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충무공,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208~225) 충무공,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208~225) 진도대교 그의 칼은 칼로서 순결하고, 이 한없는 단순성이야말로 그의 칼의 무서움이고 그의 생애의 비극이다. 자전거는 해남 우수영에서 출발해서 진도대교를 넘는다. 진도는 올망졸망한 작은 산을 수없이 품고 있다. 그 산들의 능..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3.04.22
20. 원형의 섬, 진도 소포리(197~207) 원형의 섬, 진도 소포리(197~207) 들에는 노동이 있고, 노래가 있고, 함께 일하고 노래하는 이웃이 있다. 진도는 원형의 섬이다. 음악과 놀이와 그림과 무속의 원형이 이 섬에서 비롯되었고 거기서 완성되었다. 이 원형들은 굳어져버린 틀이 아니라, 삶과 함께 출렁거리는, 열려진 표현 양식..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7.18
19.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188~196) 19.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 영일만(188~196쪽) 빛은 결국 우리들 인간의 내면에 있었던 것이다. 영일만은 빛의 바다다. 햇빛은 발고 달빛은 깊고 바람은 맑다. 모든 새벽들은 개벽처럼 이 바다에 찾아온다. 서기 158년에 신라 임금은 이 바닷가 마을에서 인간 세상에 빛을 맞아들이는 제사..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6.28
18. 고해 속의 무한강산, 부석사(172~187) 18. 고해 속의 무한강산 부석사(172~187쪽) 몸이 기진했을 때, 풍경은 기갈처럼 몸속으로 파고든다. 마구령 산길을 따라 소백산을 넘어갔던 자전거는 다시 고치령 산길을 따라 산을 거꾸로 넘어서 부석사(浮石寺, 경북 영주시)로 돌아왔다. 산속 비탈 밭에서 거두지 않은 고추가 서리를 맞아 ..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6.25
17. 복된 마을의 매맞는 소(162~171) 17. 복된 마을의 매맞는 소 소백산 의풍 마을(162~171쪽) 봄은 늘 거기에 머물러 있는데, 다만 지금은 겨울일 뿐이다. 숯불에 갈비 구워먹는 '가든'과 낮이고 밤이고 러브하는 '파크'가 온 국토의 산자수명한 명승 처처에 창궐하였다. 요즘에는 산봉우리마다, 툭 터진 들판마다, 마을 어귀마다 ..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5.03
16.무기의 땅,악기의 바다(152~161) 16. 무기의 땅, 악기의 바다 경주 감포(152~161쪽) 세계를 개조하려는 열망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무기의 꿈과 악기의 꿈은 다르지 않다. 4번 국도는 경주 시내에서 토함산을 가로지르며 동쪽으로 나아가 감포 앞바다에 닿는다. 토함산 권역을 거의 벗어나는 어일리에서 4번 국도를 버리고 우..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5.03
15.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 빛이 있다(133~151) 15.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 빛이 있다 안동 하회 마을(133~151) 두레박으로 길어 올린 물은 그 물을 퍼 올린 사람의 생애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의 존영과 도산서원(陶山書院,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陶山面) 토계리(土溪里)에 있는 서원이다. 1574년(선조 7) 이황(李..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4.26
14.그리운 것들 쪽으로(126~132) 14. 그리운 것들 쪽으로 선암사(126~132쪽) 사랑이여, 쓸쓸한 세월이여, 내세에는 선암사 화장실에서 만나자. 술을 억수로 마신 다음날 아침에 누는 똥은 불우하다. 똥이 항문을 가득히 밀려 내려가지 못하고, 가락국수처럼 비실비실 새어나온다. 똥이 동다운 활력을 잃고 기신거리면서(게으..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4.26
13.땅에 묻히는 일에 대하여(120~125) 13. 땅에 묻히는 일에 대하여 여수의 무덤들(120~125쪽) 모든 무덤들은 강물이 흐르고 달이 뜨는 것처럼 편안하다. 봄볕이 내리쬐는 남도의 붉은 흙은 유혹적이다. 들어오라 들어오라 한다.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붉은 흙 속으로 들어가 누워서 백골을 가지런히 하고 쉬고 싶다. 가끔씩 죽는 ..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4.23
12. 숲은 죽지 않는다(111~119) 12. 숲은 죽지 않는다. 강원도 고성(111~119쪽) 숲은 재난의 자리를 삶의 자리로 바꾸고, 오히려 재난 속에서 삶의 방편을 찾아낸다. 자전거는 7번 국도를 따라 태백산맥과 동해 바다 사이를 내리달린다. 강원도 고성군 송현리 통일전망대를 떠나는 이 길은, 간성‧속초‧양양‧강릉&.. 독서경영/필사-김훈 <자전거여행> 201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