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만1구역은 부산 유일의 NewStay(뉴스테이)연계형 재개발사업장이다.
원래 부산에서 뉴스테이연계형 재개발로 지정받았던 곳은 감만1구역을 비롯하여 우암1구역, 우암2구역, 감천2구역 모두 4곳이었다. 그러나 3곳은 부동산 급등기에 뉴스테이를 취소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사실 뉴스테이는 박근혜 정부의 걸작이었다. 공공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공공주택 건설은 모든 정권의 주택정책에서 최우선 순위였지만 늘 공염불이 되었다.
그동안 공공주택 부족을 메꾼 것은 민간주택이었다. 우리나라 전세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 역시 정부가 아니라 다주택자들이다. 부동산시장 상승과 침체 관계없이 다주택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간 정부와 다주택자들의 싸움은 늘 다주택자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부동산 관련 세금완화, 정부정책의 최대수혜자는 1주택자가 아니라 다주택자들이다. 공공주택이 부족하다보니 다주택자들이 득세하게 된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박근혜 정부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것이 중산층을 위한 NewStay였다.
정부 입장에서 뉴스테이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묘수였다. 뉴스테이를 연계한 재개발은 용적률을 대폭 상향해 공급을 늘리고, 용적률 증가분만큼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임대사업자가 8년 장기임대주택(인근 시세의 80~90% 수준)으로 전환하는 구조였다. 물론 8년이 끝나면 분양을 할 수 있고 분양금액은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결과적으로 뉴스테이는 공공주택의 부족분을 정부가 나서지 않고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부동산 상승장이 되자 뉴스테이 사업장들이 뉴스테이를 취소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한 것이다. 우암2구역도 뉴스테이에서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우암2구역은 2019년 9월 착공하여 2020년 7월 공정률 12.8%에서 공사가 중단되었고, 2022년 2월 뉴스테이에서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시공사를 두산건설로 교체했다. 두산건설은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라는 그럴듯한 네이밍을 내세워 2023년 3월 27일부터 분양에 나섰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부산의 부동산시장 상황으로 볼 때 분양시기를 늦추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암2구역, 3월 일반분양 성공할까? (tistory.com)
우암2구역, 3월 일반분양 성공할까?
우암2구역, 3월 분양한다고? 성공할까? -시공사 : 두산건설 -브랜드 :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총세대수 : 3048세대(조합원 1015세대, 일반분양 2033세대), 지하5층~지상 최고 34층, 29개동 -일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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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2구역의 특공과 1순위 청약결과는 참담했다. 내 예상과 큰 차이가 없었다. 브랜드만 믿고 호기롭게 분양에 나섰지만 KO패 한 것이다. 그나마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도 정당계약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암2구역이 일반분양으로 전환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뉴스테이로 그냥 진행했더라면.... 결국은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주사위는 던져졌고, 미분양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조합원들이 져야 한다. 감천, 우암, 감만을 보라. 공통적으로 바다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사람들이 주거지로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는 곳이 아니다. 앞다투어 살고 싶어하는 동네가 아니다. 동네 이름 자체가 알게 모르게 오랫동안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온 것이다. 입지 그 너머의 동네 리스크, 심리적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부산 4곳의 뉴스테이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 감만1구역이다.
감만1구역은 9,092세대라는 전국 최대규모의 재개발 사업장이다. 조합원은 2,300여명이고 시공사는 동부+대우건설이다. 2023년 4월부터 이주가 예정되어 사업이 많이 진행된 곳이지만 여전히 일반분양추진위원회, 즉 비대위는 일반분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만1구역은 뉴스테이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동안 사업지체 기간이 너무 길었고, 부동산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동네 특성상 수천 세대의 일반분양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전환시 긍정적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으로 전환하여 미분양시 우암2구역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감만1구역 정비구역지정일은 2007년이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구역지정되었는데 아직도 일반분양하자, 뉴스테이 하자 하고 있으니.... 다른 구역은 벌써 입주하고도 남을 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관리처분이 난지도 2년이 지났는데 아직 이주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언제 입주할 수 있을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 정상적으로 사업속도를 내도 5~6년은 있어야 입주가 가능할텐데 말이다.
감만1구역이 현재대로 뉴스테이로 진행되면 조합원 2300여 세대, 공공임대 500세대를 제외한 6300여 세대의 아파트를 한국토지신탁이 주관해 설립하고 토지 또한 임대사업자인 한국토지신탁이 일괄 매입하여 임대사업자가 8년 장기임대사업을 하게 된다.
물론 뉴스테이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줄 수도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감만1구역 일반분양추진위원회(비대위)의 주장을 보면, 조합에서 임대사업자에 평당 1040만원에 매각하는데 주위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이 가격은 감만1구역과 500m 거리에 있는 25년 이상 된 300세대 규모 구축아파트와 비슷한 시세라는 것이다.
일반분양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감만1구역과 직선거리 약 700m에 위치한 2018년 6월에 준공한 아파트 시세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평당 2200만~2400만원에 달한다. 감만1구역의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평당 1040만원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대연동과 감만동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평당 1040만원에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이 돌아갈 우려가 있어 보인다.
또한 임대사업자의 투자금이 투입되는 시점은 이주 및 철거가 끝난 후 착공시점이므로 매각가격이 협의가 이뤄지고 최소 3~4년 후의 일이 된다는 것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평당 1040만원은 3~4년 후의 가격이니까 너무 낮은 가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임대사업자가 3~4년간 어떤 투자금도 투입하지 않고 결국에는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는 불합리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대위는 감만1구역의 경우, 인근 시세의 80% 가격으로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는 정책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근 시세의 45%의 가격으로 계약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제2의 대장동 사태로 변질될 우려도 있어 보인다. 부산판 대장동 사태가 되지 않아야 한다. 비대위의 주장대로라면 임대사업자의 수익은 대장동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은 공공사업인데 수익이 발생하면 임대사업자가 아니라 조합원이나 임차인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바람직하다.
감만1구역의 해결책은 두 가지다.
1. 뉴스테이로 사업을 진행한다.
2.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감만1구역의 최대리스크는 일반분양이냐, 뉴스테이냐가 아니다. 입지가 좋으냐, 나쁘냐도 아니다. 바로 사업속도다. 관리처분이 나면 리스크가 사라져 프리미엄이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탓이라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렇지 않다. 관심을 가지던 투자자들도 툭하면 사업이 지연되자 사업진행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하나 둘씩 떠나기 때문이다. 산으로 갔던 배가 빨리 바다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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