에 대한 한비자 자신의 해석을 싣고 있다. 한비자는 이치를 제시함으로써 신비주의적인 도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사유를 강조했다. 가장 오래된 주석이다.

   

22 ~ 23. 설림 (說林) ,

 

'이야기의 숲'이라는 뜻이다. 이 두 편이 글은 한비자가 유세할 때 참조할 수 있도록 유용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임금의 술 취한 이야기, 중국의 통치권을 선양하겠다는 요임금을 피해 달아난 은자 무광이 여인숙에 묵었는데, 그 여인숙 죽인은 무광이 자기 모자를 훔치지 않을까 싶어 숨겼다는 이야기 등 정치와 인생에 관한 통찰이 담긴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 이 이야기는 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4. 관행 (觀行)

 

'자기 행동을 살펴보라'는 뜻이다. 옛날 사람들은 거울을 가지고 얼굴을 보았고, 법도를 가지고 자기를 바로잡았다. 이와 마찬가지고, 자신의 허물을 고치고, 자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한비자는 "거울은 흠집을 보여준다 해도 죄가 되지 않고, 도는 허물을 밝히더라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5. 안위 (安危)

 

이 글은 나라가 평안해지는 길과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길 등 두 갈래 길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포상과 처벌을 공정하게 하고, 헐뜯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신하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 등이 나라를 평안하게 만드는 길이다. 법도를 어지럽히고 사사로운 감정에 맡기는 것, 다른 사람의 재앙을 즐기는 것 등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 길이다.

  

26. 수도 (守道)

 

'나라를 지키는 길'이란 뜻으로, 권력을 보위하는 방법을 논한 글이다. 한비자가 보기에 권력을 보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법치의 확립이다. 호랑이를 길들이려면 우리를 써야 하듯이, 간사한 일을 막으려면 법을 써야 하고, 속임수를 막으려면 완벽한 계약서를 쓰지 않을 수 없다. 우리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생쥐 때문이 아니라 호랑이 같은 맹수를 다루려는 것이다. 법률 또한 마찬가지다. 선한 백성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난폭한 도적을 다스릴 것인가가 늘 문제다. 한비자는 여기서 엄벌주의를 강조한다.

   

27. 용인 (用人)

 

'사람을 쓰는 법'이란 뜻이다. 여기서 사람을 쓴다는 것은 군주가 그의 신하를 부리는 일을 말한다. [수도]의 연장선상에서, 평범한 보통 수준의 군주가 사람을 잘 쓰기 위해서는 법치와 통치술을 잘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비자는 용인술에서 적재적소의 인재 등용과 신상필벌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강조한다.

 

 28. 공명 (功名)

 

'공로와 명예, 즉 군주가 재위 기간 동안에 남겨야 할 업적'을 뜻한다. 군주가 공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늘의 떄와 사람의 마음과 능력과 권력을 제대로 얻어야 한다. 겨울에 싹을 틔울 수 없는 것처럼 하늘의 때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군주도 업적을 남기지 못한다. 사람의 마음을 거스르면 아무리 군주가 강압을 휘두른다 해도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29. 대체 (大體)

 

'큰 몸'이라고 옮길 수 있으며, 맹자와 장자에도 나온다. 한비자는 대체라는 개념을 이용해 군주의 도를 논하고 있다.

   

30 ~ 35. 내저설 (內儲說) ., 외저설 (外儲設) 좌상. 좌하. 우상. 우하

 

모두 한비자가 활동하던 시대까지 전해오던 군주, 대신, 사대부, 평민들의 수많은 일화를 모은 이야기집이다. '저설'이란 이야기 모음이란 뜻이다. 내외 상하 등은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각 편마다 모아놓은 이야기들 사이에 주제가 있다. 한비자는 여러 일화들 사이의 공통된 주제를 경()으로 정리한 뒤 그에 관한 구체적인 일화들은 전(), 또는 설()에 모았다.

 

[내저설 상] 에서는 군주의 '일곱 가지 통치술(七術)', [내저설 하]에서는 구주의 권력이 위태로워지는 '여섯 가지 조짐(六微)'을 다뤘다.

[외저설 좌상][외저설 좌하]는 대체로 '현명한 군주(明主)'가 지켜야 할 원칙을 각각 여섯 가지씩 나열하고 있고, [외저설 우상][외저설 우하]는 각각 군주가 신하를 다스리는 방법 세 가지와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36 ~ 40. 난일(難一), 난이(難二), 난삼(難三), 난사(難四), 난오(難五)

 

다섯 편은 모두 난()이라는 형식으로 쓰인 글이다. ''이란 논박이란 뜻이다. 한비자 가운데 가장 논리 정연한 글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한비자는 당시 널리 퍼져 있던 유가 혹은 묵가의 주장을 제시한 뒤, '어떤 사람'의 발언을 등장시켜, 그에 대한 법가 혹은 자신의 논박을 담고 있따.

 

[난일]에는 춘추시대에 두 번째로 패업을 달성한 진나라 문공 때 적과 싸울 때 속임수를 포함한 술수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논쟁과 그에 대한 법가의 논박 등 아홉 가지의 논쟁이 실려 있다.

 

[난이]에는 유명한 제나라 경공과 안영의 대화 등 일곱 가지의 논쟁이 실려 있따. 안영은 경공에게 시장에서 "보통 사람들이 신는 신발은 싸고, 형벌을 당해 발목이 잘린 사람들이 신는 목발은 비싸다"라는 말을 한다. 경공이 형벌을 남용하기 때문에 발목 잘린 사람들이 신는 신발이 더 비싸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법가의 시각에서 형벌이 많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지 적절하지 않는지는 문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난삼]에는 인의(仁義)와 도덕을 중시하는 유가의 논리에 맞서 신상필벌을 강조하는 법가의 논박 여덟 가지가 실려 있다.

 

[난사]에는 노나라에서 반란을 꾀하다 달아난 양호에 대한 논란 등 네 가지 논쟁을 담고 있따. 여기 실린 논쟁들에는 '어떤 사람'이 한번씩 더 등장하여 논쟁을 심화하고 있따. 논쟁을 통해 한비자의 사유가 점점 깊이를 더해갔음을 엿볼 수 있다.

 

[난세]편은 전체가 권력에 대한 유가,묵가 대 법가의 논쟁을 담고 있다. 글은 먼저 법가의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인 신도의 권력 지상주의를 소개한 뒤, 그에 대한 유가 또는 묵가 논객의 반박을 상세히 소기해나다. 그런 뒤 다시 법가의 관점에서 논쟁을 정리개 심화시킨다.

   

41. 문변 (問辯)

 

전국시대의 명가에 대한 비판과 그에대한 군주의 통치술을 논한 것이다. '문변'이란 논변에 대해 묻는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 당시 전국시대에 유행하던 논변술이 왜 생겨났는지를 묻자, 한비자는 군주가 밝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한비자는 명가의 논변술을 군주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사악한 범죄로 취급했다.

 

42. 문전 (問田)

 

이 글의 제목인 '문전'은 글 첫머리에 나오는 "서거가 전구에게 묻다(徐渠問田)"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서거는 누구인지 알려져 있지 않고, 전구는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이다. 법치와 통치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눈변술 만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43. 정법 (定法)

 

이 글은 한비자가 그보다 앞선 법가의 선구자인 신불해(申不害)와 상앙(商軮)의 논리를 종합한 글이다. 신불해는군주의 통치술을 중시해 군주가 자기 내면의 감정과 지식을 감추고 신하를 대새야 신하의 내심을 파악해 제대로 부릴 수 있다고 주장했고,, 상앙은 냉혹한 법치를 강조했다. 한비자는 두 법가의 선구 학설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물음에 대해, 사람이 굶어도 죽고 엄청난 추위가 닥쳤을 때 옷을 입지 않아도 죽듯이, 군주는 통치술과 법치 두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 법가 학설의 종합을 시도하고 있다.

   

44. 설의 (說疑)

 

'의심스러운 일에 대한 풀이'라는 뜻이다. 군주가 어떻게 신하의 간사한 마음을 간파애 화근을 방지할 것인가를 논했다. 한비자는법가의 법치 만능주의를 앞세워 인의, 지혜, 현능을 강조하는 유가의 논리를 다시 반박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신하의 간악함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인데, 한비자는 "마음에서 간악함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 게 최상이고, 그 다음은 간악한 말을 금지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간악한 일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45. 궤사 (詭使)

 

'쓰임이 어긋난다'는 뜻이다. 군주가 사람을 쓰는 까닭은 그 사람을 통해 정치를 제대로 하기 위함인데, 한비자가 보기에 당시의 군주들은 실세 개혁에 쓸모 있는 인재를 버려두고 말만 앞세우는 유가나 명가 등 쓸모없는 이들을 대우하고 있어, 그 쓰임이 어긋난다고 한 것이다. 군주가 사람을 쓰는 원칙은 그 사람이 내세우는 주장과 신적이 일치해야 하는데, 군주가 이를 준엄하게 추궁하지 않으면 결국 신하들을 제어할 수 없게 되어 나라는 망하게 된다는 논리다.

  

46. 육반 (六反)

 

'이름과 실질이 서로 상반되는 것 여섯 가지에 관해 논한다'는 뜻이다. 가령 죽음과 어려움을 두려워하는 백성은 군주가 보기에 쓸모가 없는데, 당시 전국시대에는 이들을 경물중생(輕物重生)의 선비라 하여 높였다. 장자에는 이런 경물중생의 사상이 반영된 글이 실려 있따. 한비자는 제왕학의 관점에서 이를 비판한다. 글의 뒷부분은 주제와 걸맞지 않은 내용이 섞여 있다.

  

47. 팔설 (八說)

 

이 글에는 여덟 가지 부류의 인물에 관한 평가가 나온다. 옛 친구를 위하여 사사로이 은혜를 베푸는 사람, 공고의 재물을 이요해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사람, 공공의 재물을 이용해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사람, 군주의 녹봉을 가볍게 여기고 자신만을 중시하는 사람, 법을 어기더라도 사사로이 친애하는 이들을 돌보는 사람, 벼슬을 가볍게 여기고 벗과의 사귐을 더 중시하는 사람, 속세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사는 사람, 법령에 구애받지 않고 강직하게 사는 사람,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어 민심을 얻는 사람 등이 여덟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세속에서는 은혜롭고 의리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비자와 법가의 관점에서 보면 군주의 권력 강화에 해가 되는 인물들이다.

  

48. 팔경 (八經)

 

이 글은 임금이 지켜야 할 여덟 가지 원칙이나 규범을 논했다. 이익을 추구하고 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본성에 입각해 포상과 처벌을 통해 백성을 다스릴 것, 군주의 사사로운 지혜에 의지하지 말고 뭇사람들의 지혜를 모을 것, 혼란을 사전에 방지할 것, 말과 실적을 대조해 추궁할 것, 군주의 내면을 드러내어 보여주지 말 것, 신하들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살필 것, 신살필벌의 법을 따를 것, 군주의 권위를 신하와 나누지 말 것 등이 그것이다. 앞에서 나온 내용들과 중복된다

   

49. 오두 (五蠹)

 

'다섯 가지 좀 벌레'라는 뜻이다. [세난], [고분] 등과 더불어 한비자의 대표적인 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섯 좀 벌레란 유학자, 유세객, 협객, 군주의 측근, 장사치와 장인 등이다. 한비자는 이 다섯 부류의 사람들이란 나라를 다스리는 데 백해무익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이 가운데 특히 한비자가 공격하는 것은 유학자, 유세객, 협객 등이다. 수주대토의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우연히 나무 등걸에 부딪혀 죽은 토끼를 보고 또 그런 일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는 주장에 한비자의 현실주의적 역사의식이 담겨 있다.

  

50. 현학 (顯學)

 

'당대에 크게 드러나 있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한비자는 당시에 크게 드러나 있는 학문으로 유가와 묵가를 꼽는다. ''의 형식으로 쓴 글에서 그가 주로 공격과 논박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유가와 묵가의 학설들이었다. 한비자는 유가의 논리를 현실주의 역사관으로 논박하고, 묵가의 학설을 군주의 권력 지상주의 논리로 논박하며 이들 현학이란 쓸모없는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현학은 전국시대의 학설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51. 충효 (忠孝)

 

유가에서 중시하는 충효라는 덕목을 비판하면서 한비자 자신이 생각한 충성관과 효도관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충성과 효도라는 덕목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군신 관계보다 부자 관계의 인륜을 더 중시한 유가를 비판하며, 법가의 관점에서 군신 관계를 더 강조한다. 이 글은 문맥과 논지에서 다른 글과 분위기가 달라 한비자의 저작이 아니라는 위심을 받는다.

   

52. 인주 (人主)

 

'인주'란 사람의 주인, 곧 군주를 뜻한다. 이 글에서 한비자는 군주가 살마을 쓰는 요령에 대해 논하면서, 군주를 대신해 국권을 농단하는 권신들을 몰아내고 국가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법술지사의 중용을 추천하고 있다. 이 글은 앞에서 한비자가 되풀이해 강조했던 군주의 권력 지상주의와 법치주의 등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되풀이 하고 있다.

   

53. 칙령 (飭令)

 

'명령을 내릴 때 엄밀하게 잘 닦아서 내린다는 뜻'이다. 군주가 함부로 명령을 내리는 게 아니라 신중하고 엄밀하게 검토해야만 왔다갔다 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래야 군주의 명령과 법률 체계가 확립되고, 그에 따라 신하들도 명령이나 법망의 허점을 틈타려는 간악함 마음을 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상앙의 저서인 상군서 (商君書) 근령 (靳令) 편의 문장과 거의 일치해, 후대의 편찬자들이 상앙의 글을 잘못 끼워 넣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54. 심탁 (心度)

 

'마음을 헤아린다'라는 뜻이다. 군주가 백성을 다스를 때는 법률로써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글에서도 한비자는 인간이란 이로움을 추구하고 해로움을 피하려 하므로, 이해관계가 걸린 포상과 처벌로서 신하와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을 뒤풀이하고 있다. 근본을 다스리는 게 최상의 통치술이라는 관점 역시 되풀이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단편적인 문장이 편집되어 있는 글이다.

   

55. 제분 (制分)

 

'신분 질서의 나뉨을 제정한다'는 뜻이다. 군주의 법령과 명령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신하와 백성을 여러 가지 차등적인 질서로 나누고 질서와 체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글 역시 한비자의 주요 관점이 되풀이 서술되고 있다. 이 글의 논조와 문투가 다른 곳과 사뭇 달라서 한비자의 글이 아닐 것이라는 시비가 많이 일어났던 글이다. 그러나 신분 질서의 나뉨을 중시한 것은 한비자의 스승인 순자의 가르침이며, 글의 후반부에 나오는 연좌제도의 권장은 법가의 전통적 주장이므로 한비자의 글이 아니라고 확중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