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경영/변화-혁신

행복한 성적표

김부현(김중순) 2010. 2. 22. 11:45

미국 햄프셔대학 학생들은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다.

A,B,C로 학점을 매기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교수가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세심하게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적어준다. 학점이 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지 못하고, 오히려 노력을 방해한다는 것. 그래서 이 대학 학생들은 자신이 다른 친구보다 얼마나 점수가 높은지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얼마나 발전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공부한다. 그 결과 졸업생 대부분이 자신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학점이 없다는 것은 곧 배움에 한계가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세인트존스대학도 학생들에게 학점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100권의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4년간의 주된 교육과정인 이곳은 입학 여부도 수능 점수보다 학생들이 자신에 대해 쓴 에세이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 학생이 어떤 사람이고, 대학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잣대로 삼는 것이다. 입학한 학생들은 철학과 문학은 물론 수학, 과학 등 전 분야의 고전을 읽으면서 시야를 넓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깨닫는다. 앞으로 만들어 갈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도 모든 학생즐이 100권의 책을 필수로 읽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도 스스럼없이 생각을 나누며 내면을 깊고 넓게 다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수로 성적표를 채우는 것에 반기를 드는 선생님이 있다.

바로 서울 중랑중 김태훈 교사의 실험이다. 지난해 12월21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중랑중학교 2학년 2반 마지막 도덕 시간. 김태훈 선생님은 반 아이들 35명에게 나흘 동안 매일 3~4시간씩 공들여 작성한 특별한 성적표를 나눠줬다. 성적표를 받기 위해 교단으로 간 한 학생은 눈이 동그래졌다. ‘도덕과 행복한 성적표’라는 제목의 두 장짜리 A4 용지에는 그 학생이 지난 1년간 도덕시간에 수업했던 내용과 학습태도가 꼼꼼히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움의 목적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는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다."라고 말했다.

배움은 스스로 길을 만드는 창조의 과정이다.

점수로 등급화하는 아날로그적인 교육시스템은 개개인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디지털 교육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식을 전수하는 것보다는 지혜를로운 창의력을 갖게 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