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헐렁한 군주론

인문학큐레이터의 <헐렁한 군주론>-군주론 요약 정리

김부현(김중순) 2013. 2. 21. 11:42

제1장 군주국의 종류와 획득 방법

인간에 대한 통치권을 가진 모든 국가는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이다. 1인 통치 지배체제인 군주국은 세습군주국과 신생군주국으로 나뉜다. 세습군주국은 통치자가 오랫동안 같은 가문으로 내려오는 군주국을 말하는 반면 신생군주국은 누군가가 새롭게 건국한 나라이거나 영토를 병합한 나라를 말한다. 영토를 병합한 국가의 경우 군주정과 공화정으로 나뉜다. 나아가 영토를 획득하는 방법도 다른 나라의 무력을 이용하는 방법과 자신의 무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나누어진다.

 

제2장 세습군주국

군주 가문의 통치에 익숙한 세습군주국은 신생군주국보다 더 쉽게 통치할 수 있다. 세습군주국은 선조들의 통치스타일에 따라 다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따라서 어지간히 근면하기만 하면, 어떤 의외의 아주 강력한 세력이 출현하여 그에게서 나라를 빼앗지 않는 한 그의 통치는 항상 안전하다.

 

제3장 복합군주국

군주국이 전적으로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니지만, 종래에 있던 군주국에 수족처럼 병합된 경우를 복합군주국이라 한다. 세습군주국과는 달리 신생군주국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신생군주는 백성들의 호의가 중요한 동시에 그곳을 다스려왔던 군주의 혈통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 또한 그들의 법을 바꾸지 않고 과도한 조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점령 지역에 정주하거나 차선책으로 무장병력을 주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은 식민통치에 비해 효과적이지 않다. 식민통치를 할 경우 다정하게 대해주던가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 버려야 한다.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4장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당한 다리우스 왕국은 왜 대왕이 죽은 후 후계자들에게 반역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군주국은 두 가지 형태로 통치된다. 하나는 한 명의 군주가 그의 가신들, 곧 그의 은덕과 선임에 의해 국정을 보좌하는 가신들의 도움을 받아 통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군주가 봉건 제후들과 함께 통치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군주만 죽여 버리면 점령하는 것은 간단하다. 후자의 경우 에는 나라를 점령해도 봉건 제후들의 반발을 살 확률이 높아 유지하기가 어렵다. 점령하기 쉬운 나라는 유지하기가 어렵고, 유지하기가 쉬운 나라는 점령하기가 어려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투르크왕국, 후자는 프랑스이다.

 

제5장 정복되기 이전에 나름대로 자신들의 법률을 지키며 살아오던 도시 혹은 군주국을 다스리는 방법

자신들의 법에 따라 자유롭게 사는 것에 익숙한 나라를 점령한 경우, 백성들은 쉽게 복종하지 않고 사사건건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이런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은 그 나라를 완전히 파괴시켜 멸망시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군주가 그곳에 가서 직접 거주하든지, 아니면 그들 자신의 법에 따라 예전처럼 계속 살게 내버려 두면서 공물을 바치게 하면서 소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과두정부체제로 통치하는 방법이다.

 

 

제6장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얻은 신생군주국

타인의 도움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새로운 국가를 세운 군주들은 하나같이 선인들의 행적을 따라하고 모방했다. 모세, 키루스, 로물루스, 테세우스, 스포르차 등과 같은 인물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회를 잘 포착함과 동시에 힘과 능력을 갖춘 덕분에 모두 나라를 세워 통치했다. 자신의 능력으로 군주가 된 인물들은 권력을 얻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권력을 얻으면 쉽게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신생국가를 세울 경우 기존 질서에 익숙한 사람들이 새로운 질서에 반발하거나 의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런 자들은 없애버리거나 따르지 않는 자들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력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제7장 타인의 힘과 호의로 얻은 신생군주국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나라를 세운 인물들과는 달리 타인의 호의로 나라를 얻은 자는 역량과 경험이 없어 쉽게 나라를 잃는다. 나라를 얻기는 쉽지만 유지하기가 어려운 경우다. 체사레 보르자는 아버지 알렉산더의 호의로 나라를 얻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나라는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런 병환으로 운이 나빠서 그런 것이지, 그의 역량은 충분했다. 그는 잔인했지만 혼란한 로마냐 지역의 질서를 바로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의 결정적인 패착은 교황 율리우스의 추기경 선출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제8장 사악한 방법으로 군주가 된 인물들

타인의 호의나 자신의 능력 이외의 방법으로 나라를 얻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사악한 방법을 동원하는 방법과 백성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통치자가 되는 것이다. 시라쿠스의 왕이었던 시칠리아 아가토클레스는 미천한 가문 출신으로 아주 방탕한 생활을 했지만 기백이 넘쳤기 때문에 군 사령관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그러자 원로원 의원들과 부자들을 모두 학살한 뒤 군주가 되었다. 이렇게 잔혹한 방법은 필요상 한 번은 행사했지만 중지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행하다 권력을 잃고 말았다. 사악한 음모로는 권력을 쟁취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가해행위는 한 번에, 은혜는 조금씩 음미하도록 자주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 가해행위는 단번에 끝나야 반감과 분노를 적게 느끼는 반면,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그 맛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제9장 시민형 군주국

일개 시민이 사악한 방법이나 폭력이 아닌 동료 시민들의 호의로 군주에 오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유형이 시민형 군주국이다. 군주정은 인민과 귀족이 대립하면서 생겨난다. 귀족이 득세하면 인민은 자신들의 대표자를 내세워 귀족에게 맞서고, 인민이 우세하면 귀족 역시 대표자를 내세워 인민에게 맞선다. 귀족들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은 인민들의 지지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숫자가 적은 귀족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은, 많은 인민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보다 쉽다. 하지만 인민의 지지만 믿고 준비를 게을리 하다가는 인민의 버림을 받고 파멸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인민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인민의 지지가 없는 군주는 권력이 위태롭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충성을 약속하고,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한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하면 순식간에 적으로 돌변한다. 군주라면 평화시의 충성맹세는 아첨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

제10장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군주국의 힘은 군주가 자신의 군대로 전쟁을 치를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군사력을 가졌는가, 아니면 전쟁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전력이어서 할 수 없이 성 안에서만 버텨야 하는 경우인가로 구분해 측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자의 경우는 안심해도 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성이 튼튼하고 민심이 하나로 모아져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현명하고 용기 있는 군주라면 인민들에게 고난이 오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적의 잔혹함에 대해서도 교묘하게 처리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잇다는 희망을 심어 둬야 한다.

 

 

제11장 교회형 군주국

교회형 군주국은 종교의 힘으로 유지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국가를 방어할 필요도 없고 인민들을 다스리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군주가 신경 쓰지 않아도 나라를 빼앗기지는 않는다. 이러한 국가는 인간의 마음으로 인지할 수 없는 초월적 권능에 의해 다스려지기 때문이다. 인민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군주를 배신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교황 알렉산더 6세 이후 비로소 로마 교회는 막강해졌다. 금전과 무력을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로마의 귀족들을 누르고 영토를 확장하여 위력을 크게 떨쳤다.

 

제12장 군대의 종류와 용병

모든 국가의 두 가지 토대는 좋은 법과 훌륭한 군대이다. 훌륭한 군대가 있어야만 좋은 법이 있을 수 있고, 좋은 법이 있어야 훌륭한 군대를 가질 수 있다. 군주는 훌륭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군, 용병, 지원군, 혼성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용병과 지원군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용병은 직업이 전쟁인지라 전쟁터에 나서기만 하면 전쟁을 질질 끈다. 탐관오리로 전락한 귀족들의 반대로 이탈리아는 국가안보를 자국군이 아닌 용병에게 의존했다. 이탈리아를 치욕의 땅으로 전락시키고 주위 열강들의 동네북으로 만든 장본인은 용병제 때문이다.

 

제13장 지원군, 혼성군, 자국군

지원군은 용병보다도 더 무익한 군대다. 심지어 다른 나라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나라를 점령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세 가지를 혼합한 혼성군의 경우 단순한 용병이나 원군보다는 훨씬 낫지만 자국군에 비하면 역시 형편없다. 자국군을 유지한 다윗이나 히에론 왕 등을 보면 자국군의 우수성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나라든 자신의 군대를 갖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나라를 방어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운명에 의존해야 한다. 자신의 무력에 근거하지 않은 권력처럼 취약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다.

 

제14장 군주는 군사 업무를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군주는 전쟁, 전술 및 훈련을 제외하고 그 밖의 신변잡기적인 생활에 젖어있다면 파멸한다. 군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방법으로는 훈련과 연구이다. 훈련은 군의 기강을 바로잡고 병사를 잘 훈련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신체 단련과 자연지형을 익히는 것이다. 연구는 두뇌로 하는 훈련을 말한다. 역사서를 읽고 위인들의 행적을 살펴 전략을 가다듬는 것이다. 따라서 군주는 평화 시에도 항상 준비를 하고 스스로를 단련시켜 예상치 못한 운명에도 견뎌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제15장 인간,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는 윤리적 공상과 엄연한 현실을 구별해야 한다. 즉 선하기만 해도 안 되고, 때때로 악인이 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너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는 선과 악의 양면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나라를 빼앗기는 수치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악덕 없이는 권력을 보존하기 어려운 때에는 그 악덕으로 인해서 악명을 떨치는 것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 미덕으로 보이는 일을 해도 파멸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고, 악덕을 행해도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제16장 관대함과 인색함

군주는 가능하다면 인민이 원하는 대로 재물을 많이 나눠주어 인심 좋고 관대하다는 평을 듣는 게 좋다. 하지만 그렇게 포퓰리즘에 젖어 되는대로 퍼주다가는 국고가 바닥나게 되고 결국 곤궁해져 경멸을 받게 된다. 관대하다는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재물을 나눠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세금을 걷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세금은 곧 인민들의 증오를 사게 된다. 경멸과 증오는 군주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아야 한다. 그저 인민들을 적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고 검소함으로 나라 살림을 튼튼하게 하면 나중에는 악평을 벗고 박수를 받게 된다.

 

제17장 잔혹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의 대상과 두려움의 대상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

군주는 누구나 잔혹하다는 평판 대신 인자하다는 평판을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민을 단결시키고,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려면 때로 잔인하다는 악평 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게다가 사랑과 두려움을 모두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게 훨씬 안전하다.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데다 기만에 능할 뿐만 아니라 이익에 눈이 어둡기 때문이다. 뻔뻔하고 사악한 인간들은 은혜를 베풀어도 원수로 갚는 경우가 많지만 공포감을 심어주면 두려워서 배신을 삼갈 것이다. 한니발은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존재였기에 부하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스키피오의 경우 너무 인자해서 부하들에게 과도한 자유를 부여한 나머지 반역을 꾀한 전례가 있다.

 

제18장 군주는 어디까지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군주가 싸움에서 이기려면 두 가지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하나는 법에 의한 것이고, 하나는 힘에 의한 것이다. 전자는 인간에게 적합한 것이고, 후자는 짐승에게 적합한 수단이다. 그러나 전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짐승의 수단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짐승의 수단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꾀'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질은 교묘하게 숨겨야 한다. 즉, 능숙한 기만자이자 위장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군주는 정직한 인격자일 필요는 없지만 '정직한 인격자인 것처럼 보일' 필요는 있다. 인민은 언제나 외양만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군주의 본모습을 알 수가 없다.

 

제19장 경멸과 증오를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군주는 백성의 미움과 경멸을 사지 않아야 한다. 군주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탐욕적이어서 백성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이런 짓만은 피해야 한다. 대다수의 백성들은 재산과 명예만 빼앗기지 않으면 복종해서 살기 때문이다. 또한 변덕이 심하고 우유부단하며, 결단력이 약하다는 모습을 절대 보여서는 안 된다. 미움을 받게 되면 백성들은 음모를 꾀하게 되지만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면 안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움 받는 역할은 남에게 떠넘기고 군주 자신은 은혜로운 일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귀족들의 야심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이 필요했는데 바로 고등법원이다. 하여튼 군주는 귀족을 존중해야 하지만 백성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

 

제20장 요새를 구축하는 등 군주가 흔히 하는 일들은 과연 유용한가?

신생군주는 반드시 백성을 무장시켜 자신의 우호세력으로 삼아야 한다. 만약 백성들을 무장해제 시키면 그들은 자신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불신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나라를 점령한 군주는, 병합을 도운 열성적인 지지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장을 해제시켜 반란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도시를 분열시켜 세력을 약화시킨 뒤 점령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분열시키면 외세의 개입을 불러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가 멸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롭게 군주가 된 자는, 초기에 자신을 반대하던 자를 등용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그 동안 군주와 함께 해 온 자는 열심히 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군주를 반대하던 자는 열심히 일해서 신뢰를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군주들은 요새를 세워서 유사시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새는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며 해가 되기도 하고 득이 되기도 한다. 요새를 믿는 것은 좋지만, 요새만 믿고 백성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비난 받기 마련이다.

 

제21장 군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군주가 명성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규모의 군사 작전을 수행하거나 비범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백성들이 군주를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중립을 지키기보다는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이 좋다. 어정쩡하게 중립을 지킬 경우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어 승자에 의해 파멸되기 십상이다. 먼저 자국보다 힘이 약한 두 나라가 싸울 경우 적극적인 어느 한 쪽 편을 들어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국보다 강한 나라들이 싸움을 할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동맹을 맺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를 통치하다 보면 끝없이 고난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지만 최대한 피해가 적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 또 재능 있는 자를 아끼고 백성들이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호의를 베풀어 친절함과 넉넉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군주의 위엄을 손상시킬 수 있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제22장 군주의 측근들

군주의 지혜는 측근을 선택하는 데서 나타난다. ‘인사가 곧 만사’인데 측근이 무능하다면 군주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만약 군주의 일보다 자기 일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측근은 신뢰할 수 없다. 하지만 군주는 측근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그를 우대하고 재부를 누리게 하며, 그를 가까이 두고 명예와 관직을 수여하여 측근들이 군주를 위해서만 일하게 해야 한다. 측근들이 자리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거나 재물이 부족하여 부정부패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제23장 아첨꾼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인간은 자기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군주 자신을 보호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아첨꾼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실을 듣더라도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이런 안이한 자세를 취하다가는 모든 아첨꾼들이 당신에게 입에 발린 좋은 말만 해 댈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라면 몇몇의 사람들에게만 자신에게 보고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그것도 군주 자신이 듣고 싶을 때만 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 이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신의 결단을 밀고 나갔다. 이처럼 현명한 조언자가 곁에 있는 군주는 군주 자신이 총명하기 때문이다.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도 군주의 능력이다.

 

제24장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왜 나라를 잃게 되었나?

이제까지 언급한 내용들을 잘 지키면 신생군주라도 세습군주처럼 권력기반이 견고해질 것이다. 반대로 세습군주라 하더라도 언급한 내용들을 충실히 실행하지 않을 경우 나라를 잃는 경우가 있다. 많은 이탈리아 군주들이 나라를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모두 군사적으로 취약했고, 백성들의 미움을 샀거나 그들의 힘을 이용해 귀족에게 맞서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라를 빼앗긴 군주는 운명을 탓해서는 안 된다. 준비를 게을리한 자신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운명과 남의 힘에 기대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쌓아야 한다.

 

제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세상일이란 운명과 신에 의해서 다스려지기 때문에 인간의 신중함으로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저 운명에만 맡기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사의 절반이 운명에 달려있다고 해도 나머지 절반은 우리의 손에 맡겨져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일을 운명 탓으로 돌린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는 운명이 바뀌면 금방 파멸하고 만다. 번영하거나 망하는 일도 여기에 기인한다. 만약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지 못하는 사람은 시대가 바뀌면 망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과감하거나 신중해야 하는데 대개 과감하게 나가는 편이 좋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라 대담한 자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26장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권고

지금 이탈리아는 주위 나라들의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 내부 상황은 절망적이고, 노예화되고, 혹사당하고, 분열되고, 지도자도 없고, 질서도 없고, 짓밟히고, 약탈당하고, 갈기갈기 찧기고 한 마디로 완전히 황폐한 상황에 처해 있다. 로렌초 데 메디치 가문이 앞장서지 않는 이상 이탈리아 땅에 희망은 없다. 오늘날의 이탈리아는 너무 절망적이라 누가 앞장서서 깃발만 내걸고 나아가면 모두가 따라나설 것이다. 바다는 갈라지고, 구름이 길을 지시하며, 물이 바위에서 솟아나오는 등 전하를 위한 희망의 미래를 예시해 주고 있다. 자국군을 구성하여 새로운 전투 방법을 연구한다면 군사력을 회복하고 능히 전쟁을 치를 수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의 개개인의 능력은 탁월하지만 단결심이 결여되어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지도자의 부재 탓이었다. 지금이 바로 이방인들에게 시달리는 이탈리아를 구원하고 해방할 절호의 기회이다. 불가피하게 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