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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의 재발견>-이덕임 옮김

김부현(김중순) 2012. 2. 22. 22:17

인생의 '성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만족스러운 직업, 재정적 안정, 행복한 가정, 건강한 신체, 좋은 친구, 열정을 좇는 자유…. 심리학자들은 인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개인적 특성 가운데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2가지 요소를 꼽는데, 바로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self-control)다.

 

 

1995~2005년 미국에서 행한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성적을 36가지의 개인적 성향과 비교 분석한 결과, 자기 절제야말로 그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성적을 예상할 수 있는 '유일한' 개인적 성향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뉴욕타임스에 과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존 티어니가 함께 펴낸 '의지력의 재발견'은 자기 절제와 '의지력(willpower)'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의지력은 우리 자신과 사회를 크고 작은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수천 명을 실험실 안팎에서 연구하며 학자들은 의지력과 관련해 다음 사항을 알게 됐다. 첫째, 우리에겐 사용함에 따라 소진되는 일정한 양의 의지력이 있다. 둘째, 우리는 모든 종류의 과제를 수행할 때 똑같은 양의 의지력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직장일, 다이어트, 운동, 가족과 좋은 유대 관계 등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기 절제 에너지가 각기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998년에 이뤄진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허기진 가운데 초콜릿 쿠키의 유혹을 참는 것과 해답이 없는 기하학 수수께끼를 푸는 것, 이 둘 다 하나의 에너지원에서 힘을 얻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점심에 디저트를 먹지 않기 위해 참다 보면, 직장 상사의 끔찍한 머리 모양을 칭찬할 수 있는 의지력이 소진되고 만다." 다른 실험에서는 육체적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은 의지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을 참기 위한 싸움에 마음을 전부 소진하기 때문이다.

 

 

자기 절제는 또한 포도당과 연관이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연구 결과 저혈당인 사람은 교통 위반, 들치기나 재산 파괴, 노출증이나 횡령, 방화, 배우자·아동 학대 같은 광범위한 위법행위로 재판을 받을 확률이 한층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 없이는 의지력도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침 식사를 든든히 하라는 오래된 충고는 유효하며,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는 더욱 중요하다. "점심을 먹고 4시간이 지난 후에는 상사와 논쟁하지 마라. 저녁을 먹기 바로 전에는 배우자와 심각한 문제로 다투지 마라."

 

 

의지력은 근육처럼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도 있다. 간단한 자세 교정 훈련도 도움이 된다. 생각날 때마다 똑바로 서고, 똑바로 앉는 훈련이다. 심리학 실험 결과, 2주일 동안 구부정한 습관을 극복함으로써 학생들은 자세와 상관없는 다른 과제도 더 잘해낼 수 있었다.

 

 

아이들 양육과 관련된 자료도 흥미롭다. 전통적으로 유럽계 미국인 가정의 관심사는 자녀의 '자존감(self-esteem)'을 고취하는 것이었다. 자녀들의 사회적 발전을 강조하고 '배우는 즐거움'과 '너무 애쓰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계 미국인 부모는 대부분 엄격한 규칙과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들을 단련시켰다. 이러한 자기 절제 위주의 양육 덕분에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의 자녀들은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였고,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25%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의지력의 재발견>, 로이 바우마이스터·존 티어니 지음, 이덕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