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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수·남보다 서부산권이 집값 하락 효과 더 클 듯

김부현(김중순) 2020. 7. 14. 12:22

세금폭탄에 양극화 심화 우려

- 다주택자 취득세 최대 12% 적용
- 1년 미만 보유시 양도세 70% 등
- 모든 단계 걸쳐 세금 부담 높여

- 부촌 매물 잠겨 되레 오를수도
- 구축·외곽 물량 쏟아질 가능성

- 민영주택 생애최초 특공 도입
- 청년·신혼 주택 마련 기회 넓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율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 부동산 시장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모든 지역이 규제에서 풀리면서 113주 연속 내림세에 마침표를 찍고 상승장을 펼쳤지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수·동·남(해운대·수영·동래·남구) 지역 등 급등세를 보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최근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부산진구와 연제구를 비롯해 여전히 냉각기를 겪고 있는 서부산권 부동산 시장의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세금 폭탄, 초양극화 부를까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보완 대책( 7·10 대책)’은 다주택자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에 대해 취득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사실상 모든 단계에 걸쳐 세금 부담을 높였다.

지금까지는 4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만 취득세 중과세율을 4%로 적용했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2주택 보유자의 경우 8%, 3주택 이상은 12%로 세분화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은 과표 구간별로 1.2~6.0%가 적용된다. 이전에는 0.6~3.2%였다. 1년 미만 보유 주택(입주권 포함)에 대한 양도세율도 현행 40%에서 70%로 오른다.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은 현행 기본세율(과세표준 구간별로 6~42%)에서 60%로 높아진다.

다주택자인 A(47·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서울에 투자한 집은 앞으로도 집값 상승을 기대해 세금 부담을 안고서라도 들고 갈 생각이다. 최근 서부산권에 투자한 분양권은 시장 상황을 보고 매도 여부를 결정할까 한다”고 말했다. A 씨처럼 말 그대로 세금 폭탄을 맞은 다주택자와 법인 등은 ‘똘똘한’ 한 채 혹은 두 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순서대로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지역에서는 정부 규제에도 수요가 많고, 투자가치가 높은 해·수·동·남 등의 주택은 보유하는 대신 주택수를 줄여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럴 경우 소위 지역 대장으로 불리는 일부 아파트와 분양권은 매물이 잠기면서 거래가 급감해 오히려 집값이 더욱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외곽지역이나 구축 아파트는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수요자 내집 마련 기회될까

이번 대책에는 30·40 세대를 위한 ‘생애 최초 특별공급 확대’ 방안도 포함됐다.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의 주택 마련 기회 확대를 위해 ▷민영주택에도 ‘생애 최초 특별공급’ 신설(민간택지 7%, 공공택지 15%) ▷국민주택의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 확대(20→25%) ▷특별공급 신청 시 소득 기준 완화 등을 통한 주택 공급 물량 확대를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는 청약 당첨을 노리면서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 매수는 신중히 할 것을 주문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과 다음 달부터 분양권 전매 제한 정책이 시행되면 분양권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와 법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해 당분간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청약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시장 상황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책으로 지역 건설경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분양 사업을 시작할 때 실수요자와 투자자 비율을 6 대 4 정도로 본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고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도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가뜩이나 침체한 지역 건설업계는 특정지역이 아닌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책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자료 : <국제신문>, 20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