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언론스크랩

스펙 성형

김부현(김중순) 2012. 4. 17. 00:16

스펙 성형,

클릭수 올려주고…

시험 대신 쳐주고…

 

외국계 기업 인턴인 강민호(가명·26)씨는 얼마 전 회사로부터 유튜브에 올릴 회사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받고는 곧장 미국의 A사에 75만원을 보냈다. A사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조회수를 1만건씩 올려주는 데 29달러(약 3만2000원)를 받는 회사다. 강씨의 동영상은 이 업체에 부탁한 덕에 2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해 회사에서 화제가 됐다. 강씨는 "아직 한국에는 이런 업체가 없기 때문에 들킬 위험이 없을 것 같았다"며 "기업에서 창의력을 강조하는 스펙을 요구해도 빠져나갈 방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취업난 등으로 인해 자격증이나 성적증명서 등을 위조하는가 하면 자신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홍보 대행업체, 대리수강 알바생 등의 '스펙 성형'이 진화하고 있다. 경기도 A대 연극영화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수연(가명·30)씨는 이번 학기에 신청한 교양과목 모두를 수강 및 시험까지 대신 쳐서 학점은 A 이상 받는다는 조건으로 대리수강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이를 위해 정씨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300만원이란 거금을 들였다. 정씨는 "대리수강생이 교양과목을 맡아주면, 나는 전공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며 "유학을 가려면 좋은 학점이 필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알선해주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정씨처럼 자신과 비슷한 나이와 성별의 대리수강생을 구하려는 글이 일주일에 2∼3건씩 올라오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스펙 성형'의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한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은 물론 전 직원에 대한 학력조회를 자격 검증 전문 업체에 의뢰한 일도 있었다. 학력 및 평판 조회 서비스를 해주는 전문업체도 10여곳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도 은밀한 방법으로 스펙을 성형하는 데는 속수무책이다.

-<조선일보>, 20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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