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경영/예술-기업문화

습관의 위력

김부현(김중순) 2010. 1. 26. 09:45

어느 날 도서관에 불이 나서 도서관 안에 있는 모든 장서가 타버리고 겨우 한 권의 책만 남았다. 그 책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었기 때문에 글도 잘 모르는 가난한 남자에게 단돈 몇 센트에 팔려버렸다. 지루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그 책에는 사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책 뒷장에 둥글고 큰 글씨로,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을 순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접촉의 돌'에 대한 비밀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접촉의 돌은 흑해 해변에 수천 개의 다른 돌들과 함께 묻혀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것은 외관상 다른 일반 돌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보통 돌을 만졌을 때는 차갑지만, 접촉의 돌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따뜻한 기운이 돈다고 했다. 남자는 뜻밖의 행운에 기뻐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팔고, 큰돈을 빌려 접촉의 돌을 찾기 위해 흑해로 떠났다. 그러고는 해안가에 천막을 치고 접촉의 돌을 찾아 쉼 없는 작업을 시작했다.

 

남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일했다. 우선 돌 한 개를 만져보고, 차가우면 돌을 바다 속으로 던졌다. 왜냐하면 그냥 해변에 내려놓으면 같은 돌만 수십 번씩 만져봐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한 번 만져본 돌은 그대로 바다 속으로 던져 버렸다. 남자는 매일매일 끈기 있게 돌을 고르는 작업을 계속했다. 돌 한 개를 주워보고 차가우면 바다로 던졌고, 또 다른 돌을 줍는 동작을 끝도 없이 되풀이했다.

남자는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고, 그 일에 매달려 한 달, 열 달 그리고 일 년을 다 보내버렸다. 갖고 있던 돈이 다 떨어지자 남자는 또 다시 돈을 빌린 다음 흑해로 찾아와서 돌 고르는 작업을 계속했다. 늘 같은 방법으로, 돌 하나를 주워서 만져보고는 차가우면 바다로 던졌다. 여러 날 동안 기계처럼 같은 작업을 되풀이했지만 접촉의 돌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남자는 평소와 같이 돌 한 개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그 돌은 다른 돌들과 달리 따뜻했다. 책에서 말한 '접촉의 돌'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해왔던 습관의 힘이 얼마나 강했던지 남자는 돌을 집어든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돌을 흑해로 던져 버리고 말았다.

 

 

"처음엔 내가 습관을 지배하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나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되어 자신도 모르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습관은 마귀처럼 우리를 괴롭힌다. 특히 잘못된 습관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습관도 내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하루는 시간이 갈수록 마치 빈틈없이 흘러가는 기계의 컨베이어 시스템처럼 단조롭게 흘러간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습관을 바꾸겠다는 자신의 의지이다. 사실 세상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변할 수 없는 것도 없다. '접촉의 돌'을 찾아나선 우화 속의 남자처럼 혹시 내게도 기회가 왔는데도 습관처럼 그 기회를 던져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