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는 기업의 가슴이자 얼이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기업문화는 기업의 가슴이자 얼(soul)”이라고 했다. 바야흐로 기업문화가 경영의 핵심요소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동안 전략과 관리, 제도와 시스템과 같은 절차나 외형적인 단기처방에 관심을 가졌던 기업들이 무형자산의 대명사인 기업문화를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업문화는 MBO나 전략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러한 일련의 처방들은 효과가 빠른 양방적 접근이었지만 기업문화는 병의 근원을 찾아 치료하는 한방적 접근이다. 한 마디로 기업문화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이 아닌 진정한 마음을 얻는 것, 그것이 기업문화다. 누구의 마음을 얻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문화는 지리한 장맛비처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숫자와 재무제표상의 결과에 익숙한 CEO들에게 손에 잡히지 않는 기업문화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쉽게 추진하다가 쉽게 접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기업문화는 분명 전략 그 이상의 것이다.
달리기 선수인 형제가 있었다.
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대회에 나갈 때마다 한번은 형이, 다른 한번은 동생이 우승을 번갈아 가며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는 형이 달리기에 대한 새로운 원리를 터득했는지 동생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형의 기록을 깰 수 없었다. 동생이 형에게 찾아가서 한 수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동생의 간청에 형은 달리기의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형은 동생이 달리기를 발로만 하려고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해주었고, 정말 잘 달리려면 손으로 달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동생은 형의 조언을 전적으로 받아들였다. 동생의 머릿속에는 지금까지 잘 달리기 위해서 한 것이 발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타이어를 묶고 언덕을 오르내리던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문제는 손으로 달리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 손과 발이 엇박자를 내면서 가속도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원리를 깨달은 동생과 형은 다시 주거니 받거니 해가며 전국체전을 휩쓸었다. 역시 한번은 동생이 우승하고 다름 번에는 형이 우승하는 것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집에 우승 트로피가 가득 찰 무렵 또 동생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또 다시 형의 기록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동생은 다시 형에게 찾아가 간청했다. 동생의 간청에 오랫동안 미소만 짓던 형이 한 마디 던진다. “너는 달리기를 손으로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진짜 잘 달리는 사람은 마음으로 달리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마음으로 달리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선 우선 한국에서 최고라는 자만심의 감옥에서 탈출하여 적어도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심어 놓고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사례를 기업에 적용해 보자.
달리기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이라는 게 형의 첫 번째 조언이다. 그동안 동생은 달리기는 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을 강화시키는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직접적인 인과 관계에 중점을 둔 접근이다. 그러나 달리기는 손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다는 형의 두 번째 조언이 기업문화 차원이다. 허리가 아프다고 주사를 주는 양방적 치료가 아니라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한방적 치료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전략에 초점을 둔 기업들은 ‘달리기는 발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동생과 같다. 반면 우량기업들은 ‘달리기는 발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형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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