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헐렁한 군주론

인문학큐레이터의 <헐렁한 군주론>-햇볕이 쨍쨍할 때 우산을 준비하라

김부현(김중순) 2013. 11. 10. 20:11

햇볕이 쨍쨍할 때 건초를 말리기보다는 폭풍우에 대비하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로 유명한 카이사르Caesar는 서양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 정치가이자 군인이다.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이었으나, 그 조상들 중에는 유명한 정치가가 없었다.

기원전 49112일 아침, 8년 동안이나 계속된 갈리아 전쟁에서 갈리아를 평정하고 게르만족을 몰아내 지대한 공훈을 세운 로마의 영웅으로 칭송됐던 카이사르는 로마 본국과 키살피나 속주의 경계인 루비콘 강 앞에 도착한다. 그는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한동안 말없이 강가에 서 있었다. 그를 따르던 병사들도 말없이 총사령관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와 7년간 갈리아 전쟁을 함께 치른 제13군단 병사들이었다. 드디어 참모들에게 말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더 큰소리로 외친다.

나아가자! 신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우리의 명예를 더럽힌 적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렇게 해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일생일대의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인 루비콘 도강을 결행한다. 그가 루비콘 강을 건넌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라 원로원의 최후통첩 때문이었다.

그에 앞서 로마 원로원은 갈리아 총독 카이사르의 로마 소환을 골자로 한 원로원 최종 권고를 결의한 상태였다. 원로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재판도 받지 못하고 사형당할 운명에 직면한 것이다. 당시 원로원은 공화정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카이사르를 실각시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카이사르는 청년기였던 13살 때와 18살 때 두 번이나 피의 숙청을 두 눈으로 보았다. 피비린내 나는 내전과 혼란, 원한과 증오로 가득한 조국의 실상을 경험하면서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다듬게 되었다. 리더라면 짚신 장수, 우산 장수를 둔 어머니의 마음으로 항상 대비해야 한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리더가 내린 결정은 그 자신은 물론 그가 이끄는 조직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제든지 루비콘 강을 건널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함께 강을 건널 부하가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이다.

<손자병법>상하가 같은 욕심을 가지면 반드시 이긴다.”는 말처럼, 경영자와 직원이 단결하면 능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자신의 부족함은 덮어둔 채 직원 탓을 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런 직원을 채용한 사람이 리더 자신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인사는 만사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양날의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