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를 보면, "배가 부른 늑대와 어린양" 이야기가 나온다.
먹이를 잔뜩 먹어 배가 부른 늑대와 어린양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어린양은 늑대가 무서워 꼼짝도 못하고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배가 부른 터라 굳이 어린양을 잡아먹을 생각이 없었던 늑대는 어린양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만일 자신에게 세 가지 진실을 말한다면 널 잡아먹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어린양은 "다시는 늑대를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늑대가 눈이 멀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늑대들이 모두 죽어 양들이 늑대를 만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늑대는 어린양의 말을 듣고는 잡아먹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과연 어린양처럼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만약 그 양이었다면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양들은 모두 늑대를 좋아합니다."
"늑대는 마음이 참 너그럽습니다."
"늑대는 절대 약자를 해치지 않습니다."라고.
우리는 철이 들수록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실을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바꾸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위 '아부'와 '충성심'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경우에 따라 사실대로 이야기 할 경우 철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면 아부가 된다. 아부는 순간적인 위기를 모면하는 데는 최고의 위장술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아부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에게 아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인 척' 하는 위장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