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머리통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책, <틀 안에서 생각하기>
<틀 안에서 생각하기>-결과로 증명된 창의적 사고의 공식
나는 짬 날 때마다 부산 서면에 위치한 영광도서를 즐겨 찾는다. 갈수록 지역 서점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와중에도 영광도서는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향토 서점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그나마 규모가 있는 것은 1968년 문을 연 영광도서 뿐이다. 이름처럼 영광도서는 아직까지 부산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특히 영광도서 3층에 마련된 북 카페 '쥐뒤몌'는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여서 북 힐링(book healing)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그러나 영광도서 3층에 북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특히 다양한 장르의 신간도서들이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정겹다. 철지난 구닥다리 책 몇 권 꽂아놓은 무늬만 ‘북 카페’와는 차원이 다르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너무 늦게(11시?) 문을 연다는 점이다. 하여간 복잡한 서점 한 귀퉁이에 이처럼 아늑한 공간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여느 때처럼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다 책꽂이에 꽂힌 한 권의 책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표지색깔이 낯설고 특이해서 눈에 금방 들어오는 책, 연두색 표지에 파랑색 글씨체, 보시다시피 촌스러움 그대로다. 그런데 자꾸 보면 나름 신선하고 색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틀 안에서 생각하기>, 우선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제목만 봐서는 혁신이나 창의력과는 거리가 먼 ‘고정관념 집합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혁신과 창의력의 영감은 틀 밖이 아니라 틀 안에서 발현된다고 지적한다. 사실 우리는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면 으레 외부로 눈을 돌린다. 틀 밖에서, 외부에서, 상자 밖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책의 핵심은 ‘틀 안에서 생각하기’, 즉 주어진 환경 하에서, 지금 하는 일에서 전략을 도출하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혁신이란 묵은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바꿔 새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Innovation(혁신)'하면 “기존의 틀부터 깨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런데 자칭 세계적인 ‘혁신 전문가’인 저자들은 ‘틀 밖에서 생각하기’를 멈추고 ‘틀 안에서 생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마디로 혁신에 대한 우리의 기존 생각이나 정의를 단박에 일축한다. 그들은 “혁신은 패턴이나 공식이다”라며 “해답은 틀밖에 있지 않고 온갖 과제와 난관이 마구잡이로 섞여있는 틀 안에 숨어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성경에도 하늘 아래 새 것은 없다고 했다. 혁신이나 창조도 결국 그 씨앗은 모방에서 싹튼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모티브와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혁신의 아이콘 ‘아이팟’은 이동형 MP3 플레이어에서 진화된 것이고, 휴대폰은 전화기에서 발전된 것이다.
혁신과 창조는 단절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 연속적이다.
창의적 생각은 누구나 학습 가능한 기술이다.
혁신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 일정한 공식이다.
창의적 생각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학습가능한 공식이며,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미국 육상선수 딕 포스베리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높이뛰기 종목에서 자신이 창안한 배면뛰기 기술로 금메달을 딴다. 하늘을 바라보며 드러눕는 자세로 바를 넘은 이 기술은 '포스베리 플롭'이라 불리며 높이뛰기 대표 기술로 자리 잡는다. 전문가들은 포스베리가 기존의 틀 밖에서 전혀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이 기술은 기존 '가위뛰기'의 틀 안에서 창안된 것이었다.
(-49쪽 그림)
앞서 언급했던 아이팟 역시 MP3 제품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할 때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업체들은 너도나도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창을 장착해 소비자가 듣고 싶은 음악의 순서를 정하게 했다. 그러나 아이팟은 기계가 무작위로 음악을 재생하는 고전적인 '셔플' 기능만 남겼다. 라디오처럼 쉬지 않고 음악이 나오는 MP3에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음악의 즐거움을 다시 떠올렸고, 아이팟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전통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혁신과 창의를 특별한 규칙이나 패턴에 구속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혁신을 추구하려면 기존의 틀 밖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틀 안에서 생각하기>의 저자들은 이 같은 인식에 반론을 제기한다. 낯익은 세상 안에서 공식이라 불리는 것들을 사용할 때 더 많은 혁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창의적 결과물은 기존 음악의 구조 안에서 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틀 안'에서 '공식화'된 창작 방식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다. 책에서 언급된 여러 공식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는 것에 신뢰가 간다.
저자인 골든버그가 개발한 체계적 발명 사고(SIT, Systematic Inventive Thinkings)가 바탕을 이루고 있는 이 책은 독일, 스페인, 중국, 일본, 러시아, 이스라엘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아마존 비즈니스 분야 1위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저자인 보이드는 존슨앤드존슨, 네슬레 등에서 일했던 혁신 전문가다. SIT는 구 소련의 발명가 겐리히 알츠슐러의 TRIZ, 즉 ‘발명적 문제해결 이론’을 토대로 개발된 창의력 도구로, 현재 런던비즈니스스쿨, 와튼 비즈니스스쿨 등에서 가르치고 있는 유명한 혁신 기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세상을 변화시킬 10인’에 든 제이컵 골든버그와 세계적 혁신 전문가 드루 보이드가 쓴 <틀 안에서 생각하기>는 국내외 지식인들과 혁신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았다.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닫힌 세계’, 즉 손만 뻗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온갖 요소들이 널려 있는 제한된 세계에서 실마리가 나온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놀라움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는 ‘닫힌 세계’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흔히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면 ‘틀 밖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여겨왔다. 아무런 제약이나 구속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온갖 것들을 닥치는 대로 연상하고 때로는 전혀 엉뚱한 곳을 헤매고 돌아다니더라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유행처럼 도입했던 브레인스토밍이 대표적인 예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통념에 대해 정반대의 이론을 제시하며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해 흔히 쓰이는 브레인스토밍이 개인의 사고 흐름을 방해하고, 모두의 참여를 기대할 수 없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어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구속과 제한은 오히려 창의력을 증폭시킨다.(63쪽)
-닫힌 세계가 열린 세계보다 더 창의적 해법이 나온다.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 교수인 유영만, <생각사전>, <브리꼴레르>, <니체는 나체다>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본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서평을 남겼다.
당연과 물론, 원래 그런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상식과 타성, 습관과 고정관념에 물들어 살아간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은 생각의 물구나무를 서서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세상을 생각한다. 이 책은 틀 밖에서 생각해야 뜻밖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오히려 틀 안에서도 얼마든지 창의적인 발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고 오히려 해결책에서 문제를 찾으려는 이 책의 독특한 발상 자체가 호기심을 끈다. 혁신적인 기업이 되고 싶은가, 이 책에 단서가 숨어 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 책에 그 비법이 담겨 있다.
그리고 “왜 나는 저런 걸 생각하지 못했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 해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저자들은 지난 10년 간 세계적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혁신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업을 위한 혁신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 반면, 현재 진행 중인 혁신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혁신을 주도할 권력과 자원, 기술을 가진 이들조차 쉽게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불만을 가진다는 것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 도구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이 책에 대해 “유효성이 반복적으로 증명된 간단한 도구들을 학습하고 적용하는 것만으로 창의력이 번뜩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극찬했다.
전통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창의성이 일반적인 체계가 없으며 특별한 규칙이나 패턴(양상)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문에 독창적이고 혁신적이려면 ‘틀 밖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는 해법을 찾을 때까지 아무런 제약이나 구속도 느끼지 않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상상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프로세스와 전혀 상관없는 온갖 것들을 ‘닥치는 대로’ 연상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또 전혀 엉뚱한 곳을 헤매고 돌아다니는 것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확히 반대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자기에게 낯익은 세상 안에서(그렇다, 바로 ‘틀 안에서’) 우리가 템플릿template(이하 ‘공식’)이라고 부르는 것을 사용하여 생각하고 노력할 때 더 많은 혁신, 더 낫고 더 빠른 혁신을 이루어낸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17쪽
<틀 안에서 생각하기>는 직관과 거리가 멀다.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혁신적이 되려면 현재 자기가 있는 영역 밖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브레인스토밍이나 다른 방법들은 자기 자신을 닫혀 있는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고 무작위적인 자극을 가한다. 그러나 사실 이런 방법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당신을 내모는 셈이다. -31쪽
제한은 창의성을 방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창의성이 발현되도록 해준다. 모든 구속과 제한을 벗어던진다면 창의적인 사고 능력은 파괴되고 말 것이다. 무작위적인 과정들만으로는 때로 흥미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본질적인 놀라움이 아닌 일차적인 호기심만 낳을 뿐이다.”
-1장.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한 열쇠 중에서
핵심 제거 기법은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새로운 구성을 탐색하거나, 보다 혁신적인 접근을 하려 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어떤 제품이나 프로세스에서 한 부품이나 요소를 상상 속에서 제거한 뒤, 그 상태에서 나머지 부품들이나 요소들만으로도 충분히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것, 다시 말해 그것이 없으면 제품이 작동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일단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미친 짓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 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 기법이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2장.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 만들기 중에서
요소 분할 기법은 구조적 고착이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구조적 고착은 사람들이 어떤 사물이나 제도를 바라볼 때 지금까지 존재했던 전통적인 관점으로 그 대상을 파악하려는 심리적 편향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단일체’의 어떤 것으로 파악하며 그것들이 우리 눈에 익숙한 그 구조를 그대로 보유하길 기대한다. 그래서 그 익숙한 구조에서 벗어나는 어떤 것을 보면 당혹스러워하면서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3장. 나누어서 지배하기 중에서
다수화 기법 역시 다른 기법들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닫힌 세계 안에 있는 여러 요소들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에 두 가지를 하면 된다. 첫째, 여러 가지 요소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다음 이것을 (곱해서) 여러 개로 복제한다. 둘째, 복제된 각각의 요소를 조금씩 변형시켜 제각기 다르게 만든다. 이를 빨리 표현하면, 원래 요소를 복제하여(복사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추가로 하나씩 더 만들 때마다 이 새로운 것이 반드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특성 한두 가지를 갖추도록 하라는 말이다. 이렇게 하면 원래 제품이나 서비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조합이 생성되는데, 이것은 또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낳을 것이다. -4장. 더 많은 것으로 더 새로운 것 만들기 중에서
존슨앤드존슨에서 사용한 과제 통합 기법은 애플의 아이폰 앱 전략과 매우 비슷하다. 둘 다 기존에 있던 자원에 새로운 과제를 부과했다. 존슨앤드존슨은 환자들에게 수술을 받기만 하던 기존의 ‘과제’ 외에 간호사를 교육시키는 과제를 부과함으로써 기능적 고착의 장벽을 돌파하며, 존슨앤드존슨의 교육 훈련 프로그램의 질을 극적으로 혁신하고 개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5장. 늙은 개에게 새로운 재주 가르치기 중에서
속성 의존 기법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많은 제품이나 프로세스에서 몇몇 부품들이나 요소들 혹은 단계들이 다른 것들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하나가 변하면 다른 것도 따라서 변한다는 말이다.
-6장. 새 차원과 영리한 연결을 통해 발명하기 중에서
그리고 이 책은 5가지 방법론에 따라 세부적으로 설명을 추가했다.
제2장 핵심 제거-챕터의 제목은 ‘더 작은 것으로 더 많은 것 만들기’다. 84쪽 글사진제품이나 서비스에 당연히 있어야한다고 생각한 핵심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혁신을 이룰 수 있다. 헤드폰에서 귀 덮는 부문을 없애 이어폰을 만들었다. 또 저가 항공사는 기내 서비스, 좌석 구분과 배정 등 겉치례를 없애 여객 운송산업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인천에서 12시간 넘게 걸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루프트한자를 타면 기내서비스는 모두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의 차지다. 맞춤식 서비스는 차이가 있지만 분명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유럽에서는 스튜디어스가 3D업종으로 취급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에서 제주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해도 외국어 잘하고 젊디젊은 스튜디어스들이 서비스를 담당한다. 1시간 남짓 가는 국내선에 외국어 잘하고 미모를 겸비한 고연봉의 스튜디어스가 왜 필요한지 가끔 의문이 든다. 그래서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저가항공사들이다.
-완성품에서 부품 하나를 빼라.
-빼고, 빼고 또 빼라.(118쪽)
제3장 요소 분할-챕터의 제목은 ‘나누어서 지배하기’다. 138쪽 글사진제품과 서비스 구성 요소 중 분리할 수 있는 부품이나 요소가 있다. 프린터에서 잉크 카트리지를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잉크를 쉽게 공급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 사례다. 리모트 컨트롤러를 따로 만들어 가전제품의 편리성을 높이는가 하면 사용자 힘이나 체형에 맞게 무게를 조절할 수 있게 덤벨을 만든 것도 요소 분할의 성과다.
-낯익은 형태는 잊어라.
-요소분할 기법 세 가지(146쪽)
제4장 다수화-챕터의 제목은 ‘더 많은 것으로 더 새로운 것 만들기’다.
기존 제품을 조금 바꿔 해당 제품의 효용과 효능을 높이는 기법이 다수화다. 자전거 뒷바퀴 양쪽에 보조 바퀴를 붙인 어린이용 자전거나 텔레비전 화면 안에 2~3개 다른 화면이 나오게 하는 기술은 다수화를 적용한 혁신 기술이다
-같지만 조금 다른, 조금 다르지만 아주 새로운(199쪽)
제5장 과제통합-챕터의 제목은 ‘늙은 개에게 새 재주 가르치기’다. 기존 상식으론 합칠 수 없는 2개 이상 기능을 하나의 부품이나 제품에 합친 기법이 과제통합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추가된 얼굴 보습제나 냄새 잡는 양말이 대표 사례다.
제6장 속성의존-챕터의 제목은 새 차원과 영리한 연결을 통해 발명하기다. 2개 이상 속성이 긴밀히 묶여 하나가 변하면 다른 요소도 이에 따라 변하는 방법이 속성의존이다. 비 오는 양에 따라 와이퍼 작동 속도가 변하거나 자동차 주행 속도가 높아지면 오디오 음량이 높아지는 것이 대표 사례다.
독립된 이야기들 속에 흐르는 변하지 않는 주제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모든 것은 변하지만 변화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존F. 케네디
-가격과 시간의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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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에서,
자동차 정비공 카터 챔버스는 병원에서 우연히 억만 장자 에드워드 콜을 만난다. 둘 다 암 진단과 함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터였다. 두 사람은 똑같은 고통속에서 함께 치료를 받으며 친해진다. 카터는 역사학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던 가정적인 남자였다. 그러나 가난한 흑인인 데다 아이까지 딸리자 자신의 꿈을 접고 정비소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을 살았다. 한편 네 번 이혼한 경력이 있는 에드워드는 세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비싼 커피인 코피루왁을 마시는 게 유일한 취미다.
그리고 그가 또 좋아하는 소일거리는 비서를 괴롭히는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워드는 카터가 작성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 버킷리스트를 발견하고는 카터에게 그 목록에 들어있는 것들을 죽기 전에 다 해보라고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목록을 추가하여 함께 여행을 해준다면 여행 경비는 모두 자기가 대겠다고 제안한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선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피라미드에 오르고, 북극 상공을 날고, 파리의 샤토 드 라 쉐브도르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인도 타지마할을 찾아가 그것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중국 만리장성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또 아프리카 사파리로 사냥을 하러 간다.
그 사이 에드워드의 병세는 호전되었지만 카터의 병세는 점점 악화된다. 카터가 입원한 병원으로 에드워드가 찾아간다. 이 병문안 때 카터는 에드워드가 그토록 즐겨 마시던 코피루왁의 독특한 향기는 사향고양이가 먹고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들려주고 두 사람은 눈물이 나오도록 박장대소를 한다. 그리고 카터는 그 목록에 적힌 '눈물이 나오도록 실컷 웃기'에 두 줄을 그어 지운 뒤, 에드워드에게 혼자서 계속 목록 지우기를 해나가라고 당부한다. 카터는 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가지만, 수술은 성공하지 못했고 그는 수술실에서 숨을 거둔다. 카터의 장례식장에서 에드워드는 자기와 카터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카터가 살았던 마지막 설 달은 자기 인생에서 최고였다고 말한다. 정말, 영화처럼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명보험은 대부분 보험 가입자가 죽은 다음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도록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이 보험금이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계약 당사자인 본인에게 지급된다면 어떻겠는가?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지급할 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보험금으로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죽기 전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자신의 버킷리스트 목록을 하나씩 지울 수 있다.(314쪽)
저자들은 위 5가지 방법론으로 훈련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새 아이디어를 일상에서 창조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우리는 체계적이고 반복 가능한 접근법으로 혁신 작업을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적인 미래학자로 꼽히는 다니엘 핑크도 “유효성이 반복적으로 증명된 간단한 도구들을 학습하고 적용하는 것만으로 창의력이 번뜩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일한 것이 동일한 것에 동일한 관점에서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무모순 원리
8장-창의성은 훈련 가능하다.
-변화는 좋은 것이다. 당신이 먼저 시작하라.(388쪽)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성공회 주교의 묘비글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이 한계가 없었을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꾸었다
내가 성장하고 현명해질수록
나는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내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사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 해 보였다
내가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때
나는 필사적인 한가지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아아,아무도 변화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죽음의 자리에 누워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일 내가 자신을 먼저 변화 시켰더라면
그것이 거울이 되어 내가족을 변화 시켰을 텐데
그것의 영감과 용기로 부터
나는 내나라를 더 좋아지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누가 아는가
내가 세상까지도 변화시켰을지.
창의성은 훈련 가능하다.
혁신 기술을 개선하는 한 가지 방법은 혁신 기법들을 구사하는 과정을 시물레이션으로 상상해 보는 것이다.
"3,214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35개의 논문을 검토한 결과, 정신적인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즉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자기가 어떤 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과제 달성도의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들은 수많은 과제들을 대상으로 도출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평균을 내서 보면, 정신적인 훈련만으로도 실제 신체를 동원한 물리적인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의 3분의 2나 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칩 히스와 댄 히스는 <스틱>에서,
이외에도 마음속에 심상화(心想化)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사례는 많이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이기도 한 맥스웰 몰츠는 농구선수를 대상으로 50%의 선수는 실제로 자유투 연습을 하도록 하고, 나머지 50%의 선수는 자유연상법을 통한 연상훈련만으로 자유투 연습을 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상훈련을 받은 선수들이 더 높은 자유투 성공률을 나타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양궁선수들도 이러한 연상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스포츠 분야에서 뛰어난 선수들은 이미 연상훈련법을 스스로 익힌 사람들이다.
-변화는 좋은 것이다. 첫 번째 주자가 되어라.
사람은 변화를 부르짖고, 조직은 혁신을 부르짖는다.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경제는 혁신을 중심으로 발달한다.’는 슘페터(Schumpeter)의 말을 곱씹어보면, 혁신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의 근간이 되었다. 혁신은 기존의 틀을 깨야하고, 상자 밖에서 생각해야 하고, 프레임을 부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에 짱돌을 던진 사람이 있다. 혁신은 틀 안에서, 상자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통념을 뒤집어 엎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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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경우 회의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헉신’이다.
그런데 혁신의 어원 자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주의 깊게 보면 ‘가죽 혁(革)’에 새로울 ‘신(新)’ 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흔히들 ‘혁신’을 직역해서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가죽을 벗겨 낼 정도면 그 고통을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말만 들으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리가 하얗게 변한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혁’이라는 한자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가죽을 뜻하는 한자는 ‘혁’ 외에도 ‘피(皮)’도 있다. 혁과 피의 차이는 피는 짐승 가죽을 벗겨 낸 것이고, 혁은 짐승 가죽에서 털을 다듬고 없앤 것이라고 한다. 즉, 가죽을 뜻하는 ‘피’를 쓰지 않고, ‘혁’을 썼다 함은 이미 가공한 가죽을 더 새롭게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영어로 보면 혁신(innovation)은 ‘안에서 밖으로’를 뜻하는 ‘in’과 새롭다는 뜻의 ‘nova’가 결합한 것으로 이를 해석하면, 안에서 시작해서 새로워진다는 의미다. 즉 새롭다는 것을 바깥으로 드러난 현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속부터 시작해서 보이는 겉까지 달라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롭다고 모두 혁신인가. 그렇지 않다. 새로움이 가치창출과 연결될 때 진정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혁신을 “소비자들이 이제껏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기존 자원이 가진 잠재력을 더 높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혁신이고, 없던 것에서 혹은 아주 형편없던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가하는 것도 혁신이다. 결국 혁신은 가치창출 활동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읽고 깊이 읽기>에 올리는 한 권의 책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정해서 읽고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기까지 짧게는 2주일,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개중에는 하다하다 때려치우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본서에서 강조하는 혁신, 창의력, 그리고 성공..........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가능합니다. 그러니 자꾸 밖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월급 좀 많이 준다고 남의 직장을 기웃거릴 필요도 없습니다.Please! 지금 하는 일에서 꽃을 피우십시오.Please! 지금 있는 곳에서 꽃을 피우십시오.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사람들에게 목표나 희망을 물어보면 대부분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몸담고 있는 직장이 아닌 다른 직장에서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핑계입니다. 지금 하는 일과 지금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열과 성을 다하지 않고 적당히 하다 결과가 나쁠 것을 대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두려는 일종의 면피용이자 보험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