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성공방정식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열심히 하되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없이 그저 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즉 성공방정식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할 일을 찾아라. 그리고 태어나 가방을 메고부터 아버지의 아버지, 선생님의 선생님으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말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줄 반듯하게 설 것" 이다. 성공방정식은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이러한 20세기적 교육이 아직도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도 우리는 정직하게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아날로그적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절대 지존인 미국에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다. 바로 <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를 쓴 데이비드 K 쉬플러다. 그는 미국 사회를 지탱해 왔던 '정직하게 부지런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청교도적 직업관과 윤리적 노동관의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정치적으로, 종교적·이념적으로 완고한 미국의 독자들에게 접근하는 쉬플러의 수단은 바로 빈곤의 경계 언저리에 있는 '워킹 푸어(빈곤층)'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데서 출발한다.
사실 '무엇을 이룬다'와 '열심히 한다'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물론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저 '열심히 한다'는 것은 대안 없는 부지런함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 무엇을 열심히 한다'는 예측 가능한 부지런함이다. 따라서 부지런히 열심히 할 수 있는 적절한 대상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대상이란 바로 즐겁고 재미있는 그 무엇일 것이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목표라도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꾸준함의 비밀은 바로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 체감정년 45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40세 이후 즉 앞으로 남은 30-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려면 '제2의 꺼리'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의 윌리엄 새들러 교수는 <써드 에이지 Third Age>라는 그의 저서에서, 마흔 이후 30년을 '제3세대(the third age)'라고 주장했다. 또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40년이 되면 3명 중 1명(28.9%)이 65세 이상일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보너스의 삶'인 셈이다. 보너스로 주어진 이 시기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준비된 사람에게는 보너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고통의 시기다. 지하철 경로우대석이 30년 후에도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땐 '이 나이에 내가 하리?'라는 개그가 통하지 않는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음이란 없다. 나이가 많아서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없다면 나이가 젊을 때도 꿈이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어떤 노력없이 그저 경제가 어려워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사람이라면 경제가 좋아져도 취업할 가능성이 없다. 그보다는 재미있는 일, 즐거운 일을 찾아보자. 그것만이 '제3세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위대하고 새로운 것을 계획하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다르게 해보려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한 과학자가 꿀벌과 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빛을 차단하기 위해 종이로 밑면과 입구를 제외한 부분을 감싼 유리병을 어두운 곳에 놓았다. 그 다음 병 안에 꿀벌과 파리를 넣고 밑면이 밝은 창을 향하도록 눕혔다. 과연 꿀벌과 파리 중 무엇이 먼저 밖으로 탈출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파리보다는 더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을 하는 꿀벌이 먼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꿀벌은 '어둠 속에서 출구를 찾으려면 빛이 있는 밝은 쪽으로 가야 한다.'라는 논리적인 사고 때문에 계속 병 밑면 주위를 맴돌다 지쳐 굶어 죽을 때까지 출구를 찾지 못했다.
꿀벌에게 유리병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 곧 장애물이었다. 그럼에도 꿀벌은 새로운 방법을 찾지 않고 지금껏 날아온 방법으로만 접근했다. 하지만 파리는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거친 뒤 금새 반대쪽 병 입구로 빠져 나왔다. 빛이 있는 쪽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마침내 출구를 발견한 것이다. 꿀벌은 기존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탓에 죽음에 이르렀지만, 파리는 과거의 습관에 연연해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우리도 마치 꿀벌처럼 과거에 해왔던 익숙한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를 범하곤 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새로운 술은 새로운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다.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되긴 하지만 때론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시작하자. 뭘 얻으려면 뭘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야구 선수가 타석에서 삼진이 두려워 공을 배트에 맞히는데 집중한다면 결코 홈런을 칠 수 없다. 베이브 루스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인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통산 714개의 홈런을 쳤고 2,212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홈런 수에 비해 1,330번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수의 두 배에 이른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삼진왕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은 "나는 골을 넣지 못하는 선수를 책망하지 않는다. 다만 두려워서 슈팅을 하지 않는 선수를 책망한다."고 말했다. 슈팅을 해야 골이 되던 노골이 되던 양당간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니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용기를 갖고 시도해 보자. 용기란 무서움이 없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두렵고 겁이 나지만 참고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치열한 과정을 극복할 용기는 있는데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할까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간절히 바라는 꿈이 있다. 그 꿈은 바로 "인생을 다시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세상에서 단 하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 번 지나간 인생을 만회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상을 상상하라. 뜻을 이룬 사람들은 하나같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만은 잃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는 너무나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학교교육과 같은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게다가 24세 때에는 유명한 레판토 해전에 참가하여 가슴과 왼손에 상처를 입어 불구의 몸이 되었다. 28세 때에는 해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5년 동안 알제리에서 노예생활을 했다. 노예생활을 하면서 4번이나 탈출했다가 실패했고 가까스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다. 처녀작인 <라 갈라테아> 등 여러 편의 희곡을 썼으나 팔리지 않아 문학을 버리고 일개 무명의 세금수금원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였고, 몇 번인가 투옥당하기도 하며 빈곤한 생활을 하였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1605년 옥중에서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를 출판하였다. 세르반테스다. 그의 나이 58세 때였다.
배우지 못했다고, 나이가 많다고, 부자인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고 원망하지 말일이다. 물론 태도를 바꾼다고 모두가 세르반테스가 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태도가 바뀌면 표정부터 달라진다. 자신의 비전과 꿈을 가지고 있다면 보물지도를 손에 쥐고 여행을 떠나는 <보물섬>의 주인공처럼 삶이 설렐 수밖에 없다. 보물지도는 이미 우리 손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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