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재개발 특강

193. 해임총회 발의 직후 ‘맞불’ 임시총회 개최 금지(부산지방법원, 2025.10.31.)

김부현 2025. 12. 1. 10:24

<판결 요지>


해임총회 발의 직후 ‘맞불’ 성격의 임시총회는 개최할 수 없다.
해임총회를 방해할 의도가 명백하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재개발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이 조합장이나 조합임원을 해임하기 위해 총회를 개최하면, 조합장은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임시총회 개최로 맞대응을 해 온 경우가 많았다. 해임총회를 방해하고 훼방 놓는게 뻔하지만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어 조합장이 이를 악용하곤 했다. 이에 대해 법원이 분명하게 정리를 한 셈이다. 

이를 정리한 신문기사(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2025.11.27.)를 참조해 보자. 부산지방법원 제14민사부(재판장 신헌기 판사)는 2025년 10월 31일 부산의 A재개발 구역 조합원이 제기한 ‘임시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에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A재개발 구역 내 채권자들은 발의자 공동대표로 2025년 10월 19일 오후 6시 30분 조합임원 해임의 건, 조합임원 직무정지의 건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 개최를 공고했다. 총회는 다음 달인 11월 3일 오후 6시 30분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자 A구역 조합장은 같은 날인 10월 19일 오후 8시 조합정관 변경의 건 등에 대한 의결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했다. 총회 역시 다음 달인 11월 3일 오후 6시에 개최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채권자들은 “해임총회의 소집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이상 조합장에게는 해임총회를 방해할 여지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인접한 일시에 별도의 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다”며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된 것으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소를 제기했다.

특히 조합장이 소집한 총회에서 다뤄질 조합정관 변경의 건에 대해서도 채권자들은 중대한 실제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안건의 ‘조합임원 해임의 경우 서면결의서에 인감을 날인하고 3개월 이내 발급한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하며,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서면결의서는 효력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재판부는 이런 채권자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이 사건 임시총회가 소집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된 것으로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다고 봤다.

먼저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을 예로 들며 “법원이 소수 조합원에게 총회 소집을 허가하는 결정을 하게 되면 소수 조합원이 조합의 기관의 지위에서 총회를 소집할 권한을 갖게 된다”며 “조합장이라도 소수 조합원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집한 임시총회의 기일과 같은 기일에 다른 임시총회를 소집할 권한은 없게 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총회 소집에 관한 허가가 있음에도 조합장이 같은 기일에 다른 임시총회를 소집해 개최한다면 그 총회는 소집권한 없는 자의 소집으로 개최된 총회로서 하자 있는 총회가 되는 것”이라며 “소수 조합원이 관련 법령 및 조합 정관에 따라 임원의 해임을 위한 총회 소집을 발의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르면 조합장이 총회의 소집권자이고 임원 해임을 위해 조합원 1/10 이상의 발의로 소집된 총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대표발의자가 조합장의 소집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조합장은 소수 조합원들에 의해 소집된 해임총회와 같은 일시 또는 예정된 해임총회를 방해할 여지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인접한 일시에 별도의 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못박았다.

법원은 이 총회가 그대로 개최될 경우 조합원들이 해임총회에 출석·발언·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법원은 “둘 중 하나의 총회에 참석하는 조합원이 다른 총회에 참석해 출석·발언·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조합원들의 임원 해임총회 소집요구권 및 채권자들의 해임총회 소집·진행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