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중부지역

아차산, 용마산 봄나들이

김부현(김중순) 2009. 4. 13. 11:42

2009.4.12. 치열함과 휴식의 경계지점, 일요일이다. 

 

어제 구룡산에 올라 멀리 아차산을 보고는 당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눈을 뜨자 어제 구룡산에서 보았던 아차산의 모습이 못내 궁금했다.

애시당초 집구석에 앉아 가만히 있질 못하는 방랑끼 가득한 내 마음이 어김없이 나를 밖으로 내몰았다.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탓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물병 하나 달랑 넣은 빈배낭을 메고 지하철로 향했다.

 

신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도 2번의 환승을 거쳐 아차산역에 도착했다.

10여분을 걸어 아차산생태공원입구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다.

입구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정말 깨끗하고 잘 정돈된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온갖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들을 보며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졌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아차산(峨嵯山)은 서울시 광진구경기도 구리시에 걸쳐있는 이다. 1973년 5월 25일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산에는 백제 시대에 건축된 아차산성이 있으며, 이 성은 현재 백제의 도성으로 많은 학자들이 추정하는 풍납토성과 마주보고 있다. 아차산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삼국시대의 전략요충지로 특히 온달장군의 전설이 전해져 온다. 학문적 고증과는 상관없이 이 지역 주민들은 온달장군이 아차산에서 전사했다고 믿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차산에는 ‘온달샘’이라 불리는 약수터와 온달이 가지고 놀았다는 지름 3m의 거대한 공기돌이 있다. 대성암 뒤에는 의상대사가 수련을 했던 곳으로 알려진 천연 암굴이 있어 눈길을 끈다.

 

-<아차산 입구 이정표>

 

-<아차산 정상, 유적발굴로 출입금지 구역> 

 

<아차산의 유래>에 대해 인터넷의 글을 인용해 본다.

명종 때의 일이다.

그때 장안에는 유명한 점쟁이가 있었다. 홍계관이라는 이 점쟁이는 점괘가 귀신같아서 장안에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 유명한 점쟁이에게 점을 치려는 사람들이 여러 곳에서 몰려들어 문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법석댔다. 마침내 홍계관의 소문은 명종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명종대왕은 중종의 둘째 아들로서 형님 되는 인종의 후사가 없이 형님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분이다. 하루는 명종이 승지를 불렀다. 승지를 바라보는 얼굴은 미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승지. 듣자니 장안에서 홍계관이라는 자가 귀신같은 점술을 한다 하는데 경도 그것을 믿나?”

“황공하옵니다. 믿지 않으려고 하나 그의 점괘는 정말 귀신같다 하오니 안 믿을 도리가 없는 줄로 아뢰오.”

승지가 홍계관의 점술을 인정하자 임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였다.

“그것이 정말이라면 그 사람은 하늘이 내리신 사람이거늘 어찌 그대로 버려둘 수 있으리.”

왕은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이르노니 즉시 홍계관을 궁중에 들라 하여라.”

왕은 우선 홍계관을 불려 들여 그의 진부를 밝혀보고 싶었다. 왕의 명은 곧 홍계관에게 하달되었다. 홍계관은 친히 왕이 자기를 부른다는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었다.

그는 크게 기뻐하며 비로 서 때가 왔다는 생각을 하고 즉시 입궐을 서둘러 어전에 부복했다.

“상감마마의 명을 받잡고 소인 홍계관 대령하였사옵니다.”

“흐음, 네가 점을 잘 친다는 소문이 내 귀에까지 들리는 바이니라, 과연 그러하냐.”

왕의 음성은 말할 수 없이 부드럽고 은근 하였다. 홍계관은 더욱 황송한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점은 소인의 뜻대로 푸는 것이 아니오라 그 비법이 있어서 비법대로 점을 치는 것이 옵니다”

“음 그래 네가 그 비법에 능통하느냐?”

“어찌 모르면서 안다고 하오리까?”

“그러면 너에게 한 가지 시험을 해 보겠느니라.”

“ 황공하옵니다”

 

왕은 빙긋이 웃으며 승지를 불렀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상자를 가져오게 하였다. 두터운 나무판자로 만든 궤짝이었다.

“어명이니라, 이 나무 궤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맞히어 보거라,”

궤짝은 자물쇠로 굳게 잠가져 있었다. 홍계관은 이윽고 고개를 들어 그 궤짝을 보았다. 홍계관의 눈은 궤짝으로 쏠렸다. 그는 무섭게 한동안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왕을 비롯하여 여러 신하들은 숨을 죽이고 돌부처 같은 홍계관을 주시했다. 그들은 모두 기대에 가득 찬 눈을 홍계관의 입에 고정시켰다.

 

“네가 만일 바로 맞춘다면 너의 소원을 들어 줄 터이요. 바로 못 맞춘다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왕을 속인 죄로 죽음을 당하리라.”

왕의 명령은 벌써 떨어진 것이다. 그렇게 한참이 걸렸다. 한 상궁이 보다 못해 조바심을 쳤다.

“무얼 하느냐? 어서 대답을 아뢰어라?”

 

그러자 홍계관은 눈 하나 깜작이지 않고 여전히 돌부처처럼 궤짝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다시 또 한참의 시간이 흘렀으나 홍계관은 입을 열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홍계관의 굳었던 얼굴이 풀어지면서 무엇인가 자신이 선 듯한 표정이었다.

“아뢰오리다. 저 궤 속에는 쥐가 들었습니다.”

 

왕도 신하들도 깜짝 놀랐다.

“그것참 신통하구나, 그러나 한 가지 더 묻노라. 쥐가 몇 마리나 들어 있느냐?”

그러자 홍계관은 난처한 얼굴이 되어 잠시 머뭇거렸다. 몹시 갈팡질팡한 표정이었다. 홍계관의 이마에는 송송이 땀이 배었다.

“몇 마리가 들었느냐?”

왕은 재촉하였다. 홍계관은 결심한 듯 입술을 축이고 대답했다.

 

“저 쥐는 두 마리 아니 세 마리이옵니다”

“세 마리?”

“네....”

그러자 왕은 크게 웃었다.

“그러면 그렇지, 너 같은 놈이 귀신이 아닌 이상 무엇을 알겠느냐?”

 

“상감마마 아니옵니다. 쥐는 결단코 세 마리 이옵니다.”

“흐음. 그 궤짝을 열어 몇 마리가 들었나 보아라.”

즉시 자물쇠가 열리고 궤짝뚜껑이 열렸다. 홍계관은 사색이 되었다. 분명 쥐는 두 마리 밖에 없었다. 홍계관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의 점괘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분명 궤짝속의 쥐는 두 마리 뿐이었다.

 

“ 이놈을 끌어내어 곧 목을 잘라라.”

승지의 명령이 떨어졌다.

“네, 내가 죽는 것은 문제가 아니오나 저의 점이 틀렸다는...

점을 잘못 치다니...

나도 모를 일이다. 모를 일이로다.“

즉시 그는 궁궐에서 끌려났다.

 

뛸 듯이 기뻐하며 들어온 궁궐이 아니던가. 도무지 모를 일이었다. 분명 자기의 점괘가 틀렸더란 말인가. 포졸은 홍계관을 광나루 웅화대 밑 사형대로 데려갔다.

“앗차!”

그 때 왕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섰다. 당황한 기색으로 왕은 어찌 할 바를 몰라 했다.

“경솔했도다. 내다 너무 경솔했도다. 여봐라!”

승지가 황급히 대령했다. 왕은 그 궤짝을 다시 가져오라했다.

“궤 속에 든 쥐가 모두 수컷이더냐?”

“암컷과 수컷 한 쌍이옵니다.”

“앗차 ! 그걸 잊었구나! 그 암컷의 배를 갈라 보아라.”

승지도 그때야 왕의 뜻을 알았다. 과연 암컷의 배에는 새끼 한 마리가 있었다.

 

“상감마마, 홍계관은 천하의 명목이옵니다.”

“이를 어쩌노! 곧 홍계관을 다시 불러들이고 큰 상을 내리도록 하라.”

선전관은 죽어라 하고 말을 달렸다. 어쩌면 벌써 홍계관은 목이 떨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달려도 달려도 광나루는 멀기만 했다.

그때 홍계관은 눈을 감고 마지막 자기의 최후를 점쳐 봤다. 아무리 다시 쳐보아도 그의 점괘는 길조였다. 홍계관은 시퍼런 칼을 들고 날뛰는 도수관에게 부탁했다.

 

“나으리 부탁이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마지막 부탁이니 죽어도 잠시 후에 죽여주시오.”

그러나 험상 굳은 인상의 도부수는 사납기만 했다. 그는 큰 눈을 굴리며 당장이라도 내리칠 듯 했다.

“녀석아! 어차피 죽는 마당에 치사하게 굴지 마라.”

 

“나으리, 정말 부탁이오. 잠간만 기다려 주시오.”

최후의 애원을 보자 도부수에게도 실낱같은 인정이 있었는지 칼을 내렸다.

바로 그때였다. 멀리서 먼지를 일으키며 선전관이 도착하고 있었다.

“어명이오. 잠시 기다리라.”

“맞았어. 맞았어.”

 

홍계관은 자기의 점괘가 맞았다고 기뻐했으나 도부수는 미련한 생각으로 왕명을 재촉하라는 뜻으로 알고 자기에게 화가 미치지 않을까 하여 급히 칼을 휘둘렀다.

“네 녀석의 허튼 수작에 나까지 욕보게 되었쟎느냔 말야!”

도부수는 화를 내며 씩씩 거렸다. 그리고 겁먹은 눈으로 선전관을 보며 외쳤다.

“곧 죽이겠습니다”

 

다음 순간 시퍼런 칼날은 홍계관의 목을 자르고야 말았다. 선전관은 온 몸이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 되었다.

“앗차! 늦었구나.”

도부수는 고개를 내젓는 선전관에게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죄인을 한칼에 잘랐습니다.”

 

이렇게 홍계관은 죽었다.

서북쪽으로 서울 시가를 굽어보며 동남쪽에 한강을 끼고 올라가면 옛날에는 이 산 상봉에 봉화대가 있었고 그 아래 사형장이 있었다. 이 산의 이름이 아차산인 것은 이러한 이야기가 있고서 부터이다. 앗차! 하고 느꼈을 때는 벌써 사형이 집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산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처럼 앗차! 하는 순간 벌써 아차산 정상을 지나 용마산으로 향했다.

아차산과 이어진 용마산 역시 도심 속의 설악산 같았다.

특히 용마산 정상에서 뻥튀기골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길이었다.

 

-<용마산 정상>

 

그리고 앗차! 하는 순간 벌써 나는 산을 내려와 있었다.

2시간여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온 산이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 그리고 이름 모를 봄꽃들로 기분은 최고였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서울, 도심 속에서 산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 우리나라가 최고일 것이다.

 

 -<용마산 정상에서 뻥튀기골로 하산하는 길>

 

국토의 70%가 산이기에 치열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주어진 자연에 감사할 뿐이다.

 

 

                                                                         <아차산, 용마산 봄풍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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