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중부지역

동화속 마술 같은 곳, 예천 회룡포

김부현(김중순) 2009. 9. 8. 09:42

<경북 예천, 회룡대 제1전망대에서 본 회룡포>

 

월요일 아침 06:57분 구포발 무궁화...

구포를 출발한 기차는 물금-삼랑진-밀양-청도-경산-동대구-대구-왜관-양봉-구미-김천(09:15)-옥산-청리-상주(10:00)-함창-점촌역을 지나 10:45분 18번째역인 용궁역에 도착했다.

 

용궁역은 예천 회룡포에 가는 가장 가까운 역이다.

붉은색 기와를 뒤집어쓴 역사는 차분해 보였고 인적은 없었다.

함께 내린 유일한 승객인 할머니에게 회룡포 가는 방법을 묻자 대뜸 하시는 말씀, "그 뭐 볼 게 있다고!"...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꽤 유명한 관광지라고 하자, 할머니는 연신 볼 것도 없는데 무슨 관광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투였다.

 

역 입구에 있는 30년 전통의 원조 순대국집에서 순대국을 점심으로 먹고는 또다시 회룡포 가는 방법을 물었다.

주인장은 시내버스가 다니기는 하지만 가끔 다니는 통에 시간은 잘 모르겠다고 ... 게다가 시내버스를 타면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하니 택시를 이용하라고 하셨다.

 

<용궁역사>

 

택시미터기의 요금이 7,000원을 알리자 회룡포 전망대가 있는 비룡산 장안사 절 입구에 택시는 멈춰섰다.

가는 도중 택시기사님께서 어제(9.6) KBS 1박2일에서 회룡포가 방송을 탔다고 했다.

나는 금시초문이었다.

어제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으니 그럴 수밖에....

 

회룡대 전망대 아래 위치한 장안사는 마치 '평온함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장안사 입구의 안내문>

 

<비룡산 장안사>

 

장안사에서 회룡대 제1전망대까지는 300미터 남짓이다.

 

<회룡대>

 

회룡대를 지나면 곧바로 제1전망대가 있다.

 

 

 

 

 

 

 

 

 

 

 

 

                  <회룡대 제1전망대>

"용이 돌고, 물이 돌고, 산이 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회룡포,

한낮의 회룡포는 그렇게 말없이 육지속의 섬처럼, 마술을 부리는 듯 이색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제1전망대에서 본 회룡포 전경> 

 

회룡포의 구석구석을 직접 두 발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제1전망대-용포마을-제1뿅뿅다리-회룡포마을-제2뿅뿅다리-주차장-용주시비-제1전망대'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전망대에서 출발하여 30분쯤 지나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용포마을'이다.

용포마을은 펜션형 민박집과 쌀도정공장이 있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회룡포 용포마을>

 

용포마을에서 제1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마을에 들어섰다.

전망대에서 본 뿅뿅다리와는 달리 그 길이가 200미터는 족히 되었다. 

 <용포마을 제1뿅뿅다리>

 

뿅뿅다리와 백사장을 지나 강둑을 오르자 동화속의 마술같은 섬, 회룡포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보았던 그 섬처럼, 그림처럼, 추억처럼, 마술처럼 소박하게 있던 그 마을 회룡포마을이다.

 

<전망대에서 본 회룡포마을>

 

최근들어 회룡포마을은 유명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물들지 않은 농촌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을을 가로 질러 반대편 입구에 도착하자 소나무와 정자가 찾는 이들의 땀을 식혀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소나무 정자쉼터와 음식점,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잘 갖추어져 있었다. 

'회룡포마을'의 이모저모를 담아봤다.

 

                                      

 

 

회룡포마을을 지나 제2뿅뿅다리를 건너자 주차장과 회룡포 농산물직거래터가 있었다. 

 

 <제2뿅뿅다리>

 

주차장 농산물직거래터에서 제1전망대로 향하는 길목에 '용주시비'가 있다. 

 

                                                               <용주시비 앞 이정표>

 

                                                                <용주시비>                <용주시비에서 제1전망대를 가는 등산로>

                                                                 

몸속의 수분을 있는 대로 토해내기를 두 시간쯤, 정해진 코스를 돌고 돌아 다시 출발지였던 제1전망대에 도착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회룡포를 두 발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마음은 홀가분했다. 

 

 

한 발짝만 옮기면, 한 손만 뻣으면 육지가 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하는 마술 같은 섬 회룡포,

언제나처럼 회룡포는 동화속 이야기처럼 오래도록 그 마술에 취해 있을 것이다. 

 

                                                      <회룡대에 걸려있는 법문>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지금, 더이상 세상의 흐름에 나를 온전히 맡겨두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추억들을 뒤로한 채 예천에서 14:50분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일터로 돌아왔다.

 

"꿈을 품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

그리고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는 괴테의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모든 일에 너무 늦음이란 없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