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경영/꿈과 비전

꿈을 찾는 방법

김부현(김중순) 2011. 12. 11. 20:07

바야흐로 '꿈의 계절(dream season)'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12월부터 새해 1월까지를 저는 꿈의 계절 특히 '꿈성수기'라고 부릅니다. 가만히 있던 사람이 갑자기 새로운 다짐을 하고 새해 목표를 미리 세우는 등 평소 안하던 짓을 하면서 분주하게 두 달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월 1일 약속한 다짐들은 채 한 달이 가기 전에 80%가 물거품 된다는 통계는 우리가 얼마나 꿈과 약속, 목표들을 남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좋다는 말을 듣고 따라해 보기도 하고 멘토를 정해 그대로 따라해 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릴 때 '하고 싶었던 일'이나 '가지고 싶었던 것', 그리고 '되고 싶었던 인물'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즉 지나간 과거에서 꿈의 단서를 찾으려는 시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 봐도 꿈은 좀처럼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것은 간절한 자신만의 진짜 꿈을 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진짜 꿈을 찾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주어진 환경에 따라, 현재의 여건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에주인공 아리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윌리엄에게 진짜 꿈을 찾는 방법을 이렇게 제시합니다.

 

"당신도 만일 당신의 진정한 소망을 알고 싶다면 이 방법을 써 보시오.

당신이 머지않아 죽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란 말이오.

그러면 당신도 모르고 있는 당신의 진정한 소망이 드러날 거요.

내 생각에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이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소.”

 

여기서 말하는 소망은 꿈과 같은 의미입니다.

꿈을 찾는 좋은 방법이지만 아이들이나 젊은 청춘들에게는 이런 방법을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죽음을 가정하여 꿈을 정하라는 의미는 그 꿈에 간절함이 있느냐를 되묻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좋아하는 일인지 그리고 가치관에 부합하고 도덕적으로도 올바른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아직까지 꿈찾기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부모들은 말합니다.

"교사가 되어라, 의사가 되어라, 그리고 판사가 되어라."고.

하지만 부모로서의 바람만  이야기할 뿐 구체적인 방법이나  특기를 찾아보려는 노력은 부족해 보입니다.

"니 꿈이 뭐냐?"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함께 찾아보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그럴려면 부모님들도, 선생님들도 꿈을 찾고 이루는 것에 관한 책을 읽고 공부도 해야 합니다.  성공자들의 결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 치열한 과정을 분석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원래 이 방법은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만든 ‘본래적 자기’를 찾는 방법입니다.

나아가 이것은 꿈을 발견하는 방법인 동시에 어떤 꿈이 진짜 꿈인지 아닌지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후자가 더 중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꿈을 발견하고도 이 꿈이 진정 내 꿈인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주인공 아리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평소에 간절히 원하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얼마 후 죽게 된다고 생각하고 나면 곧바로 사라지는 것들은 부질없는 욕망이오. 

하지만 소망은 다르오.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이 그 사람의 소망이오.”

 

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욕망(가짜 꿈)에 바탕을 둔 꿈과 소망(진짜 꿈)에 기반을 둔 꿈입니다. 욕망에서 나온 꿈은 결과지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욕망을 이룰 때까지 기쁨은 유보되는 것이지요.

최대한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에 쉬운 길을 찾고, 반칙과 편법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욕망을 실현하고 나면 얼마 안있어 공허해집니다. 그래서 더 큰 욕망을 쫓기 시작합니다. 욕망의 아이러니이지요.

그래서 고도원은 그의 저서 <꿈 너머 꿈>에서 꿈을 이룬 다음의 꿈, 즉 '꿈 너머 꿈'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100억 원을 버는 것이 꿈이라면 100억 원을 벌었을 때 그 다음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까지도 생각해야만 욕망의 아이러니를 제어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반면 소망을 실현하는 과정은 여행과 유사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설레임이 소망을 찾는 마음과 다르지 않고, 여행의 즐거움이 그 여정에 있듯이 소망을 향해 가는 과정 그 자체가 기쁨입니다. 여행이 그렇듯이 소망을 이루는 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크고 작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레임과 간절함과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어려움을 넘을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어려움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인간이란 장애물과 스스로 겨눌 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라는 글, 그리고 <연금술사>에 나오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라는 글을 늘 마음에 새겨볼 일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을 너무 다그치거나 조급해 하지 않길 바랍니다. 적절한 자기절제는 필요하지만  성급하게 심한 채찍질을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너무 조급하면 쉽게 결과를 바라게 되고,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 쉽게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뜻모를 조급증이 생길 때면 ,소설 <파이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늘보 이야기를 되내어 보자.

 

"나무늘보는 대단히 흥미로운 생물이다.

일한 습관이 게으름 피우기다.

하루 평균 20시간씩 자거나 휴식한다.

이 동물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서, 시속 400미터로 움직인다.

땅에서는 시속 250미터로 나무에 기어오른다.

이것도 다급할 때의 속도다.

다급한 치타보다 440배 느린 속도다.

너무 느린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다.

잠과 게으름 덕분에 재규어와 스라소니, 큰수리, 아나콘다에게 먹히지 않는다.

나무늘보의 입에는 언제나 맘씨 좋은 미소가 걸려 있다."