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는 1527년 58세로 죽었다.
그가 죽은 지 5년이 지나서야 교황 클레멘스 7세에 의해 <군주론>이 출간됐다. 그러나 1559년 교황 파울루스 4세에 의해 당시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카톨릭교회의 눈에 거슬리는 대목이 많아 ‘악마의 사상’으로 낙인찍혀 금서가 되었다. 피터 본다넬라는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군주론>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군주론>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최초로 정치 지도자의 역할을 분석한 책
-최초로 정치를 윤리와 분리시킨 책
-최초로 정치에 무관심한 대중들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책
-최초로 외교관을 위한 규범이 담겨있는 실용적인 책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특히 신생 군주라면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들을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군주는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어겨야 하며, 자비심도 베풀지 말아야 하며 종교도 무시해야만 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주론>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즘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군주다. 대통령, 장관, CEO, 리더, 팀장, 개인 모두 군주다. 따라서 <군주론>은 인간의 본성, 조직의 성격, 리더십, 통치기술, 조직관리 등에 걸쳐 핵심사항들을 제시한 책이다.
이제<군주론>을 머리통 싸매고 정좌해서 읽지 말자.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고전이 아니다. 어렵게 번역한 책은 있지만 군주론 자체가 어려운 내용은 없다. 방바닥에 배깔고 몸도 마음도 좀 느슨하고 헐렁하게 하여 마치 만화책 보듯 읽을 수 있는 것이 <헐렁한 군주론>이다. 오늘은 제4장이다.
제4장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했던 다리우스 왕국은 왜 알렉산더가 죽은 후에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역사적으로 모든 공국들은 두 가지 상이한 방법으로 통치되어 왔다. 그 중 한 가지는 군주가 자신의 뜻에 따라 임명한 가신들의 보좌를 받아 통치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군주의 임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세습된 권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후들과 함께 통치하는 경우다. <군주론>4장
알렉산드 대왕은 단시간에 아시아의 패자가 되었다.
하지만 제대로 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죽고 만다. 역사를 거슬러보면 이럴 경우 알렉산드가 죽었으므로 국가 전체가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혼란에 빠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의 후계자들은 그 지역을 잘 관리했다. 이 경우 제후들은 자신들만의 영지와 백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백성들은 그를 주군으로 인식하여 자연스럽게 충성을 한다. 군주와 가신들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에서는 군주만큼 고귀하다고 인정받을 만한 자가 영토 내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군주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다리우스왕국은 오늘날 터키 역사의 산실이다. 터키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리아, 수메르, 히타이트 왕국’, 페르시아 국왕 키루스, 다리우스 국왕, 알렉산더 제국, 그리고 마이더스 왕, 크로에수스 등 역사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찬란한 역사의 주인공들이 바로 이 터키에서 발흥하였다. 아무튼 알렉산더가 다리우스를 정복한 후 미처 체제 안정을 꾀하기도 전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우스가 왜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정복자의 능력보다는 정복 국가에 대한 통치 방법 때문이라고 한다.
마키아벨리는 정복국가를 통치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역사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공국들은 두 가지 형태의 상이한 방법으로 통치되어 왔다. 그 중 한 가지는 군주가 자신의 뜻에 따라 임명한 가신들의 보좌를 받아 공국을 통치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군주의 임명에 의해서가 아닌 세습된 권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후들과 함께 통치하는 경우를 말한다.
깊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마키아벨리가 주장했던 16세기 군주제와 21세기의 대통령제가 얼마나 유사한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전자는 오늘날 대통령제와, 후자는 북한의 독재세습체제와 닮았다.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대통령제는 근자에 들어 여러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비판은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커지면 응당 각종 비리와 부패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예외 없이 비리에 연루된 것을 보더라도 권력의 크기는 비리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두 가지 통치형태의 당시 사례로 ‘투르크 왕국과 프랑스 왕’의 통치 유형을 들었다.
먼저 투르크 왕국은 온전히 한 명의 군주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그 외 인물들은 이른바 군주에게 봉사하는 각료에 불과하다. 따라서 군주는 왕국을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자신의 뜻에 따라 다양한 행정 관료들을 파견하고 이동시키고 교체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왕은 각자의 지역에서 백성들의 인정과 신뢰를 받는 세습 제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제후들은 세습된 특권을 지니고 있어 왕이라 할지라도 쉽게 그들을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의 국가를 고려해볼 때 투르크 왕국과 같은 국가는 정복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정복하게 되면 유지하는 것은 매우 쉽다. 반면 프랑스 왕과 같은 국가는 정복하기는 쉽지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해석은 명쾌하다.
먼저 투르크 왕국을 정복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정복하려는 자는 그 왕국을 통치하고 있는 자들로부터 원조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또한 통치자를 둘러싸고 있는 각료들이 반란을 일으켜 정복을 쉽게 해줄 가능성도 낮다. 이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이다. 즉 가신들이 모두 통치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여 그를 추종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타락시키기는 어렵다. 설령 그들을 타락시켰다 해도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추종자들을 결집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별다른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다.
따라서 투르크와 같은 국가를 공격하려는 자라면 누구라도 그들이 완벽하게 단결하여 대항할 것을 고려하여, 적군의 분열을 기대하기보다는 오직 자기 자신의 군사력만을 믿고 공격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전투에서 그들을 제압하여 군대를 재정비 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면 그 군주의 가문 외에는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 군주의 가문을 제거하고 난 후에는 누구도 백성들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두려워해야 할 세력은 전혀 없다. 그리고 점령자가 승리 이전에 그들 내부에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승리 이후에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 왕처럼 통치되고 있는 왕국의 경우 투르크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그 왕국의 제후들 중 일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의외로 쉽게 점령해 나갈 수 있다. 일부 불만을 품고 있는 세력과 변화를 갈망하는 세력은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후들은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왕국으로 진입하는 대문을 활짝 열어 줄 것이며 새로운 군주의 점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이다. 하지만 쉽게 점령한 대신 그곳을 유지하는 데 있어 새로운 군주를 도왔던 무리들과 그에 의해 진압된 무리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권력 다툼이 일어난다. 새로운 파벌과 우두머리가 되려는 제후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군주의 가문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한 양쪽 세력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도, 모두 제거해버릴 수도 없기 때문에 새로운 군주는 얼마 안 있어 그 지역을 다시 잃게 될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국가의 통치방법>
통치형태 |
운 영 방 식 |
역사적 사례 |
비 고 | ||
사 례 |
특 징 |
이 유 | |||
강력한군주제 |
한명의 군주가 가신들을 임명하여 통치 |
투르크 |
정복하기는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쉽다 |
반란 세력의 지원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 |
오늘날의 대통령제 |
독재세습체제 |
세습적인 권력을 물려받은 제후들과 통치 |
프랑스 |
정복하기는 쉽지만 유지하기가 어렵다 |
정복에 동조한 세력들의 반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
북한과 같은 독재 세습체제 |
기업의 M&A 경우에도 유사한 경우가 발생한다.
M&A는 하나의 규범이자 기회로 자리 잡았다. 쉽게 말하면 M&A는 이른바 점령군에게 경영권을 빼앗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간혹 중소기업들이 오랫동안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획득한 자신들의 핵심기술을 대기업들에게 빼앗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와 관련하여 전 서울대 융합대학원장 안철수 교수는 이른바 ‘동물농장'을 빗대어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이나 신생업체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맺게 되는 순간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후발 주자를 경계하고 양성 자체를 막는 동물원에서는 죽지 않을 만큼만 먹이를 주고, 도망치면 안락사 시켜 버린다. 그리고 죽기 전까지는 동물원 울타리를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을 동물원, 중소기업을 동물원 울타리에 갇힌 동물에 비유하여 사회적으로 커다란 경각심을 일으켰다.
채팅로봇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심심이’는 대학생이었던 중소기업 사장이 탄생시킨 서비스다.
‘심심이’는 일 년 매출이 40억 원에 달하는 KT의 효자상품으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4년 후 KT와의 제휴 사업이 끊겼고, ‘심심이’라는 상표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2003년 한 중소기업은 투 넘버 서비스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KT에 사업제안을 했지만 결렬되었고, 얼마 뒤 KT는 KT임원명의로 특허를 냈다. 제대로 된 사업을 펼쳐보지도 못한 중소기업 사장은 고스란히 특허를 빼앗겨버렸다.
그래서 한 중소기업 대표가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법’이라는 글이 화제다. 그는 “대기업과는 아예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변한다. 대기업과 거래해서 안 망한 중소기업이 없거나 성공한 중소기업을 찾기 어렵다. 합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다 빼앗기고 토사구팽 된다. 그렇게 자빠진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무엇을 하든지 간에 중소기업은 대기업 근처에 가지를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은 블랙 홀이다. 다 빨아들인다. 이윤, 기술, 인력, 간, 쓸개까지 다 빼간다. 대기업과는 멀면 멀수록 좋다.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주장한다. 물론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일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과 불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MRO시장에까지 진출하면서 영세 상인들은 물론 골목 상권까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 경기침체기에 들어선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는 이른바 ‘경제민주화’다. 사실 경제민주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존의 경제 질서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반칙과 특권으로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키지 않는 일부 대기업들 때문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MRO기업이란 각종 사무용품에서부터 공구, 문구류, 건설자재 같은 소모성 자재들을 구매 대행하는 업체다. 기존의 직거래 구조에 MRO업체가 끼어들면서 제조업체와 납품업체 모두 단가인하를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무리한 사업 확장은 대기업 사주들의 부의 상속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기업 MRO의 지분은 상당수가 계열사와 임원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행보는 끝이 없다. 공생과 상생은 공허한 메아리로만 다가온다. 대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앞으로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일본이 왜 메이지 유신 때 우리가 말하는 재벌들을 모두 해체시켰을까? 역사적으로 대기업이 많은 나라는 부강했지만 재벌이 많은 나라는 모두 망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은 별로 없고 재벌들만 증가한다. 재벌들은 이익이 남아 돌아 돈을 넣어둘 곳간을 추가로 짓고 있다. 국가도 국민도 대기업들이 돈 벌면 투자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는다는데 정부도 국민도 고민이 깊어진다.
좀 더 솔직해 지자.
우리나라 재벌들은 오롯이 그들 스스로의 능력으로 오늘의 재벌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초창기 어려운 시절 국가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통령후보자 TV토론에서 한 후보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삼성 이건희와 현대 정몽구가 있다.”
아무튼 과정이야 어찌됐던 M&A의 진정한 묘미는 ‘가장 잘하는 선수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일’에 있다.
간혹 기존 조직에 불만을 가진 몇 명을 포섭하여 M&A를 쉽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업은 결코 단순한 하나의 상품이 아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경우 대부분 기업을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산, 부채와 같은 재무제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성원들의 가치나 철학,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업경영은 물론 개인 역시 이 두 가지 형태를 잘 이용해야 한다.
연애를 할 때도 쉽게 정복했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정복하기는 어려웠지만 오랫동안 잘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철수와 영희는 연인관계다. 그런데 철수가 다른 이성인 영숙이와 눈이 맞았다. 영희도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좋게 말하면 헤어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내 애인을 내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다른 이성에게 빼앗긴 셈이다. 연애에도 서로 뺏고 뺏기는 M&A는 항상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업의 M&A에서 자산, 부채를 중요시하는 것처럼 연애에서도 상대의 자산, 부채를 따진다. 물론 자산이 많은데 인간성이나 가치관까지 부합한다면 금상첨화다.
이제 다리우스 왕국의 형태를 살펴보자.
다리우스의 경우는 투르크 왕국의 형태와 비슷하다. 앞에서 말한 이유 때문에 알렉산더 대왕은 전투를 통해 그 국가를 완벽하게 진압하여 빼앗았다. 승리를 거둔 후 다리우스 왕은 살해되었기 때문에 알렉산더는 앞서 언급한 이유들에 따라 다리우스 왕국을 확고하게 점령할 수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들이 단결되어 있어 그 지역을 쉽게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처럼 안정적으로 조직돼 있는 국가를 이처럼 쉽게 통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시 에스파냐와 프랑스 그리고 그리스에서 로마에 대한 반란이 자주 일어났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것들을 감안해 볼 때, 알렉산더 대왕이 아시아 지역을 수월하게 유지했던 반면, 피로스를 비롯한 다른 정복자들은 점령한 영토를 유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이든 지나치게 미화할 필요는 없다. 점령자의 능력이 탁월하거나 부족해서 이런 일들이 발생했다기보다 정복된 지역의 상황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적 관점에서 보면 대통령이나 CEO, 리더는 도덕을 강조하는 윤리교사가 아니다.
<권력의 경영>을 쓴 제프리 페퍼는 "탁월한 경영자가 되려면 먼저 유능한 정치가가 되어라"고 했다. 이제 정치는 종교, 기업, 사회, 경제, 문화 등과 같은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는 이제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은 국가를, 리더는 공동체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사명이다. 도덕론에 빠져 공동체가 망하게 한다면 리더가 아니다.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도덕과 윤리의 덕목은 공동체 가치에 입각한 경우와는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비도덕적이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키아벨리의 말대로 천성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 맞게 공동체의 선과 가치를 다르게 추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패한 곳이 정치요, 가장 썩은 곳이 정치라는 이야기가 있다. 군주론적 개념으로 보면 정치는 사회적 보편성을 벗어나 부패하고 썩을 수 밖에 없는 구석이 있다. 정치는 윤리와 구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도덕과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도덕군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자. 마키아벨리 역시도 도덕과 정치 사이에서 고민했던 인간이었다.
무덤에 있는 마키아벨리를 깨워 혼탁한 우리나라 정치를 맡기면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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