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자료에 의하면, 충정아파트의 건축년도는 1932년, 1933년 또는 1937년에 지어졌다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림잡아도 여든 살을 훌쩍 넘긴 아파트다. 아파트에 관심이 있어 서울을 방문할 때 종종 들르는 곳이다. 푹푹 찌는 지난 여름,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를 빠져 나와 조금 걷다 보니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변 고층 빌딩들 사이로 빛바랜 연녹색 페인트를 머금은 낡디 낡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멀쩡한 아파트라도 보통 30년만 되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이 대세인 요즘, 여든 살이 넘은 아파트가 서울 한복판 대로변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랜 역사의 가치에 비해 가까이 다가가보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령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