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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재개발 재건축 메이저 건설사 독식

김부현(김중순) 2019. 6. 18. 10:45

부산 재개발·재건축 ‘메이저 건설사 독식’



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 시공권 확보 경쟁에서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이 사실상 시공권을 독식하고 있다. 사업 주체인 조합이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다, 최근 주택 경기 침체 속에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의 중소형 재개발·재건축에도 적극적인 수주 공세를 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산시가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며 조사한 부산지역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현황을 보면, 2015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체 재개발·재건축조합 48곳에서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이 중 부산 건설사가 시공권을 따낸 곳은 한진중공업이 시공하는 서대신4구역, 서대신5구역, 연산5구역 재개발과 세정건설이 대형 건설사인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시공하는 남천2구역(삼익타워) 재건축 등 4곳에 불과했다.

4년간 시공사 선정 현황 분석 결과, 48개 사업 중 44곳이 대형 건설사 지역 건설사는 4곳 수주 그쳐,  조합 ‘메이저 브랜드’ 선호 여전, 수도권업체 소형단지까지 공세 

나머지 44곳은 모두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이 단독 또는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 면면도 다양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사업 주체인 조합의 메이저 브랜드 선호 현상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인지도가 높은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로 건립될 경우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행 부산시의 지역업체 시공 참여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에 따르면, 지역 건설사가 시공권을 단독 도는 공동으로 따낼 경우 시공 참여율에 따라 최대 15%의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용적률이 15% 는다는 것은 세대수를 15% 늘릴 수 있다는 것으로, 사업성이 커져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등 조합도 유리하다. 하지만 정작 조합은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는데 조합의 의사결정이 의심스럽다. 과거와는 달리 메이저 아파트가 차고 넘치는 마당에 굳이 메이저 건설사를 맹신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가 아파트가격상승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만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의 분양가 인상분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3400세대 규모로 추진되는 괴정5구역 재개발조합은 당초 지역 건설사에 반드시 일부 시공권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삼익타워 재건축의 경우 조합이 공동 시공사인 세정건설로부터 브랜드를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준 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최근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중소형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적극적인 수주 공세를 하고 있다. 368세대 규모로 추진되는 소형 재건축인 대연3구역 재건축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화건설, KCC건설, 동원개발이 참여한 수주전에서 대형 건설사인 한화건설이 지역 건설사인 동원개발을 따돌리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형 건설사의 파상공세로 지난 2년여간 지역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된 경우는 지난해 5월 연산5구역 재개발 한진중공업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사는 자체적으로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사업에 주력하거나 역외 지역으로 쫓겨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부산에서 시공사가 아직 선정되지 않은 곳은 재개발 27, 재건축 61곳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브랜드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일보>, 2019.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