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나라 안영은 시시비비를 엄격히 가려 임금에게 올바로 전하는 재상이었다.
또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임금 스스로 깨닫게 하는 슬기도 지녔다.
어느 날, 한 신하를 본 임금이 기쁜 얼굴로 안영에게 말했다.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 나하고 장단이 잘 맞는단 말이야."
그러자 안영은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은 전하의 의견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단순히 동조할 뿐입니다."
"장단을 맞추는 것과 동조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장단을 맞춤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비유컨대 그것은 국물과 같습니다. 물, 불, 고기, 소금 들을 모두 넣고 끓여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는 맛을 내는 것이지요.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어 전하의 긍정을 완전하게 해야 합니다. 거꾸로 전하가 부정하는 것 속에 긍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어 전하를 옳지 않은 부정에서 구하는 것이 조화입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전하가 긍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부정하는 것을 부정하니 그것은 조화가 아니라 동조일 뿐입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와 관련하여 일본의 시사평론가 사타카 마코토는,
그동안 도요타의 문화는 "비판 자체가 금기였다"며, "도요타는 너무 들떠있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도요타 뿐만 아니라 일본기업에 공통된 "에도시대 번 같은 체질" 때문이라며,
"도요타 번에서 영주의 주위를 예스맨이 둘러싸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을 잘못 본다.
언론도 광고에 둘러싸여 도요타에 무비판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번은 영주를 지키기 위해 문제가 있어도 우선 감추고 공개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역시 조화와 동조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아무런 의견없이 동조하는 것은 예스맨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역시 지시하는 리더와 그를 따르는 "예스맨"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것은 어느 일방의 책임이 아니다.
리더도 또 그를 따르는 추종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리더는 말로는 변화와 개혁을 외치지만 예스맨으로 가득한 집단에서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수도 개인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도 없다.
리더가 예스맨 같은 추종자를 원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예스맨으로 가득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기업도 리더도 그를 따르는 예스맨도 함께 공멸하는 길이다.
우리 기업들도 내부 소통과 업무처리 방식 등에서 동조와 조화의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도요타 사태로 인해 손쉽게 얻어지는 달콤한 반사이익에 현혹되지 말일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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