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독서

템페스트 윌리엄스의 <사막사중주> 서곡

김부현(김중순) 2012. 7. 5. 14:06

땅. 바위. 사막.

나는 맨발로 모래 바위 위를 걷고 있다.

살이 살에 화답하며.

뜨겁다.

아주 뜨거워 바위는 굳은살 박힌 내 발바닥을 다 태워버리겠다고 으른다.

나는 걸음을 빠르게 해야 한다.

내가 딛는 곳에 마음을 기울이며.

왜냐면 내가 볼 수 있는 한 멀리, 남부 유타의 협곡 지역이 온갖 쪽으로 뻗어있기 때문이다.

어떤 나침반도 여기 내 방햐을 가리킬 수 없다.

오직 사랑하며 걷겠다는 서약만이 내 앞에 펼쳐진 무시무시한 광활함을 말해줄 뿐.

내가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갈망하는 것은 열정이다.

나는 그것이 제 뜻대로 하겠다고, 내 통제를 벗어나겠다고, 이름 붙일 수 없다고, 내 이성적인 자아를 넘어선다고 약속하기에 그것이 두렵다. 열정은 내 앞의 풍경처럼 빛깔을 지니고 있기에 난 그걸 갈망한다.

그건 창백하지 않다.

그건 밋밋하지 않다.

그건 가슴 뒤쪽까지 내보인다.

닳아서 맨들맨들한 바위를 온 사지로 기어오르고, 내 손과 발은 열기로 고동친다.

땀에 젖은 느낌, 푹 빠져들어 있는 느낌, 짐승처럼 꿈틀대는 내 몸에 깃들어 사는 느낌이 좋다.

-템페스트 윌리엄스의 <사막 사중주> 서곡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