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경영/예술-기업문화

어느 시계점 주인

김부현(김중순) 2010. 3. 4. 15:32

최고의 시계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일하는 시계점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의 가게에는 늘 손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계 좀 고쳐주세요. 시계가 멈췄습니다."

"알겠습니다."

주인은 시계를 열어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런 시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나 보군요? 부속품에 습기가 가득 찼어요."

"예."

"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시간을 아껴 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늘 시계를 차고 다니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주인은 고장 난 시계를 고치면서도 늘 시간의 소중함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그에게는 어린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일하는 시계점에 들러 질문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아빠는 왜 시계고치는 일을 하시는 거예요?"

"그건 말이다, 시계가 고장 나면 세상이 뒤죽박죽되니까 아빠가 그걸 막아주려고 하는 거야."

"뒤죽박죽?"

"그럼. 시계가 정확한 시간을 알려줘야 약속도 잘 지킬 수 있잖니?"

세월이 흘러 아들이 어느덧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성년이 된 아들을 위해 멋진 시계를 만들어줄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꼬박 열흘 동안 자리도 뜨지 않고 아들을 위한 특별한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이 시계, 한번 보거라."

"와, 멋져요!"

"받으렴. 너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아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동안 시계를 살펴보던 아들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왜 시침은 동이고, 분침은 은이고, 초침은 금으로 만드셨어요? 시침이 가장 크니까 금으로 꾸미고, 가장 작은 초침을 동으로 만드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그러자 아버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일부러 초침을 금으로 만든 거란다. 너는 시침, 분침, 초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니? 그건 말할 것도 없이 초침이란다. 초가 모여 분이 되고, 분이 모여 시가 되고, 시가 모여서 인생이 되는 거니까. 그래서 초를 잃는 것은 세상의 모든 시간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1초, 1초가 쌓여서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사실, 이 시계를 보면서 되새기길 바란다."

 

1초, 1초가 모이고 모여 하루가 되고 한달이 되고, 삶이 되고 인생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에 왜, 무엇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리적으로 주어진 기계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하루가 23시간이 되기도 하고 25시간이 되기도 하는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