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는 평화로운 시기에 백성들이 보여주었던 호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평화의 시기에는 모든 사람들이 몰려들어 누구나 충성을 약속하고, 실제로 죽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막상 역경에 처해 군주가 백성들의 힘을 필요로 할 경우가 닥치면 그런 백성들을 찾기가 어렵다. <군주론>9장
시민형 군주는 직접 통치하거나 관리를 통해서 국가를 통치하기 때문에 군주의 지윈은 자신의 관리로서 봉사하는 시민들의 선의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군주가 역경에 처할 때 인민들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복종을 거부함으로써 군주를 권좌에서 몰아내려고 한다. 게다가 군주는 역경에 처할 때 절대적인 권위를 확보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민들은 평소 관리들에게 복종하는데 익숙해 있어서, 역경의 시기에 군주에게 복종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신민들이 정부와 군주를 믿고 따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화를 잘 내는 리더 옆에는 아첨꾼이 득실거린다
역사를 보면, 항상 군주의 주위엔 충신보다 아첨꾼들이 득실거렸다. 이유는 하나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고하면 군주가 화를 버럭 내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다들 눈치만 살핀다. “누가 김 부장 자네더러 이런 거 하라고 했어!” 이 한마디를 던진 순간 부하의 진실은 스멀스멀 사라진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손자병법>엔 화를 잘 내는 장수 밑에 있는 병사들은 게으르다고 한다. 구태여 찾아서 하기보다는 시키는 일만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지런한 리더 밑에 있는 부하는 게으르기 마련이다.
미국의 관리학자인 피터(Peter)는 "나무통이 아무리 높아도 물을 담을 수 있는 높이는 그중 가장 짧은 나무토막까지다."라는 '나무통원리'를 주창했다. 여러 개의 나무 조각으로 이루어진 나무통은 물을 얼마나 담을 수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그리고 나무통에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을 결정하는 것은 그중 가장 긴 토막이 아니라 가장 짧은 토막이다.
이는 조직 관리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어떤 조직의 전체적인 수준은 가장 뛰어난 직원이나 분야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뒤처지는 직원이나 분야의 수준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무통이 아무리 커더라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른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바로 구성원 한 사람의 태도나 수준이 전체 조직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던 동물들의 세계에 전쟁이 일어났다.
사자가 총지휘관이 되었고 동물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동물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수군거렸다.
“당나귀는 멍텅구리라서 전쟁에 방해만 될 테니 돌아가는 게 낫지.”
“토끼 같은 겁쟁이가 어떻게 싸움을 한다고 온 거야! 한심하군.”
“개미는 힘이 약해 어디다 쓰겠어?”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적에게 금방 들통 나고 말걸.”
이때 총 지휘관인 사자가 호통을 쳤다.
“시끄럽다. 모두 조용히 해라!
당나귀는 입이 길어서 나팔수로 쓸 것이다.
그리고 토끼는 걸음이 빠르니 전령으로 쓸 것이며, 개미는 작아서 눈에 안 띄니 적진에 게릴라로 파견할 것이고, 코끼리는 힘이 세니 전쟁 물자를 운반하는 일을 할 것이다.”
긍정보다는 부정을, 장점보다는 단점을 찾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우화다. 직장에서도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자기 손으로 뽑은 직원들을 향해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채용할 때는 장점만 보다가 채용 후에는 단점만 보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적재적소의 인사가 확립되지 않으면 결국 능력 있던 직원들도 아첨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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