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경영/詩

가을의 꿈처럼

김부현(김중순) 2008. 12. 28. 17:31

가을의 꿈처럼/이효녕

 

하얀 구름으로 흐르다가

멎은 자리에 다시 선 이 가을

차가운 손으로 제 가슴 문질러

허공에 낙엽을 띄운다

붉게 익어가는 가슴 안에

그대 있음에

나의 마음도 부풀어 붉어진다

그대 사랑의 문을 열고

취해서 돌아오는 오후

내려 쪼이는 햇볕을 만지는

그 빛에 살게 하는 바람소리들

마음을 향해 피워 올렸던 음들은

다시 꿈속으로 마냥 걸어간다

그리움으로 낙엽을 만들어

저녁이면 목에 거는 단풍

그 옆에 손을 흔드는 억새들

가을은 핏속으로 붉게 스며들어

내 가슴 가만 가만 흔들어

가을 사랑 앞에

뜨거운 꿈을 살며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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