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나오는 현명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한 유대인이 아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학교로 유학을 보냈다. 그런데 그만 중병에 걸려, 예루살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을 못보고 죽을 것 같아서 유서를 썼다. 그 유서의 내용은,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물려주고 아들에게는 원하는 것 한 가지만 주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얼마 후 결국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하인은 너무 기뻐하며 예루살렘에 있는 주인의 아들에게 달려가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리고 유서를 보여주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과 유서의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슬픔과 놀라움에 어쩔 줄 몰랐다.
아들은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랍비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였다.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왜 재산을 하나도 남겨 주시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 저는 한번도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없거든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랍비가 말했다.
"천만에, 그렇지 않네. 자네의 아버지는 매우 현명한 분이고, 자네를 진심으로 사랑하셨네. 이 유서를 다시 잘 보면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네."
그러자 아들은 말했다.
"아버지는 하인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고 저에게는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으셨습니다. 이러한 아버지가 어찌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현명한 아버지라는 말씀입니까?"
아들이 원망스럽게 말하자 랍비가 말했다.
"잘 생각해 보게. 만약 자네가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게 된다면 자네는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유산을 남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네. 자네 아버지는 자네가 집에 없기 때문에 자기가 죽은 뒤 하인이 재산을 모두 써버리거나 가지고 도망갈까 염려했던 것이네. 또한 자신이 죽었다는 소식조차 아들에게 전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겠다고 한 것이지. 전 재산을 하인에게 주면, 그 하인은 기뻐서 자네에게 그 사실을 알릴 것이고, 재산도 처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세."
"하지만 그것이 저에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랍비는 답답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직도 모르겠나? 하인의 재산은 모두 주인 것이라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하는가? 자네 부친은 자네가 원하는 것 단 한 가지만 물려준다고 했으니 자네는 그 하인을 가지면 되는 것이네. 그 하인을 가지면 그 하인의 재산이 모두 자네 것이 될 테니, 이 얼마나 현명한 생각인가?"
"부모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부모님들은 절대 자식 잘못되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나아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한 그 지혜의 깊이를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 지식은 아는 것이고 지혜는 아는 것을 적재적소에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부모님이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젊은이들로부터 무시당하곤 한다.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실천하고 주어진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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