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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구-<김구 청문회> : 김구 백범일지의 90%는 조작이다

김부현(김중순) 2014. 8. 7. 12:02

백범일지 내용 90% 거짓이광수가 각색한 것

김상구 <김구 청문회> 출간백범 전문가 도진순 반박’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성역화된 인물은 아마도 백범 김구(18761949·사진)가 아닐까.

백범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대중들은 백범일지라는 자서전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공과(功過)’ 논란을 거쳐 환상이 상당 부분 깨어졌다. 그러나 백범은 보수·진보를 떠나 여전히 손댈 수 없는 신화그 자체다.

 

이러한 가운데 김구 청문회라는 다소 제목의 백범 관련 책이 나와 주목된다. 그 동안 김구의 정치적 한계에 대한 객관적 연구들은 있었지만, 대중적인 비판 도서는 처음이다. 저자인 김상구 씨는 시민운동가로서 이승만의 숨겨진 친일 행적출간 등 현대사 인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해왔다. 주요내용을 살펴보고, 백범 연구 권위자인 도진순(사학) 창원대 교수의 반박을 함께 싣는다.

 

김구 청문회(매직하우스)’는 기본적으로 백범일지를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저자는 자서전은 본래 과장될 수밖에 없다. 90% 이상 거짓으로 본다백범을 우상화하면서 백범일지의 내용이 모두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진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자는 우선 백범일지가 춘원 이광수(18921950)에 의해 각색된 것부터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한문식 표현을 사용한 도산일기등과 달리 백범일지는 출간되자마자 쉽고 간결한 문체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나중에 공개된 백범일지 친필본과 너무 차이가 많다. 단순 교열이나 윤문 정도가 아니라 재구성본이라고 해야 맞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의 교양서로 자리잡은 백범일지의 일등공신이 결국 친일파 춘원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지(逸志)’라는 표현도 지적한다. 저자는 “‘백범일지를 사전적으로 풀면 백범 자신의 훌륭하고 높은 지조를 쓴 기록물이 된다스스로 얼굴에 금칠을 하고 있으니 글을 쓴 의도와 진정성 여부에도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한 쓰치다 조스케(土田壞亮)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도 되짚는다. 이는 189639일 치하포나루에서 일본인 쓰치다를 죽인 사건으로 백범 김구의 업적을 꼽을 때 늘 첫머리에 등장한다. 저자는 당시 김구를 심문했던 내용과 언론에는 쓰치다가 일본인 혹은 일본상인으로 나오지만, 백범일지는 일본 육군 중위라고 해 마치 국모살해의 원수를 갚은 것으로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여전히 대다수 국민들은 일본군인으로 알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면 백범은 어떻게 우상이 되었을까. 책은 이에 대해 고 박정희 대통령이 민족의 영웅으로 김구를 선택한 공로가 크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김구의 아들 김신이 5·16군사정변에 일조함으로써 개인과 가족을 기득권에 진입시켰고, 김구를 진보·보수, ·야 경계에 상관없이 대다수 국민이 숭배하는 인물로 자리잡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책은 백범이 종교를 믿음이 아닌 보신의 수단으로 삼았던 점, 통일론자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이승만의 단독정부론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던 점 등을 예로 들어 김구 신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다저자는 이번 김구 청문회의 출간에 대해 학계는 불편해 할 것이고, 대중들은 상실감에 휩싸일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나 역시 피해자이다. 집필을 하며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과 사진 : <문화일보>, 201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