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강원지역

그 섬에 들고 싶다, 춘천 중도

김부현(김중순) 2009. 10. 7. 15:46

 

현대사회에서는 시간을 많이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

우리는 시간을 벌기 위해 비싼 비행기와 KTX를 타고, 성능 좋은 자가용이나 컴퓨터를 산다.

남보다 빠르게 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다.

 

 

하지만 주변에 피어나는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이나 바람에 실려오는 라일락 향기는,

빠른 속도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그저 벽에 걸린 생명 없는 그림처럼 보여질 뿐이다.

차창으로 스치는 자연을 보고 즐길 여유가 없다.

 

 

푸른 호수와 화악산 줄기에 둘러 싸여 있는 섬...

춘천 중도에 들면 시간이 멈춰선 느낌이다.

TV속 추억의 영화에서처럼 어린 시절 우리를 열광시켰던 배우가 그 모습 그대로인 것처럼...

흑백사진 속에 남아있는 우리들 어릴적 모습 그대로처럼....

중도는 인공으로 덧칠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산직하고 있는 섬이다.

그래서 언제 찾아가도 늘 정겨운 섬이다.

 

 

일렁이는 물결이 수만 겹으로 가로막아도 유람선에 오르면 5분 거리...

은빛자작나무, 은사시나무가 즐비하게 자생하고 있고 푸른 잔디밭과 통나무집 펜션은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아님 혼자도,

편안한 휴식을 즐기기엔 그만이다.

선선한 가을날의 오후 의함호에 나와 커피한잔을 마셔보자.

살금살금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커피향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태양의 중력이 지구를 끌어들이듯 중도는 호수에서 피어나는 모든 물안개를 끌어들인다.

 

 

늦은 밤, 휘적휘적 호반을 걷다보면 검은 호수위에 비스듬히 걸려있는 초승달이 날카로운 비수를 품은 파수꾼처럼

유유히 중도를 지키고 있다.

신선한 숲과,

푸른 하늘,

젊은 시절 꿈을 가득 채워갈 수 있는 섬 중도가 있어 춘천은 축복받은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