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평소 주택보급률보다 인구 천 명당 주택 수 통계가 중요하다고 강변하시는 데, 이유가 있을까요?
양적지표인 주택보급률은 더는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이죠. 부동산 관련 통계에서 여전히 귀족 대우를 받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에서는 쓰레기통에 들어간 지 오래죠. 이외에도 부동산 관련 통계는 부지기수예요. 일부 유용한 통계도 있지만 대부분은 표본 부족 등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 1998년 S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생들 평균 소득이 1억이라는 결과가 나왔 다. 그러나 그들 중 한두 명이 1,000억을 벌었다면, 다른 졸업생들 90%가 2,000만 원을 못 벌어도 평균 소득이 1억 원이라고 결론 내리는 게 통계다. - 5만 명이 사는 동네에 10가구를 방문하고 나서 다섯 집에 피아노가 있다고, 이 동네에 2만 5,000대의 피아노가 있다고 하는 게 통계다. - 1,000세대가 사는 아파트단지에서 2채가 30% 싼 가격으로 거래되면, 나머 지 998세대의 아파트값도 30% 하락했다고 하는 게 통계다. - P라는 도시에 10,000채의 아파트가 있는데 그중 200채만 표본으로 조사해 서 나온 결과를, P도시 전체 아파트 10,000채에 적용하는 게 통계다. |
2019년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5% 수준이었으나, 계속 줄어 2021년에는 102.2%인데요. 통계상으로는 이미 초과 공급상태지만 여전히 집이 부족합니다. 미분양이 생기는데 집이 부족하냐고 반문 할지 모르겠지만, 부족합니다. 외국의 주요국들이 주택보급률 통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통계의 허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주택 수에 고시원, 오피스텔, 쪽방, 기숙사와 같은 곳을 제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가구 수(2021년)는 404만6,800가구 인데요. 반면 주택 수는 381만1,900채 가량으로 약 23만 5천 채가 부족합니다. 통계대로라면 서울에는 집이 없어 잠잘 곳 없는 노숙자 23만5,000명이 거리를 떠돌고 있어야 하죠. 그러나 서울에 가보면, 23만5,000명이 잘 곳이 없어 떠돌아다니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오피스텔, 쪽방, 고시원, 기숙사 같은 곳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가구수에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빠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길거리에서 자는 것도 아닌데, 통계는 모두 집이 없어 길거리에서 자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을 모두 노숙자로 본다는 의미인데 말이 안 되는 소리죠. 경기도 안산시 반월동 어느 지역에 100가구에 100채의 주택이 있을 경우 외국인 가구가 5가구라면, 이들 5가구가 빠진 95가구가 가 구 수로 적용되어 주택보급률((100가구/95채)×100)상으로는 105.26% 가 되어 집이 대략 5채가 남는 것으로 나옵니다. 빈집이 없는데도 빈 집이 있는 것으로 잡히는 것이죠. 따라서 외국인 가구가 많은 동네는 남아도는 빈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게 되겠죠. 외국인 가구가 증가 하는 마당에 이런 통계를 왜 만들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주택의 질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허점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시골이나 도시 달동네에 낡고 오래된 집이 있다면 그 집에서 살기보다는 새로운 집으로 찾아 떠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주택보급률 이 100%라도 주택은 모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낡고 오래되어 물이 새는 집, 지붕이 부서지고 멸실되기 직전의 집은 사실상 사람이 거주하기 힘들어 집으로서의 효용가치가 없어 집이 아닌 것으로 봐야 하는데 통계에는 집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미분양 리스크 운운하지만, 사실 어느 정도의 초과공급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한 마을에 가구당 4명씩 2가구가 살 고 있다면 집이 2채 필요합니다. 그런데 1채만 공급하면 주택보급률 ((1채÷2가구)×100)은 50%가 되므로 1가구는 노숙을 해야 합니다. 그런 데 실제 가보면 주택보급률은 100%로 나옵니다. 길에서 잘 수는 없어 그 한 채에 가벽을 만들어 2가구가 몸을 부비며 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집을 3채 공급하면 주택보급률((3채÷2가구)×100)은 150% 가 됩니다.
따라서 1채는 비어 있어야 하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서 가 보면 나머지 1채에도 살고 있죠. 즉, 주택보급률상 집이 부족해도 길 거리에서 잠을 자지 않고, 집이 남아도 빈집으로 계속 있는 것이 아 니라 일정 시점이 되면 가구가 분화하여 계속 빈집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초과공급이 아니라면 주택보급률은 결국 100%로 맞춰지게 되죠.
주택과 관련한 유용한 통계도 있지만, 대부분 표본 자체가 적어 전체를 대변하기 어렵고, 표본의 다양성이 떨어져 획일화할 여지가 많습니다. 유용한 통계 역시 시대적 변화를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노력이 따라야 통계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통계로는 돈을 벌기가 어렵습니 다.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는 부족한 것이죠. -자료 : <꾼들의 재개발 재건축 투자급소 50>, 서문 출판사와의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