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hip vs. Leadship
CDBaby의 전 창업자이자 뮤지션으로 유명한 데릭 시버스(Derek Sivers)는 "조직의 진정한 혁신은 리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를 따르는 추종자Follower들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유능한 리드는 유능한 팔로워가 만든다. 유능한 국회의원은 유능한 유권자가 만든다. 결국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가 문제다.
리더는 권력을 독차지하고 있는 과거의 군주상(君主像)에 가깝다. 따라서 때로 미치광이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를 보고 인접한 사람들이 동참하기 시작하면 그의 리더십은 리드십으로 바뀔 수도 있다.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에서 저자는 “팔로워들의 촘촘한 연결 관계가 조직혁신을 위한 노력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변화의 핵심은 회의에서 큰소리를 치는 리더가 아니라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따라주는 팔로워들이다.
창의적 저작권 운동을 이끌고 있는 CCK(Creative Commons Korea)의 윤종수 판사는 스스로의 직함을 '프로젝트 리드(Project Lead)'라고 정의하면서,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리더십(Leadership)이 아니라 '리드십(Leadship)'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리드는 깃발을 들고 목표를 향해 뛰는 사람을 말한다. 리더(Leader)는 두 명이 될 수 없다. 권력은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들은 서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경우가 조직 내의 협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리드(Lead)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권력 분산에 따른 수평적 관계다. 리드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 깃발을 들고 뛰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자율적으로 따르는 팔로워들이다. 이때 리드와 팔로워들을 엮는 토대는 '내적 동기'를 기반으로 하는 참여다. 참여 없이 행동 없다. 때문에 열린 감정과 관용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유영만 교수는 ‘리더십, 리드십, 팔로워십, 그리고 오너십’을 이렇게 구분했다. “리더십(Leadership)을 언리더십(unLeadership)해야 리드십(leadship)이 생기고 리드십은 이전과 다른 릴레이션십(relationship)에 근거해서 형성돼 팔로워십(followership) 뿐만 아니라 오우너십(ownership)이 몰라볼 정도로 생긴다. 리더십은 리더가 지도력을 발휘하는 상황적 맥락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발휘되는 지도자의 자질이나 역량이 아니다. 리더십은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상대로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이다.”라고.
리더십은 리더 한 사람이 독단적인 영향력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가운데 발휘되는 지도자의 영향력이 아니라 리더십이 발휘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봐야 한다.
따라서 리드는 리더와 다르다.
리드에게는 팔로워들이 있지만 리더에게는 스텝이 있다. 팔로워들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팔로윙을 하게 되지만 스텝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리더에게 충성심으로 모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아마도 리더와 보스를 구분하는 심을 보여야 한다. 나아가 조직구조 측면에서도 리드가 직접 팔로워들과 일을 하는 링형 구조인 반면 대부분의 조직들은 피라미드형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조직구조 상에서도 리드와 리더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피라미드 구조에서도 리드는 존재한다. 그러나 링형 구조에 존재하는 리드만큼 원활한 소통이 되기는 어렵다. 링형 구조하의 리더는 특정 조직 또는 모임에 구성원중 하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구성원들이 믿고 따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조직 내에서 조금은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그가 원하는 데로 조직을 이끌 수는 없다. 구성원과 공감하고 소통하지 않으면 링형 조직 구조는 그 연결고리가 끊어져 결국 피라미드 구조에 비해 더 와해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만큼 링형 구조하에서의 리드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직에서 스스로 팔로윙하고 싶은 리드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세상은 리더가 아닌 리드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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