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산행기/중부지역

스토리가 있는 산행기-관악산 팔봉

김부현(김중순) 2012. 7. 3. 23:30

-말바위에서 본 관악산 기상대와 정상

 

*산행코스 : 서울대정문~(09:15)~야외식물원~호수공원~(09:35)~제2광장(K68)~철쭉동산(K56)~(09:50)~제2깔딱고개(K55)~제4야영장~(10:10)~용천수(K51)~삼거리약수터(K41)~(10:45)~무너미고개사거리(K42)~삼거리약수터(상,K40)~팔봉능선(제1봉~제8봉)~(12:40)~삼거리갈림길~(13:10)~KBS송신탑~(13:15)~제3깔딱고개(K32)~말바위(K23)~(13:25)~연주대포토존~(13:30)~관악산정상~연주대~관악산기상대~(14:20)~연주대포토존~말바위~제3깔딱고개(K32)~(15:00)~서울대공대

*거리 : 불확실함

*소요시간 : 5시간 45분(바위와 대화하고 나무와 토론하며 걷다)

 

<서울대입구~팔봉능선~관악산 정상>으로 산행하려는 산객을 위한 산행기다. 혼자 처음 팔봉으로 오르면서 샛길이 많아 시행착오를 겼었다. 이정표는 허술했고, 곳곳에 갈림길과 사잇길이 많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관악산 날씨는 흐렸다 해나기를 반복하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였다.

 

 

 

피리부는 소녀상 토피어리도 만나고...

 

 

 

단비가 내린 후의 야외식물원, 계절의 꽃들이 만발하고 생기가 돈다.

 

 

 

 

 

이정표에는 분명히 팔봉능선이 표시되어 있지만 세부적인 안내는 없다. 팔봉능선으로 가보자.

 

 

 

제2광장에서 연주대 방향으로 오른다.

 

 

 

     

 

제2깔딱고개에서는 이정표와 길을 잘 살펴야 한다. 팔봉능선으로 가려면 제4야영장으로 가야 한다.

 

 

 

제4야영장 주변은 온통 공사중이다.

계곡은 물론 등산로도 새단장 중이다. 계곡에 들어가 삽질을 해대는 포크레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야영장 주변이라고 해도 이 산속에 무슨 난공사인가 싶었다.

산속이 아니라 도심 한복판 계곡 같이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야영장을 지나도 등산로는 온통 공사중이다.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등산로를 이토록 반듯하게 정비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등산로가 아니라 고속도로다. 잘 정비되어 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산은 산다워야 하고 등산로는 등산로다워야 한다.

 

 

편리를 거꾸로 하면 불편이다.

편리함과 불편함은 한뼘에 불과하다. 산객들을 위한 공사라면 STOP이라고 외치고 싶다. 그대로 두라고...

 

 

 

 

무너미고개로 향하는 길에 만난 삼거리약수터 이정표다.

이정표에 있는 무너미고개로 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길로 가야한다.  여기서도 약간 주의가 필요하다. 무작정 이정표만 보고 GO를 외치다가는 가던 길을 돌아오게 된다. 관악산 이정표는 설악산이나 북한산 국립공원의 이정표와 다르다. 국립공원 이정표와는 달리 방향도 시간도 거리도 가늠하기 어렵다. 샛길이 너무 많다.

 

 

 

무너미고개다.

이정표는 없고 사고 신고 팻말만 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오가는 산객들이 손글씨로 이정표를 써놓았다.

무너미고개는 사거리다. 

팔봉, 삼성산 삼막사, 안양유원지, 서울대로 갈 수 있는 사통팔달 산행 요충지다. 하지만 방향 표시가 없어 초행자는 혼란스럽다.

철조망을 통과하여 철조망을 끼고 좌측 가파른 길로 올라야 팔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측은 삼막사, 직진은 안양유원지, 뒤로는 서울대 방향이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삼거리약수터(상) 산악사고 신고 팻말 K40이 나온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한다. 팔봉으로 가는 마지막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직진과 우측으로 향하는 길로 나누어지는데 어디가 어딘지 불분명하다.

반드시 오른쪽 길로 가야한다. 주의하지 않으면 삼천포로 빠지기 십상이다.

나는 무심코 직진으로 오르다 이길이 아닌가봐 하며 다시 돌아와 우측길로 접어들었다.

자세히 보면 우측으로 팔봉능선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팔봉능선에 접어들었다.

산행하면서 오가는 산객들에게 팔봉, 무너미고개를 물었더니.... 한결같이 처음 듣는 소리란다.

누가 길을 물으면 설명을 할 수 없는 산이 관악산이다.

거리 표시나 갈림길에 이정표가 없어 길은 잘 알지만 설명을 할 수 없는 희한한 경우가 생긴 것이다.

시험지 답은 아는데 설명을 못하는 경우다.

관악산을 내 집처럼 다니는 노련한 산객들도 길은 잘 알지만 누가 길을 물으면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이정표가 없기 때문이다.

This Rock은 2봉이다.

 

 

 

 

 

나는 1봉부터 8봉까지 모든 봉우리를 올랐다.

우회등산로로 지나치지 않고 각 봉우리에 올라봤다.

바위와 이야기하고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말을 섞었다. 지나는 바람에게 안부를 묻고 하늘을 떠도는 구름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1봉~8봉까지 천의 얼굴로 다가오는 봉우리와 바위, 주변 풍경을 담았다.

 

 

 

멀리 우측으로 삼성산 통신탑과 정상 국기봉이 아스라히 조망된다.

요놈은 3봉이다.

봉우리가 8개라서 8봉으로 불리는게 안타깝다. 각 봉우리마다 그럴듯한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

 

 

퇴계 이황은 산에 드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유산여독서)고 했다. 산 역시 도서관이다.

하나의 바위가 거대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작은 바위들이 시루떡처럼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단합된 힘이 느껴진다. 어느 돌멩이 하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바위 전체가 무너질 것이다. 우리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을게다.

 

 

   

 

나와는 달리 많은 산객들은 하산길에 팔봉능선을 탄다. 팔봉능선은 관악산 정상에서 삼성산 쪽으로 뻗은 8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를 말한다. 험한 산행길로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조금 억지가 있어 보인다.

 

 

 

 

 

 

봉우리를 넘을수록 바위들은 더 가파른 모습으로 달려든다.

 

 

 

한 봉우리를 넘을때마다 땀은 비오듯 했지만 정상은 한뼘씩 가까워졌다.

 

 

 

 

 

 

 

오른쪽으로 불꽃바위가 보인다.

 

 

 

 

 

 

안양유원지에서 오르는 길, 국기봉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관악산엔 국기봉이 여럿 있다.

왠만한 봉우리엔 태극기가 펄럭인다.

 

 

 

팔봉의 마지막 봉우리다.

 

 

 

 

 

 

 

팔봉을 모두 오르자 아날로그적인 이정표가 나타난다. 삼거리다.

팔봉, 연주대, 불성사로 갈라지는 삼거리...

가뭄에 콩나듯이 있는 이정표마저도 50% 부족하다. 이런걸 두고 산객들은 멍텅구리 이정표라 부른다.

거리표시가 없다.

 

 

 

 

 

갈림길에서 연주암으로 향한다.

 

 

 

 

이것도 국기봉이다.

태극기 펄럭이는 모습이 태풍이 올 기세다.

날씨는 빗방울이 내리다 해뜨다 구름끼다 안개끼다를 반복했다.

지금은 잔뜩 지푸린 ing...

 

 

 

 

 

팔봉 갈림길 삼거리에서 연주암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않다.

바위와 나무들이 합세하여 길을 막고 있다.

 

 

 

불꽃바위라고 불린다.

 

 

 

 

 

관악산은 서울 시민들에게 힐링 쉼터다. 마음이 아프다면 병원으로 갈 것이 아니라 산으로 가자.

산엔 우울증도 없고 감기도 없다. 산에 들면 그 순간 힐링이다.

참...아름다운 모습이다.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과천으로 뻗은 육봉 능선이다. 팔봉능선 못지 않은 암릉으로 이루어진 코스다.

6봉과 8봉은 관악산의 대표적인 비경이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과천이다.

 

 

 

 

KBS송수신탑이다.

 

 

 

 

 

 

 

 

연주암...

 

 

 

 

제3깔딱고개에서 연주암 방향으로 가는 길과 말바위로 통과하여 연주대에 오르는 길이 있다.

말바위로 가는 길에서 본 KBS송수신 탑이다.

 

 

 

 

 

 

 

 

 

 

 

 

말바위다.

가까이서는 말처럼 생긴 것을 알기 어렵다.

 

 

 

 

 

 

관악의 비경 중 하나인 연주대의 모습이다.

연주대포토존에서 본 연주대....

올때마다, 볼때마다 신기하고 아름답다.

 

 

 

 

 

 

 

바위틈에 작은 돌로 겹겹이 쌓은 모습이 아름답다. 바람부는 날엔 불공드리기도 어렵다.

바위와의 절묘한 조화다.

 

 

 

연주대는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웅대한 바위길 사이로 굽이돌면 오랜 삶의 소리가 느껴지는 산.

세상의 시작을 아는 듯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산,

우리에게 포근함을 안겨주는 곳. 관악산이다.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 또는 소금강이라고 불리우며 송도의 송악, 가평의 화악, 적성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오악 중에 제1악으로 불리운 관악산이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한양을 에워싼 산중에서 남쪽에 뾰족한 관악산은 화덕을 가진 산으로 조선조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화기를 끄기 위해 경복궁 앞에 해태를 만들어 세우게 한 불기운 산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정상부의 모습이다.

 

 

 

 

관악산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간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불린다. 실제 정상석 바위가 갓 모습 같다.

 

 

 

 

 

 

연주대 기와지붕이 쬐끔 보인다.

입구에서 불공드리는 사람외엔 출입금지다. 위태로운 바위 위의 연주대에서 불공을 드리려면 용감해야 할 것 같다.

 

 

 

 

연주대에서 본 관악산기상대의 웅장한 모습이다.

짧지만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기상대로 올라가 본다.

 

 

 

 

 

 

기상대 구름다리에서 본 연주대... 포토존에서 보는 것보다 더 멋지다.

 

 

 

 

 

 

 

기상대로 가는 구름다리다.

 

 

 

 

 

기상대에서 안내원의 기상홍보영상을 설명듣고....

다시 연주대포토존을 지나 말바위로 향한다. 제3깔딱고개까지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제3깔딱고개에서 서울대로 하산한다. 가장 짧은 하산길이다.

서울대 공대까지는 45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대공대버스 정류장이다. 등산객들은 100미터 전방 버스구내종점에서 승차하라고 안내해 준다.

 

 

 

 

간간이 보슬비도 내리고 시원한 바람도 불고, 구름이 해를 막아주고....

다양한 모습의 날씨가 싫지 않은 하루였다. 산행하기에는 쾌적한 날씨였다.

늘 국립공원에 익숙했던 내게, 늘 이정표가 잘 되어 있는 산행을 했던 내게...관악산이나 삼성산은 조금 불편했다.

어쩌면 아날로그 같은 조금 불편한 것이 관악산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산은 제각각 자신의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