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재개발 특강

131. 재개발 재건축 진행단계별 투자 전략

김부현(김중순) 2024. 7. 22. 09:33

사업절차를 알아야 매수타이밍을 잡을 수 있고, 사업내용을 알아야 매도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도시정비법>에 정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사업의 각 단계를 순서대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절차를 뛰어넘거나 생략할 수 없는 것이다.

일반적인 절차는 크게 사업준비, 사업시행, 관리처분 그리고 사업완료의 4단계로 구분하는데, 먼저 사업준비 단계는 정비기본계획 수립 및 정비예정구역 지정, 안전진단(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단, 부산시의 경우 재개발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전에 사전타당성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시행 단계는 추진위원회설립부터 조합설립인가,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까지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고 관리처분단계는 조합원 분양신청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완료 단계는 이주 및 철거에서부터 착공, 일반분양계약, 준공 및 입주와 소유권이전고시 및 조합청산까지를 말한다. 먼저 재개발사업 절차는 “정-추-조-사-관”(부산시, 사-추-조-사-관) 이다. 정비구역 지정(부산시, 사전타당성 통과), 추진위원회,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및 관리처분인가 단계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반면 재건축사업은 “안-추-조-사-관”이다. 안전진단, 추진위원회,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그리고 관리처분인가다. 이 중에서도 재개발·재건축에서 공히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단계는 “조-사-관”, 즉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단계다.

재개발사업 절차에서 부산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2020년 9월 14일 이후부터는 정비구역 지정 전에 사전타당성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절차 중 재개발과 재건축이 다른 부분은 재건축의 경우 정비구역 지정 전에 안전진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단독주택 재건축의 경우에는 안전진단 절차가 필요 없다. 안전진단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출발 자체가 되지 않는다. 안전진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서 Q43을 참조하면 된다. 재개발은 여러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장기사업이다. 따라서 단 계별로 투자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여러 절차 중 ‘조-사-관’ 무렵에 사고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2년 전 불장 시절부터 선진입 투자가 유행이 되었다. 즉 단계를 세분화하여 단계마다 사고파는 단타 시장이 형성된 것이 다. <표>는 재개발구역 사업추진 단계별 단타매매 타이밍을 나타낸 것이다

 

1의 시기는 대부분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진입하는 시기이다. 재개발사업이 출발도 하지 않은 예정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재수 없으면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어 노후도나 주민들의 사업추진 의지 등을 확인하고 매수할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토지나 도로가 유리할 수 있고 나아가 지분쪼개기도 가능한 시기다. 그러나 비례율이 나오기 전이므로 별도의 사업성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 본서 Q15에 기술되어 있는 세대수증가율로 사업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2의 시기는 정비구역이 지정되어 사업이 시작되는 출발점이어서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 전세가 들어있는 빌라나 아파트가 실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므로 유리한 동시에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은 높게 형성된다. 그러나 사업지연에 대한 리스크 헷지 차원 에서 출구전략을 쉽게 세울 수 있다. 지분쪼개기한 물건 역시 실투 자금이 적게 들지만, 사업지연이나 사업이 무산될 경우 빠져나오기 가 어렵다.

조합설립인가가 난 3의 시기는 중위험-중수익(Middle Risk-Middle Return)을 추구하는 실속파 투자자들이 진입하는 시기다. 조합설립인가는 전체 사업절차 중 조합원동의율이 가장 높은 단계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조합의 업무체계도 잡히고 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가 돋는다. 예정지나 구역지정 무렵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1차적으로 단타로 빠져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재개발 투자를 처음 하는 부린이라면 욕심내지 말고 적어도 조합설립인가가 난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첫 투자는 수익성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 주택이나 빌라 등 입주권이 나오는 물건에 프리미엄을 고려하여 진입할 수 있고, 뚜껑매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기인데 뚜껑은 감정평가가 낮게 나오지만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높다. 임장을 통해 조합원들의 사업추진 의지를 확인하고 비례율을 통해 사업성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비례율이 높아지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조합원 대비 일반분양이 많은 경우다.

조합설립이 되면 통상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곧장 4의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다. 여러 단계 중 조합설립에서 시공사 선정까지의 기간이 가장 짧은 편이다. 1군 건설사라면 사업성이 양호한 수준이라 고 봐도 무방하고, 1군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가치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는 시기다.

5의 시기는 사업시행인가 무렵을 말하는데 사업시행인가는 전체 절차 중 가장 중요한 단계여서 현수막과 플래카드가 가장 많이 붙는다. 그리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사업이 무산되지 않고 끝까지 간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사업무산율이 낮다. 감정평가기준일이 될 뿐만 아니라 조합원분양신청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한다. 또 사업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시기여서 조감도로 동 배치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조망에 대한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사업시행인가가 나고 감정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가 사업에 대한 리스크 도 어느 정도 해소되어 매도매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점이다. 비대위는 단계와 관계없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사업시행인가 무렵이면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핵심 내용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앞으로의 사업추진 속도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감정평가가 나오는 6의 시기에는 원조합원들의 '실망매물'이 나 오는 시기여서 투자자라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감정평가액이  낮게 나와 감정평가가 나오기 전 매매시세보다 턱없이 낮아 이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매물로 던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가격이 회복된다는 데 있다. 과소토지, 뚜껑 등의 인기가 높아지는 시기이 다. 따라서 고위험을 싫어하는 투자자라면 이 시기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초기진입보다 수익은 낮아도 리스크가 적다.

재개발사업의 하이라이트이자 투자의 마지막 타이밍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인 7의 시기다. 저위험-저수익(Low Risk-Low Return)을 추구하는 보수적, 안정적 투자자들이 진입하는 시기다. 이주하고 철거한 뒤 아파트를 지으면 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시기가 실수요자 시장이 었지만, 죽도록 리스크를 싫어하는 투자자들이 진입하기도 한다. 특 히, 입지가 좋지 않거나 비대위 활동이 활발한 사업장일수록 리스크 헷지를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이 타이밍에 진입한다.

이제 단타는 주식시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부동산에도 단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재개발의 경우 사업 기간이 길고 리스크 도 높아 매수매도 타이밍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초창기에 사서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면 수익률은 높지만, 올바른 투자라 할 수 없고 자금도 오래 묶여 다른 투자 기회 를 놓치게 된다. 많은 투자자가 매수 타이밍은 잘 잡는 데 반해 매도 타이밍은 등한시하곤 한다. 언제 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파느냐이다. 아파트 천국인 나라에서 재개발만큼 좋은 투자가 있겠는가.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대한민국이다. 거의 병적이자 집착 수준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현실이 그런걸. 현실을 인정하자. 지금 새 아파트를 사면 10년 뒤엔 헌 아파트가 되지만 지금 헌 아파트를 사면 10년 뒤 새 아파트 되고 돈도 번다. 헌 집 주고 새집 받는 재개발은 최고의 투자처이자 내 집 마련의 기회다. 

-자료 : <꾼들의 재개발재건축 투자급소 50>, p.15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