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특별기획 아기 성장 보고서
-이미 중력의 법칙을 알고 있다.
생후 5개월 된 아이, 물건을 놓으면 땅에 떨어진다는 걸 안다. 혼자서 일어나기도 하고 공을 건드리면 움직이는 것도 감지한다. 생후 13개월 된 아이, 혼자 일어나 걸어 다닌다. 공을 던질 줄도 안다. 중력의 법칙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생후 15개월 된 아이, 목욕탕에서 논다. 그것도 아주 신나게. 페트 병 속에 물이 들어가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반복적으로 하는 게 여느 과학자 못지않은 진지함이 배어나온다. 원, 삼각형, 사각형 등의 도형 구분도 아이에겐 일도 아니다.
-선척적으로 인지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미국 UC버클리대학 엘리슨 고프닉 교수는 인지발달 연구 과정에서 “인간은 이미 많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아기는 과학자”라고 단정 짓는다. 인간의 유전자에 이미 학습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게젤의 성숙이론을 뒷받침한 셈이다. 생후 1개월 된 아이도 엄마가 혀 내미는 동작을 반복하면 바로 따라한다는 사실이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다. 학습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모방능력이라는 좋은 증거다. 생후 3개월 된 아이에게 발에다 끈을 묶여놓고 모빌 실험시 발을 차면 모빌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덧셈과 뺄셈의 원리를 알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은 ‘수지식’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점을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 스크린이 부착된 실험도구를 가지고 인형에 대한 반응을 볼 때, 아이는 놀랍게도 정확한 반응을 보인다. 인형 한 개에 한 개를 추가하고 스크린을 제거할 때 두 개이면 5초 만에 외면한 반면, 1개일 때에는 12초 이상 응시한다. 아이에게도 두 개인 게 당연한 것이다. 즉, 4개월 된 아이도 이미 덧셈을 알고 있는 것이다. 뺄셈도 이미 문제가 아니다. 인형 한 개를 제시하고 한 개를 추가해 스크린을 닫은 후 인형 한 개를 빼낸 것을 확인시키면 아이는 한 개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한다. 그런데 몰래 한 개를 더 넣어 인형이 두 개 있을 때 아이는 의아스러운(?) 눈초리로 오랫동안 인형을 응시한다. 이처럼 생후 4개월 된 아이도 기본적인 덧셈과 뺄셈의 원리를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3개월 된 아이도 사물을 구분하는 인지능력이 있다.
다음은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 실험, 즉 범주화 실험이다.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대상으로 고양이 두 마리가 찍힌 사진을 스크린에 올려 잘 보이게 한 다음, 양쪽 모두 다른 고양이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면 아이는 좌우를 번갈아 보다가 바로 외면한다. 이번에는 말과 고양이 사진을 보여준다. 3개월 된 아이도 사물 구분 인지 능력 있다. 다음은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 실험, 즉 범주화 실험이다.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대상으로 고양이 두 마리가 찍힌 사진을 스크린에 올려 잘 보이게 한 다음, 양쪽 모두 다른 고양이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면 아이는 좌우를 번갈아 보다가 바로 외면한다. 이번에는 말과 고양이 사진을 보여준다.
이때 아이는 말 사진 쪽을 주로 응시하게 된다. 이 실험을 통해 3개월 된 아이도 사물을 구분하는 인지 능력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증명되었다. 타고난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환경과 상호작용 통해 많은 지식 터득한다. 생후 5개월 된 아이에게 중력의 개념을 알고 있는 지에 대한 실험을 한다. 오렌지 공을 스크린에 가리고 공을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 다른 공을 공중에 떠 있게 하고 보였더니 아이는 뜬 공을 오랫동안 쳐다본다. 당연히 공이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의외라는 반응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볼 때, 아이들은 출생 당시, 이미 엄청난 인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점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보다 많은 지식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뱃속에서 엄마 목소리를 안다 .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신생아를 상대로 엄마 목소리 기억 여부를 알아보는 ‘ERP실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이미 임신 6주 안에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아이는 이미 저장된 기억을 되살려 엄마의 목소리를 바로 알아냈고, 낯선 이의 목소리는 새로운 기억으로 저장한 것이다. 월령이 높을수록 대상영속성을 확연히 인지한다. 다음은 대상영속성 실험이다. 생후 6개월 된 아이는 사물이 보이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반면 생후 9개월 된 아이는 숨긴 장난감을 금세 찾아내고, 생후 11개월 된 아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까꿍놀이’ 때도 문 뒤에 엄마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면 이내 알아낼 정도로 대상영속성을 인지하는 것이다.
-아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어른도 힘들어하는 것을 아이는 아미 알고 있다. 즉 만 3세 아이는 사실만을 파악하는 자아중심적 사고(Here and Now)를 하지만, 만 5세가 되면 타인의 마음을 충분히 해석하는 것이다. 충북대학교 교육학과 김혜리 교수는 “만 4세가 되면 사람의 생각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따라서 아이에게는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환경과 칭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내부적 피드백이 중요한데, 생후 8개월만 되어도 그 아이의 성격이 낙천적인지 부정적인지의 여부를 알 수 있는 것도 이런 과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후 부모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면 될 뿐, 일일이 가르치려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 응, 잘 했다. 내가 도와줄게. 그렇지만 이건 스스로 하는 거야” 식의 추임세만 불어넣어주면서 아이의 자신감을 고조시켜주는 게 좋은 부모가 되는 지름길이다. 또한 형제나 또래와의 ‘싸움’이라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므로, 어른들의 지나친 관여도 삼가야 한다.
-마음속에 그림을 그린다.
아이들은 가상세계 놀이를 통해 이미 마음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도 증명 되었다.이를 테면 스스로 뒤집기에 성공 할 때 칭찬해 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다. 생후 15개월 된 고명환 군은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실험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에 충만(?)되었다. 아마도 이 초기의 학습이 인생 어느 때의 학습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아기들은 모두 과학자로 태어난다.
그렇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모두 과학자로 태어났다.
그런데 왜 모두 과학자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과학자는 커녕 자라면서 꿈을 잃어버리는 것은 왜일까?
왜 자라면서 꿈의 크기도 작아만지는 것일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꿈을 찾아보자.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닿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을 따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