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강원지역

설악산, 오색-대청봉-한계령

김부현(김중순) 2011. 7. 6. 07:24

  

 

 

새벽 4시 50분, 설악산 오색탐방지원센터....

어둠과 함께 대청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산행일정 : 오색-대청봉-중청-끝청-서북주능선-한계령

-소요시간 : 10시간(13km)

 

오색 계곡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장맛비 덕분이지요.

 

사실 오색-대청봉 코스는

대청봉을 가장 빨리 오를수 있는 지름길이지만

눈의 즐거움은 거의 없는 곳이지요.

탁트인 전망을 거의 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산행 내내 좀 답답하고 지루한 편이지요.

 

그래서 간간히 나타나는 조망이

무척이나 반갑고 아름답습니다.

진하게 땀을 빼고

시야가 트인 능선에 오릅니다.

아침 일출과 함께 멀리

주전골, 흘림골, 한계령의 암릉이

하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폭우로 인해 평소보다

계곡물이 요란스럽습니다.

오색-대청봉 구간은

굳이

많은 생수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이지요.

깨끗한 약수물 같은 계곡물이 있으니까요.

 

 

운무가 눈아래로 펼쳐지는 걸 보니

대청봉이 가까워지는 듯합니다.

나무와 풀의 모양만 봐도

고산의 정상임을 알 수 있지요.

 

 

대청봉을 500미터 앞두고 나타나는

동공이 확대되는 멋진 조망명소입니다.

가운데 중청대피소도 보입니다.

중청대피소까지는 가까워 보이지만

1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측이 대청봉이지요.

 

이제 대청봉 정상부근입니다.

천천히 오르면

오색-대청봉은 4시간 소요됩니다.

 

 

 

 

100미터 이상의 고봉들이

대청봉을 향해 절을 하는 듯 합니다.

 

 

대청봉을 오른게 아니라

마치 구름위에 오른 듯한 착각을 하게 합니다.

저 구름위를 걸을 수 있다면...

그는 손오공이겠지요.

 

 

대청봉 정상입니다.

휑합니다.

날벌레들과 햇살만이

대청봉 등정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정말이지

단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간 여러번 올랐지만,

대청봉이....

천하의 대청봉이 이렇게 조용하고

고즈넉하기까지 했던 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정상에서 본 설악의 풍광입니다.

먼저 공룡능선과 마등령....

 

천개의 돌불상 형상을 하고 있는

천불동 계곡...

멀리 울산바위와

우측으로 권금성도 보입니다.

 

화채능선, 권금성 방면...

 

중청대피소....

 

왼쪽은 끝청,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귀때기청봉....

 

 

 

 

정상에서 30분을 기다려 만난 첫 사람...

늠름한 총각....

군입대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챙겨보고자

대청봉을 올랐다는군요.

멋진 군생활... 기원합니다.

 

 

 

정상에서 30분을 머물다

한계령으로 하산합니다.

하산길,

중청대피소에서 본 대청봉입니다.

 

 

중청대피소를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끝청갈림길 이정표입니다.

여러번 오가던 길이었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한계령으로 향합니다.

 

끝청으로 가다가 뒤돌아본 중청대피소와 대청봉엔

여전히 오가는 이 없고

강한 햇살만 내리쬐고 있습니다.

정말 깔끔한 날씨...

너무 눈이 부셨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끝청까지는 1시간 남짓한 거리로,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만

시야는 좀 답답한 구간입니다.

......끝청전망대입니다.

바위 아래로 봉정암이 있습니다. 

 

용아장성...

 

귀때기청봉...

 

 

 

 

 

오색지구도 보입니다.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요.

서북주능선입니다.

 

 

서북주능선 구간은 고사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태백산, 지리산의 고사목에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닮은 형상의 바위를 만납니다.

 

 

중청에서 3시간 30분을 걸어

한계령, 귀때기청봉, 대청봉 이정표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제 한계령까지는 심한 내리막길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계령-삼거리이정표 구간은

오색-대청봉 구간처럼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이지요.

경사가 아주 심해 숨이 턱턱막히지요.

이제 한계령까지는 2.3km가 남았습니다.

 

 

 

땀흘리며 발걸음을 옮겼던 서북주능선입니다.

 

 

 

 

보고 또 봐도

서북주능선은 정말

장엄하고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최종목적지

한계령이 내려다 보입니다.

 

 

많은 땀방울과 눈부신 햇살과 함께

종착지 한계령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합니다.

"수고하쎴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관리인의

한 마디가 피로를 풀리게 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팔뚝 시계도 저와 함께 부지런히 걸어

새벽 04:50분에 오색에서 시작된 산행,

오후 02:45분 한계령에서종료됨을 알려 줍니다.

10시간이 소요되었네요.

한 눈 팔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고,

숨이 막히고 지칠때 쯤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바람과 대화하며,

돌멩이 하나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에 감사하며,

나를 찾아 천천히 홀로 걸었던 산행....

나를 찾기보다는 땀의 소중함을 깨달은 

........

그런 하루였습니다.

 

 

 

자신에게

"사는 게 왜 이 모양이지"라는

물음표가 찾아든다면

혼자

 설악에 발자국을 남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